전력산업 민영화, 그 뒷이야기 3

캘리포니아 드리밍(1)

by 요아킴

“아니, 어떻게 이 기관을 섭외했지요? 우리는 연락해도 안 되던데?”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강성호 사무관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어봤다.


“글쎄요, 아마 한전이나 전력노조에서 한 것 같은데요? 누가 했지요?”


노사정위원회 공공부문개혁특별위원회 소속 공익위원인 양인식이 피우던 담뱃재를 떨면서 답했다.


“여기가 그렇게 대단한 기관인가요?”


양 위원이 강 사무관을 쳐다보며 물었다.


“물론이지요. 우리나라로 치면, 뭐랄까, 기획예산처 일부하고 산자부 일부를 합친 것? 즉 공공기관과 관련된 다양한 기능을 가진 그런 곳이지요. 여기 커미셔너이면 아마 주 정부 장관급일 겁니다.”


양 위원의 질문에 강 사무관이 그것도 몰랐냐는 듯이 대답했다.


“그럼 아까 우리가 만난 그 뭐더라 우드 커미셔너가 장관급이라는 말이네요?”


“근데 그 커미셔너가 노조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그게 가능한 모양이지요?”


양 위원이 약간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강 사무관에게 되물었다.


강 사무관은 대답 없이 물끄러미 양 위원을 쳐다보기만 했다.


한 발 떨어져서 세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최용석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 CPUC의 커미셔너들은 각 분야에서 추천한 사람들로 채워지는데 그중 한몫이 노동조합 추천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최용석의 대답에 아무도 대꾸하지 않고 고개만 끄떡였다.


“우리하고는 많이 다르네.”


역시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으로 이번 실사단에 참가한 박성범 교수가 혼잣말 비슷하게 내뱉었다.


실사단 일행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시간은 1월 4일 오전 9시였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기는 약 9시간이 조금 넘는 장거리 비행 끝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렸고 일행은 잠을 제대로 못 잔 부스스한 얼굴로 현지 여행사가 준비한 소형 버스에 올랐다. 국제선을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서울 기준으로 동쪽으로 여행하는 것이 참 피곤한 여정이다.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날짜변경선을 넘어서 하루 전 시간으로 돌아가는데, 문제는 출발을 오후에 하는데 도착이 이른 아침이 된다는 것에 있다.


최용석은 불과 1년 정도 노동조합 국제업무를 담당했지만, 분주히 여러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서울에서 유럽 쪽으로 날아가는 것이 매우 편한 여정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세 시 비행기를 타고 약 12시간 날아가면 런던 히드로 공항에 같은 날 오후 여섯 시쯤에 내린다. 서울이 시간이 빠르므로 실제 비행시간과 비교하면 시계상으로는 불과 세 시간 정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런던의 오후 여섯 시는 서울 시각으로는 새벽이다. 잠이 쏟아질 듯 졸리지만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이다. 어차피 곧 어둠이 몰려오므로 저녁을 간단히 때우고 숙소로 들어가서 자면 된다. 그다음 날 일정이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반대로 동쪽으로 여행하면 상황이 다르다. 오후 세 시쯤에 인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일본을 지나 조금만 더 날아가면 깜깜한 밤이 된다. 그런데 쉽게 잠이 들기 어렵다. 그 밤은 매우 짧게 끝난다. 그리고 곧 동쪽 하늘에서 해가 떠오르고 비몽사몽 시간을 보내다 보면 계속 낮이다. 졸음을 참기 어려운 시간이 되면 비행기는 착륙하고 공항에 내려 보면 시계는 오전 일곱 시 정도를 가리킨다. 그 시간에 만약 숙소에 들어가 잠이 들면 오후 늦게 잠을 깨게 되고 그러면 전체 일정이 완전히 망가진다. 시차 적응을 위해서 눈을 부라리며 뜨고 정상적인 하루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너무 힘들다. 그래서 출발 날짜를 일요일로 잡았다. 일요일 오후 인천을 떠난 일행은 일요일 오전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것이다. 시간을 번 것 같았지만 사실 체력적으로는 힘든 일정이다.


