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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헨리 키신저, 100세를 채우고 죽다

죽지 않고 영원영생하며 온갖 음모를 꾸밀 것 같았던 Henry Kissinger 헨리 키신저도 100세를 일기로 죽었다고. 정치학자로서 출발해 외교안보 전문가로서 미국대통령들의 전략적 사고를 안내했던 길잡이였다. 이 분이 교수를 했던 1950년대와 1960년대 초반 하버드대학 같은 학과 새뮤얼 헌팅턴을 비롯 다른 교수들이 전하는 인물평은 대체로 정치학자로서 논문이나 책을 쓰고 가르치는 일에는 뜻이 없었고 국제정치 무대를 누비며 과거 메티르니히 또는 비스마르크와 같은 스타일의 정치외교 큰그림을 주도했던 인물을 지향했다고 한다.


백악관 National Security Advisor 안보보좌관이라는 자리를 미국대통령 분신으로서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기획하고 관리하며 실무와 정책실행 프로세스는 국무장관이 맡는 지금의 2원체제가 2차대전 직후 트루먼대통령 때 Clark Clifford 클리포드라는 인물부터 그 싹을 틔워서 닉슨대통령 때 헨리 키신저가 만들었다. 키신저 후임으로 카터대통령의 안보보좌관 브레진스키부터 지금 바이든대통령의 제이크 설리번까지 거의 모두 국제정치학 교수 출신들이 이 자리를 맡아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물론 미국이 아니니까 (글로벌 중추외교니 뭐니 헛소리를 지껄이지만) 세계질서를 주도하지도 못하고 대통령들부터 국제정치 인식 수준이 낮았지만 그래도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시대에는 당대 최고의 석학들이 경제와 외교안보 참모를 했다. 그 뒤로는 처참할 정도로 수준이 떨어져서 (공적의식이 희박해서 사익추구에 몰입했던) 이명박이나 (아무 생각없이 박정희 명예회복밖에 몰랐던) 박근혜나 (무지몽매하니까 외교안보가 곧 북한이라고 착각하며 거의 장님 수준이었던) 문재인, 그리고 지금 (자기가 뭐든 제일 잘 알고 잘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윤석열까지 스스로 함량미달 대통령들이 수준미달 인물들을 기용하거나 박 진처럼 걸출하면서도 불구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대통령에게 아부해야 하는 비극을 낳고 있다.


Henry Kissinger, Who Shaped U.S. Cold War History, Dies at 100 -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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