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배우듯 영어를 배우면...
중학교 때 영어 교과서를 통으로 외움으로써 영어의 구문이 머릿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그때의 그 기억이 오늘날까지 나를 지탱해 준다.
언어는 의식적으로 배우는 것보다 물 흐르듯이 그 언어의 흐름을
내 의식과 무의식 속에 넣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어쩌면 음악을 배우는 것과 유사해 보인다.
기타를 배울 때 기억이 난다.
악보를 보고 코드를 보고 기계적으로 그리고 아주 어색하게
하나씩 기타 줄을 뜯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음악연주가 아니라 그냥 의미 없는 손가락 운동?
재미도 없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조금 반복되자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악보의 음표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모여서 흘러가며 만들어내는 음조.
그런 것들을 느끼기 시작하니 자연스러운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기타 선생님이 그랬다.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가지고 연습을 해야 한다고.
그 말이 맞았다.
음악은 우리가 즐기는 어떤 대상이고 기타 연주는 이를 위한 활동.
영어 역시 비슷하다.
점수 올리기나 단기적인 어떤 목적으로 영어가 배워지기 어렵다.
토익이나 수능이나 성적은 올릴 수도 있겠지만
그건 말을 배운 것이 아니라 문제풀이 요령을 배운 것이다.
실제 말이 필요한 상황에서 말이 안 된다.
아이러니다.
국제화 지수나 영어 지수 등에서 꼴찌가 일본이다.
일본의 대도시를 가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일본어를 모르는 우리가 영어로 말을 걸면
일본 사람들이 정말 황당할 정도로 영어를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보다 훨씬 못하다.
그들도 우리처럼 시험공부로 영어를 했다.
신기하게도 그런데도 우리가 좀 낫다.
모국어인 한국어와 일본어의 차이 때문이지,
국민들의 성향 차이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말은 음악처럼, 영어도 음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