“어서 오십시오. 웰컴 투 샌프란시스코입니다. 하하하.”


현지 한인 여행사 가이드는 이런 사정을 잘 알기에 활기찬 목소리고 일행의 잠을 깨우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에서 매우 귀하신 선생님들이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여러 저명하신 교수님들을 모시게 돼서 너무 반갑습니다. 저는 미국 이민 생활 20년째 접어드는 김준기라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불과 이틀만 이곳에 계시지만 계시는 동안에 저의 모든 성의를 모아서 편안히 모시겠습니다.”


20인승 소형 버스를 직접 운전하며 가이드는 일행을 깨우기 위해 잠시도 입을 쉬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101 프리웨이를 달리면서 바깥 풍경에 대한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사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채 20킬로미터도 안 되며 주면은 그냥 황량한 벌판과 낮은 산등성이만 이어져 있을 뿐 볼거리라고는 별로 없었다. 그래도 가이드는 손님들이 긴 여행과 시차 때문에 차 안에서 잠드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연구단 일행을 제일 먼저 데리고 간 곳은 이 도시의 명물 중 하나인 트윈피크였다. 1990년대 초중만 미국과 한국을 강타했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그 유명했던 미국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했던 이 언덕은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280미터 높이의 야산으로 정상에 올라서면 북쪽으로는 금문교, 북동쪽으로는 베이브리지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풍광이 좋은 곳이다. 사시사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곳을 첫 번째 목적지로 선택한 것은 비몽사몽에 헤매는 일행의 잠을 깨우기 위한 것인 동시에 혹시라도 처음 이 도시에 온 사람들에게 도시 전체를 보여주기 위한 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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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비행과 시차 때문에 졸음이 밀려왔지만, 일행은 트윈피크에서 내려와 샌프란시스코만의 한가운데 떠 있는 알카트레즈 섬이 보이는 피셔맨스 워프에 도착했다. 원래 고기잡이배들이 드나들던 이곳은 이제 이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유명해진 명소로 변했다. 갈매기가 어지럽게 머리 위를 날고 바다사자들은 테트라포드 여기저기서 한가하게 햇볕을 쬐며 졸고 있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일행은 억지로 졸린 눈을 떠가며 풍광을 감상했다. 역시 아름다운 도시라고 최용석은 혼자만의 시간으로 빠져들었다.


5년의 미국 생활에서 이 도시에 딱 세 번 왔었다. 올 때마다 살고 있던 LA와는 뭔가 좀 다른, 고풍스럽기도 하고 유럽스럽기도 한 이 도시가 마음에 들었다. 뉴욕보다는 깨끗하고 시카고보다는 상쾌하고 LA보다는 정돈돼 보이던 이 도시. 여러 추억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혼자 생각했다. 여기 이곳에 지금 왜 와 있는 거지? 그리고 갑자기 몸이 움츠려드는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오는 밴에서 안현필 교수가 살짝 귀띔해 줬다. 비행기 안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에 대해서. 어쩌면 연구단의 연구결과를 좌지우지할 이근석 단장이 최용석을 두고 한 이야기를. 낮은 자세로, 단장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말이었다.


일찌감치 저녁을 해치운 일행은 시내 한복판 케이블카 종점인 파웰 인근의 호텔로 들어갔다. 온종일 피곤함을 참은 일행들은 뿔뿔이 방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이강산 한전 구조조정실장과 노조 추천 위원들인 안현필, 김명자 교수, 그리고 최용석은 한데 모여 다음날 시작될 본격적인 현장조사 일정에 대비한 사전 학습을 했다. 첫날인 1월 5일 월요일 오전의 첫 방문기관은 스탠퍼드 대학 인근의 팔로 알토에 있던 에프리라는 약자로 불리는 미국전기연구소였다. 에프리는 팔로 알토 이외에도 워싱턴 DC, 낙스빌, 아일랜드 더블린 등 모두 11개 도시에 연구소를 설치한 사설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세계 각 전력회사, 정부 등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으며 전력산업의 전반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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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도시 팔로 알토 외곽의 에프리는 미국 중소 도시의 아담한 대학 캠퍼스 모습 그대로였다. 연구단 일행을 태운 미니버스에서 내린 일행은 미리 마중 나온 중국계 황포 차오 박사의 영접을 받았다. 황 박사와 구면인 이강산 실장이 반갑게 인사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닥터 황.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방문 요청을 들어줘서 고맙고요.”


