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사회와 영연방 나라들에서 정서적인 연속성과 안정감을 주는 왕실, 그 중에서도 왕자의 부인이 올해 1월 암수술을 받고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가 본인이 직접 고백하는 동영상 편지를 보냈다. 죽은 시어머니 다이애나비와 닮은 점도 보이고 그와 달리 내면에서 굳은 심지를 엿볼 수 있다.
Kate Middleton, 1982년생으로 잉글랜드 사람이지만 스코틀란드 St. Andrews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다. 아버지 쪽 가문이 100년 전 영국왕실과 혼인으로 맺어진 집안이지만 어머니 쪽 가문은 석탄광부 노동자 집안이다. 아버지는 항공관제사였고 어머니는 항공사 승무원이었다. 유복하게 자랐지만 대학생 때 방학기간 영국에서 제일 큰 항구도시 사우스햄튼에서 선박하역장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했다. 졸업하고는 소비재기업에 취업해 마케팅세일즈 직원으로 일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성향이라는 Grit 근성이 있다.
오래 전 과거에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가진 영국왕실이지만 19세기 빅토리아여왕 때 이룩한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 경험을 거치면서 안정 속에 변화를 덕목으로 영국사회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재작년 타계한 엘리자베스여왕 2세가 그 전통을 계승했고, 그 뒤를 이은 지금 찰스 3세가 다이애나와 이혼하고 좀 허술해도 윌리엄과 특히 케이트는 영국왕실과 영국사회의 전통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왕실가문의 허술한 약점을 외부에서 들어온 며느리들이 잘 받쳐주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