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작 스포해버리기

by 유월

_혈월의 적광은 나랄 헤집어놓소. 마ᄙ느세유의 바닷가는 불타는 동족의 땅과는 다르게, 달빛에 비춰 오묘한 빛깔을 띠오. 그럼 나는 그 풍경을 살며시 바라보고는 입술을 꽉 깨물고 소름을 만끽한다오. 여관에 들러 차를 마시며 오랜만에 즐기는 긴장 속 여유가 내 눈을 저절로 감기게 만들었습니다. 삶의 이유는 없지만 죽을 수는 없는 이 느낌이 나를 이승에 잡아챕니다. 서린 바람은 찬 손끝을 움켜쥐고. 찬 손끝은 뜨건 머리로 달려가 천천히 고뇌를 식히오. 스륵 감긴 눈에서 이젠 눈물이 새어 나오지 않기를./

=뤼카. 뤼카. 절대 포기하지 마./ ~그들이 원하는 게 포기하는 거겠지. 너는 굴복하지 않아./

근데 말이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 하여 정말 승리하는 겁니까? 이미 정신은 붕괴되었고, 터진 입술에서 검붉은 피가 뚝뚝 흘러나오는데. 결국 절대 그들을 이길 수 없던 걸까. 우린 그들의 손아귀에 휩쓸려 이리저리 치이고만 살아야 하는 걸까.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드오./ 내가 그들의 패망을 진심으로 원하는 것처럼, 그들도 우리의 패망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럼 저와 다를 것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받아들이세. 우리는 그들과 다름 없었다구 말이오./


'방랑록' 본문-3 中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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