“이 실장님, 서울이 아닌 이곳에서 보니 새롭네요. 어서 오세요.”


마음씨 좋은 전형적인 중년 중국 아저씨 모습인 황포차우 박사는 안경 너머로 온화하지만 예리한 눈으로 공동연구단 일행을 살펴봤다. 전력경제학 전공인 황 박사는 특히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전력산업에 밝았고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정부와 한전 관계자들과도 교류가 많은 전문가였다.


황 박사를 따라 들어간 회의장은 넓은 둥근 탁자가 가운데 있는 널찍한 이벤트 홀 모양의 방이었다. 에프리의 연구자 네 명이 테이블을 둘러앉아 있다가 연구단 일행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반갑게 악수를 하면서 한 명씩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하얀 턱수염이 더부룩하게 난 맘 좋은 아저씨 모습의 로버트 윌슨, 머리가 훌렁 벗어져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프랭크 윌락, 전형적인 공부벌레처럼 생긴 빅터 니마이어, 그리고 190센티는 돼 보이는 키다리 짐 부쉬넬이 공동연구단을 맞이한 에프리의 연구자들이었다.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부산스럽게 악수가 오가고 모두가 테이블을 둘러 자리에 앉아 황 박사가 환영의 인사를 했다.


“멀리 한국에서 우리 에프리를 찾아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제 친구 이강산 실장으로부터 여러분들이 한국의 전력산업 정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함께 한국 전력산업의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기를 기대합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의 설명과 고민을 듣고 저희 생각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연구단을 대표해 이근석 교수는,


“예,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한국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맡아서 이렇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각과 고민을 들려드리겠으니 전문가 여러분들의 경험과 의견을 솔직하게 들려주십시오.”


라고 답사를 했다.


이근석 단장의 말이 끝나고 약간의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황포 차우 박사가 먼저 운을 뗐다.

“이강산 실장이 미리 보내준 자료를 읽어 봤습니다. 한국 정부는 영국식 모델의 전력시장 자유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게 맞는 건지요?”


“뭐 반드시 영국식이라고 하기보다는... 지금 세계적으로 여러 곳에서 추진되는 그런 분할과 경쟁체제 도입이라고 보면 됩니다. 발전부문의 분할과 도매시장은 이미 구축이 됐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배전부문의 분할입니다. 배전이 분할되면 도매시장이 제기능을 하는 그런 모습으로 발전하겠지요.”


이근석 단장은 다소 가라앉았지만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답했다.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전력산업 개혁은 독점의 단점을 극복하고 경쟁체제로 가자는데 있지요.”


정부 측 위원 김창석 교수가 이근석 교수의 말이 끝나자 부연설명 했다.


턱을 괴고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로버트 윌락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독점과 경쟁을 단순 비교하는 것이 의미 있나요? 경쟁체제가 반드시 좋을까요? 난 모르겠네요. 그리고 경쟁시장도 어떻게 설계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달라집니다. 캘리포니아 시장은 재앙에 가까운 실패였는데 반해 동부의 PJM 시장은 꽤 성공적으로 운영됩니다. 캘리포니아는 독점 전력회사들을 분할해서 경쟁시키는 자체가 목적이었지만 PJM은 지역별 독점 전력회사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서로 전기를 사고팔도록 만든 자연스러운 시장이었지요. 단순 논리로 경쟁과 독점을 비교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윌락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던 로버트 윌슨이 커피잔을 내려놓고 테이블로 몸을 바짝 당기며 입을 열었다.

