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남사에서

by 허진년

석남사에서 / 허진년


산바람 나서

더 나가려는 마음을 달래려고

갈참나무 핑계를 꾸며가며

해거름의 산사를 들어서는데


눈치 빠른 단풍이

바삭바삭 길 안내를 묻는다


가지산은 동안거에 들어

묵언수행 정진 중이고

계절로 단장한 담벼락을 돌아

바람만큼 빠른 스님 등을 보고

삼배를 올린다


스님은

스승님의 줄임말이라 하였으니

절집에 진리가 아닌 것이 없다지만

사람이 기초라 배웠으니

일주문 문지방에 이마를 찧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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