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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웅 배-노
by
허진년
Dec 4. 2024
새-웅 배-노 / 허진년
반쯤만 닮은 잊혀진 역사를 돌아서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바람만 일으키던
저 풀밭을 맨발로 오는 몸집 커다란 거인과 악수하고 작은 막대기 하나로 초원에 선다
말뼈 끓여 먹었던 밤마다 낙마를 꿈꾸고
문화와 문명은 부록처럼 은밀하게 이방인 불러 물결무늬 끝 없는 바다를 새로 만들고
흐미 노랫소리가 멍든 가슴 열고 옷을 벗는다
유언처럼 순결한 별빛은 고개 떨구어 낮게 내리고 징기스칸은 어제처럼 붉은 영혼을 부르고 있다
산등성이 뭉개고 앉은 게르 천장으로 내통한 밤하늘은 새벽마다 무릎 굽혀가며 문양 그렸다가 지우고 바이칼호 지나온 저녁은 야크을 불러 모아 어둠 밝혀가며 불침번 선다
고스톱 배우고 나서야 껍질도 돈 된다는 것을 알았듯이 고비사막 다녀와 시집 한 권 썼다는 시인도 부럽지만 조상들 서러운 유산으로 몽고간장 흘러내려 쌀밥 한 그릇에 비벼 세월을 먹는다
주) Sain baina uu? [
새-웅 배-노] 안녕하십니까? 로 번역되는 몽골 인사말이다.
몽골여행 다시 가고 싶다. 게르 천장으로 내통하였던 별빛은 그대로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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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나를 이끌어 주기를 희망한다~* 시집 <빨랫줄에 행복을 널다> 외 2 권 Strict to the basic ~* 멋진 인생! 뛰어서 가자! 달리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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