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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진년
Nov 12. 2024
사람도 꽃이다
사람도 꽃이다 / 허진년
말 없는 것들은
수직으로 잠이 든다
무엇이든 오래 되면 과묵이 업이고
침묵이 뒤꿈치 세우고 몸 꾸미는 아침마다
물안개 머리를 풀어내는 산이 부럽다
고사목은 죽어도 더불어 살고
살을 베어 내어 꽃대를 말아 내듯이
몸을 식혀 길 내는 법을 알아야
성긴 지문을 지우고 꽃이 된다
탑 쌓지 않아도 공덕 깨닫고
작은 것은 아래로만 피어 생이 가볍고
꽃의 반은 바람이 피우는데
붉어야 사람도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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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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