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계절 이벤트에 대한 무감각함이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다.
예전에 들었던 흥얼거리기 좋은 크리스마스 캐럴도 어쩌다 간간히 듣게 되면 더 반갑고,
어느 곳이나 꼬마전구가 한껏 빛을 발하던 크리스마스 트리도 주변에 흔치 않게 되었다.
간혹 크리마스 케익을 들고 다니는 행인을 보니 그래도 계절감은 남아 있다고 생각된다.
e카드로 오던 인사도 그 횟수가 점차 줄어들더니, 카드에는 요즘 대세인 fun이미지와
웃음기 머금은 인사말이 유머를 더해주는 특징이 있다.
한 해를 떠나 보내기 전 그 해의 마지막 연휴로 기억되는 크리스마스가 오늘이다.
그나마 젊은 친구들에겐 약속을 잡고, 추위를 이겨내며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리라.
싱글임이 분명한 이들에겐 누구나 묻는다. ‘크리스마스에 뭐 하세요’ 라며.
어떤 의미 있는 사건을 기대하는 한편 돌아오는 답변이 시원치 않을 시, 쉬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의 처지를 십분 이해한다면 곧 짝이 되어 줄 누군가를 마음속에 바라는 염원의 눈빛이 살짝 스친다.
빨갛고 초록인, 어쩌면 이렇게나 보색 대비의 컬러가 크리스마스의 시그니처가 된 것일까?
그 쨍한 색감의 강렬한 이미지가 겨울의 추위에서 온기를 전해주기 때문일는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크리스마스의 음악과 캐롤은 그 악기가 방울이 되든(머릿속에는 사슴
루돌프와 징글벨이 자연스레 떠오르고), 자일로폰이 되든 맑고 청량한 음색으로 기분을 상쾌히
해 주는 확실한 효과가 있다.
이 하루가 지나가면, 확연히 연말이 가까워지고 새해에 대한 알 수 없는 아니 아직 정하지 않은
포부가 떠 오른다. ‘多事多難’이란 말이 정곡을 찌르는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아직 경기가 몇 분 몇 초 남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승부에 몰입하는 운동 선수와 같이,
남은 날들에 대해 어떻게 마무리 해얄지 생각이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