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 또 시끄럽다. 작년 10월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헤즈볼라, 이란, 심지어 예맨으로까지 퍼져나간다. 이스라엘은 주변의 팔레스타인 세력들과 이들을 돕는 이란까지 모두 다 상대하겠다고 주먹을 휘두른다. 네탄야후 총리의 이런 호전적인 패악질에 묻혀 뉴스 가치를 잃어버린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역시 러시아를 상대로 공격적으로 나왔다. 돈바스에 몰린 러시아군을 분산시키고 전세를 조금이나마 뒤집으려고 러시아가 방심한 북쪽으로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로 진격했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과 소련 사이에 역사상 최대의 탱크전이 붙었던 바로 그 쿠르스크이다. 두 나라와 두 지도자의 공통점은 이런 전술적인 전환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노린다는 것에 있어 보인다.
현재 미국 대선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고, 현재까지 판세로는 트럼프가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 대신 해리스 부통령이 나왔을 때 미국인들은 환호했다. 두 노인의 지겨운 싸움에서 신선한 유색인종 여성의 등장은 지지율 출렁이게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한 마디로 해리스가 더 보여줄 것이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단순하다. 소외된 백인 저소득층을 상대로 무조건 적을 만든다. 가난에 찌들고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백인, 보통 레드넥이나 힐빌리라고 부르는 이런 저학력, 저소득층 백인들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트럼프가 좋다. 자기들이 할 말을 노골적으로 대신해 준다. 전체 인구의 68%가 백인이고 이 중에서 대학을 못 나온 가난한 백인이 70%라고 한다. 부통령 싸움에서도 반즈와 월즈 모두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결국, 트럼프와 해리스 싸움이고 트럼프가 유리해 보인다.
네탄야후와 젤렌스키의 공통점은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몰려 있다는 점이다. 둘 다 부패와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가 가능한 상태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몇 년 사이 반정부 시위가 극심했고, 이를 일거에 정리해 준 사건이 작년 10월의 하마스의 공격이었다. 푸틴의 바보 같은 오판은 젤렌스키를 살려줬다. 2014년 크림반도를 간단하게 점령할 때의 우크라이나가 아니었다. 미국이 단단히 준비시켜 뒀다. 나토 가입을 이유로 자꾸 약을 올리자 덫에 빠진 것이 푸틴이었다. 두 지도자 모두 전쟁이 극적으로 그들을 정치적 위기에서 구해줬다. 둘은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두 사람을 지원해서 이란과 러시아와 대리전쟁을 즐기고 있었다. 이란과 러시아는 미국 최대의 적 중국과 친한 나라들이다. 이들을 악마화하면 중국도 악마가 된다. 그런데 트럼프는 좀 다르다. 국제관계에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 맘대로 한다. 유대인 사위가 있기에 이스라엘은 무조건 밀어줄 것이다. 친구 푸틴과 싸우는 우크라이나는 취임 당일 지원을 끊겠다고 했다. 미국의 돈, 군사력, 정보력 등의 지원 없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는 아마 한 달도 못 버틸 것이다.
문제는 이 두 전쟁이 세계에너지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안정됐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급등한 유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가 수입하는 석유의 70%가 들어오는 중동이 불바다가 되면 그 여파는 매우 클 것이다.
정치 지도자들의 탐욕스러운 계산으로 매일 사람들이 죽어간다. 그리고 이 두 추악한 전쟁이 계속되면 세계가 고통을 받을 것이다. 평화는 그래서 필요하다. 당장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