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장미 / 허진년
아픔의 시절에는
사금파리가 연필이었다
바닥에 그어진 오월에
핏빛으로 채색하여 꽃이 되었고
깨어진 몸으로 넝쿨 올리고
등을 문질러 꽃이 되었다
하늘 향하여 몸 세우고
꽃잎 겹겹이 넋을 기리며
그날도 붉게 피었으리라
푸른 잎새로
지르고 싶었던 함성으로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역사는 기억만 아니다
자기 가시에 찔려
피를 토하였던 계절에도
검붉게 피었다
문장이 나를 이끌어 주기를 희망한다~* 시집 <빨랫줄에 행복을 널다> 외 2 권 Strict to the basic ~* 멋진 인생! 뛰어서 가자! 달리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