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의 구멍은 몇개일까?

by 유월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문학적으로 보았을 때 구멍은 빨대의 종류에 상관없이 항상 0개입니다. 모두가 1개인가 아니면 2개인가로 논쟁할 때 나는 나만의 길을 갈거란 말이죠. 그래서 이번 헛소리, 지금까지의 헛소리 연재글 중에서 가장 제목에 충실한 글이 될것이라 믿습니다.


구멍의 정의가 무엇일까요? 일단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4가지의 정의를 볼 수 있었습니다.

「1」 뚫어지거나 파낸 자리.

「2」 어려움을 헤쳐 나갈 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허점이나 약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앞뒤의 논리가 맞지 않는 부분.

여기에서 우리는 빨대 제조공정을 보아야 해요.

플라스틱 빨대는 일단 플라스틱 펠릿(조각)을 녹여 액화시키는 과정부터 시작됩니다. 이후 원통형 틀에 넣고 봉을 통과시켜 모양을 만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냉각시키면 우리가 아는 플라스틱 빨대가 되는 것이죠. 자, 그럼 플라스틱 빨대의 구멍은 몇개일까요?

액화시킨 플라스틱을 뚫었으니까 「1」에 부합하여 1-2개의 구멍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이렇게 말해보죠. 당신이 세숫대야에 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손을 담가 세숫대야 바닥에 맞댑니다. 그럼 당신은 물을 뚫은건가요? 마찬가지입니다. 액체에게 뚫린다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음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온 "뚫다"의 정의입니다.

「1」 막힌 것을 통하게 하다.

「2」 장애물을 헤치다.

「3」 시련이나 난관 따위의 어려움을 극복하다.

「4」 깊이 연구하여 이치를 깨닫거나 통할 수 있다.

「5」 사람의 마음이나 미래의 사실을 예측하다.

「6」 무엇을 융통하거나 해결할 길을 찾아내다.

마지막으로

구멍을 내다.

까지.

그렇다면 세숫대야 비유에서는 무슨 '뚫다'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구멍을 내다'라는 뜻은 사용하여 명제를 증명할 수 없습니다. 상황이 계속해서 돌거든요. 자, 강이 있다고 해서 우리는 '막히다'라고 말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뻥 뚫려있잖아요. 그럼 물이 장애물입니까? 물은 장애물이 아닙니다. 우리의 동반자죠. 물한테 사과하세요.

결론적으로, 액체는 뚫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플라스틱 빨대에는 구멍이 없습니다.


자, 스테인리스 빨대를 봅시다. 저는 스테인리스 빨대의 제조공정을 찾아보려고 했어요.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말입니다. 구멍의 뜻 2번이 뭐였죠?

「2」 어려움을 헤쳐 나갈 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제조공정을 찾는 그 어려움을 헤쳐나갈 길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테인리스 빨대에 구멍은 없습니다. 헛소리같다구요? 원래 그런 책이에요.


종이 빨대는 여러겹의 종이를 접착제로 붙여서 말아 만든다고 합니다. 말았대잖아요. 그럼 일단 구멍은 아닌 것 아닙니까? 이로써 모든 빨대에는 구멍이 없습니다. 어때요? 반박할 거리가 없죠? 사실 귀찮아서 이정도만 서술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저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종이빨대는 쓰기 불편하지 않나요? 먹으면 먹을수록 종이가 입 안에 들어오는 것 같고, 종이 향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고……. 그럼 종이빨대의 구멍은 대여섯개쯤 존재하겠네요.

「3」 허점이나 약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약점이 많잖아요. ^^;;


차기작 원고도 해야 하는데, 대-충 평균지읍시다. 빨대의 구멍은 2개에요. 플라스틱 빨대 0개, 스테인리스 빨대 구멍 0개, 종이빨대의 구멍은 5-6개. 처음에는 0개라고 하지 않았나요? 이것도 구멍이에요. 4번.

「4」 앞뒤의 논리가 맞지 않는 부분.

지금까지 '빨대의 구멍은 몇개인가?'를 쓰려다가 빨대 그 자체를 써버린 유월이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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