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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진년 Nov 05. 2024

할머니

할머니 / 허진년


논다랭이에 한들거리는

마른 콩잎사귀 마름 같아

가슴만 야위었고


몇 푼어치 되는 걸까

쇠살쭈에 올라서니

시래기 같은 가벼움에

알싸한 설음이 돛처럼 솟고


주름마다 고인 흔적을

일일이 후벼 내어


버리고 지워내도

굽은 등짝을 후려치는

골바람 못 이기고


지푸라기 흉내로

도랑 섶으로 숨어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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