“사실 한국의 상황을 처음 들었을 때, 구조개편의 목표가 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300억 달러에 달하는 신규 투자자금을 마련해서 약 30GW 규모의 새로운 발전설비를 건설해야 한다며, 분할과 시장화를 통해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겠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런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한국의 전기요금은 정부 통제로 비정상적으로 낮지 않습니까? 전기요금만 조금 올리면 투자비 걱정은 없어 보이는데, 굳이 위험한 분할과 자유화를 하겠다는 게 이해가 안 되네요.”


“현재 한전은 규모의 경제를 상실했습니다. 더욱 효율적인 전력산업을 위해서는 한전의 규모를 줄이는 방법, 즉 분할과 경쟁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생각입니다.”


이강산 실장은 에프리 전문가들의 의견을 약하게 반박하면서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내 고향은 네브래스카입니다. 시골이지요. 거기에는 주 정부가 운영하는 전기회사가 있는데, 물론 발전부터 송전, 배전까지 독점이지요. 하지만 한 번도 큰 정전 없이 성실하게 지역사회에 전기를 공급합니다. 요금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 싸고요. 과연 효율 높고 선진화된 전력산업이라는 게 뭔가요? 경쟁과 자유화가 어떤 결과를 주는지요? 기본적인 질문을 해야 합니다.”


로버트 윌슨이 마치 고향의 전력회사를 그리워하는 듯이 나지막하게 내뱉었다. 순박하게 생긴 그의 일성은 사람들을 일순간 침묵하게 했다. 뭔가 개혁을 한다면 이유가 있고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의 한전 분할은 그 방향성과 이유가 모호하다는 것이 이날 제기된 가장 큰 화두였다.


이후 오고 간 논란은 앞의 대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부 측 연구위원들은 세계적 추세, 효율화, 한전의 체질 개선 등의 정부 논리를 계속 이야기했고, 에프리 전문가들은 한국의 현실에 과연 이런 구조개편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첫 방문기관에서의 첫 토론회는 이렇게 진행됐다.


토론을 마치고 나오는 김창석 교수 얼굴이 좀 불만스러웠다. 첫 방문지인 에프리 연구자들의 반응이 뜻밖이었기 때문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미국의 전력산업 자유화를 듣고 싶어 왔는데, 이들의 말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 매우 달랐다. 전반적으로 자유화의 문제점을 더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뭐, 별 기대를 하지 않기는 했지만, 이 친구들 별로 전문가가 아닌가 봅니다. 전력사업 규제철폐를 잘 모른 것 같네요.”


김 교수는 이근석 단장을 향해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말했다.


“무슨 말인가요? 이들이 나름 전문가들 아닌가요?”


이근석 단장의 의아해하는 대답에 김 교수는 다시,


“아니, 자유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말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말이지요. 캘리포니아의 문제는 결국 시장설계자들의 실수였고, 잘못된 시장의 실패에 불과한데, 이들은 자유화 자체에 모순이 있다는 말들을 하는데, 뭘 잘 모르고 하는 말들입니다. 이미 태국, 캐나다, 호주 모두 자유화로 가는데, 문제가 생긴 곳은 여기뿐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자기들이 시장을 잘못 만들어 놓고 말입니다. 허허”

라고 했다.


김창석 교수의 말에 김명자 교수가 되물었다.

“글쎄요, 나름 솔직하고 날카로운 분석들 같았는데요? 사실 캘리포니아가 영국식 구조개편을 그대로 따라 했고 그 모순이 제일 잘 드러난 곳 아닌가요? 그리고 에프리는 나름 공신력 있고 권위 있는 기관으로 보이는데요.”


김명자 교수의 주장에 모두가 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끼리 여기에서 이런 논쟁을 더 벌여봐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마음들이었다. 이미 한국에서부터 서로의 입장 차이는 확인된 것이고. 특히 정부 측 사람들의 생각은 더욱 확고했다. 해외실사라는 것은 결론을 내리기 이전의 일종의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이미 정부의 방침은 정해졌다,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하는 기분으로 돌아보자, 이런 마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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