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차를 타고 강릉역에 내렸다. 낯선 공기 속에 발을 내디뎠는데, 이상하게도 이 도시가 낯설지 않다. 강릉역은 참 예뻤다. 길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멀찍이 바라보는 역사의 모습조차 다정하게 다가온다.
314-1번 버스를 타고 그 유명한 안목 커피거리로 향했다. 소문은 무성했으나 한 번도 가지 못했던 곳. 그래서 이번 가족여행의 목적지로 기꺼이 제안했던 곳이다. 종점에서 내려 앱이 일러주는 대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뜻밖의 풍경이 펼쳐진다. 담벼락마다 예스럽게 그려진 벽화들. 아, 가난하고 궁색했으나 결코 부끄럽지 않았던 유년의 기억이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