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군인 한 명이 걸어들어왔소. 군화의 굽이 바닥을 긁고 울리는 소리가 거리를 가득 매웠단 말이요. ^그래. 당신이오! 알렉산더./ 미카엘은 당신을 보자마자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지. 현장에 있던 6인 중 미카엘을 제외한 삼인이 이내 고개를 떨군 채 울음을 삼켰고, 나머지는 ~-정말 유감이오./ 하며 애도를 표했으리다. 그중 자네는 미카엘에게 가장 심히 반한 인물이었다네. 그래서 나는 당연히 우리가 말리행 피란길에 같이 가겠다고 느껴졌소. 병사들은 대개 저 큰 사막에서 쓸쓸히 말라 죽어가는 것 뵈단 총 맞아 죽는 걸 선호하지만, 폴란드에서 온 용맹한 투사인 자네는 충분히 미카엘을 말리로 옮길 만 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 그것은 명령이라기보단 선택에 가까운 것이었으나, 선택에는 언제나 사람의 진심이 묻어나오는 법이오.
당연스레도 영국군이 하미칼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 미카엘은 말리로 보내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눈치챘을 태지. 겉으로는 초라해 보였을지언정, 속에는 아직 쓰이지 않은 힘이 꿈틀거리고 있었으니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호위 한 명을 붙여주었는데, 그곳에 단독으로 지원한 자가 자네라 자연히 호위는 자네가 되었다네.
ㆅ음.
떠나는 순간은 언제나 힘드오.
안녕히 계십시오 여러분.
미카엘은 짧은 인사 한 마디와 함께 길을 떠났지. 전술용 지프 한 대를 이끈 그대는 마치 사반나 고원의 용맹한 사자가 으르렁거리는 소리의 엔진을 켜고 우리를 바라보았소. 그 낮고도 무거운 목소리가 얼마나 신뢰 갔는지 당사자는 모를 것이오. 미카엘이 가벼이 던진 농담에 웃는 두 청년의 미려한 모양을 보고는 좋은 때다. 라면서 괜시레 뿌듯해졌으리다. 비록 앞길이 모래로 막혀있었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분명 희망이 가득 찬 추억이었으니 말이지.
미카엘이 그대에게 물었소.
그대는 왜 여기에 온 것이오?
폴란드에서 징집되었다가, 베를린쪽 전선에서 전투했소. 얼마 없는 생존자 중 하나가 나였지. 영국이 가라전쟁 하였다 해도 패잔병들은 구했지 않습니까? *그렇게 구해져서 런던에 갔다가-, 아프리카 호위전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지요./
그러자 내가 물었지.
가족은 어디있구 혼자 왔소이까?
_*가족은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아마 고을에서 나 찾으며 살고 있지 않을까 헙디다./
그 말과 함께, 지프는 덜컹하는 소리에 멈춰버렸소. 미카엘과 자네가 어리바리하는 중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밖으로 나와 둘을 불렀지.
물이랑 식량은 배낭에 있는 것으루 충분할 것이오. 아, 알렉산더. 총 좀 줄 수 있으리이까?
총을 건네받는 나는 지프의 타이어 네 개를 총으로 쏘아 터뜨려 버렸다네.
갑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었던 그 선택 때문에, 자네가 나를 싫어하는 걸 수도 있겠소. 아니, 그래서 내가 그리 말하오. 그대는 내가 싫은 것이 아니라 싫어할 누군가를 모색하고 있었을 뿐이라구 말이지.
아무것 없는 허허 벌펀에서 계속 걸어가는 것이 그리 무서울 줄은 몰랐소. 없던 공포증마저 도질 풍경에 숨이 터억 막히기 시작하며, 이 여정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느낌이 우리를 잠식하기 시작했으리다.
이제 얼마나 더 걸어야 하오?
미카엘이 심술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지. 그의 얼굴은 지프의 연료를 확인하지 않은 영국군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는 듯 보였소. 그래 당연하지. 평생 제 발로는 별로 걸어본 적 없는 이일 텐데 말이오. 눈을 감고 고개를 저으며 땀 가득한 얼굴로 헉헉대는 미카엘의 모습이 그가 세치 혀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모습과는 퍽 상반되어 괴리감에 놀라워했으리외다.
지도에 따르면 700킬로메타 쯤 남았습니다. 우린 이미 안살라를 거쳐왔고, 타만라세트까지 가는 중이니 말이지요. 이후에는 세 도시를 경유해 바마트에 도착하면 됩니다.
그 이후에는?
영국군이 기니 만을 통해 지원을 올 예정이라. 그대는 몇 개월만 바마트에서 기다리면 되오. 아니면 그 이후에는 우리 군의 승리로 전쟁이 끝나있을 수도 있지. 영국군 몇이 주둔하고 있으며, 치안도 좋은 곳이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그리 걸은지 어언 오개소시(五個小時) 지날 무렵이었던가.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하여 우리는 잘 채비를 시작하였소. 침낭을 깔고 살며시 누웠지. 불을 켜지는 않았소. 성운이 너무 밝아 앞이 훤히 보일 수준이었으니까. 영국 본토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이외다. 내가 유학가 샬럿이랑 함께 있을 때, 별을 보고 큰 감흥이 있었던 이유는 그것이 런던에서 보는 두 번째 별이었으니 그랬던 것이오.
사하라를 횡단하는 소인은 그리움에 가득 차 고통받았다오. 공허함과 무료함이 저 하늘의 별을 이기고 정신에 가득 차 출렁거릴 때,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였지. _사실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내가 공허할 때마다 저 어딘가에서 아이들의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었소.
ㆆ아. 아이야. 울지 말아.
ㆅ아 ㆆ아 아이야. 울지 말래두.
얘야. 여기 가만히 있는 거야. 이 아비가 총소리를 내면, 저-어기로 뛰는 거란다./
총은 없었지요. 당연히 내가 맞을 생각이었지. 내가 죽으면, 아이들은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으니까. 그게 문제였던 것이오. 그래서 내가 내 아이들을 죽였다는 것이오. 그래서 내가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못 놓는 것이오. 나는 내 아버지와 다르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는데.
그렇게 잠을 청하던 어느 날 밤이었소. 누군가의 인기척에 일어나보니 총 한 자루와 간수 중이던 미카엘이 사라져 있었고, 저 멀리서는 그림자 하나가 우뚝 서있었다오. 강인한 신념으로 정신을 붙잡아 동요를 멈추는 한 사나이가 말입니다.
탕!
누군가에게 총이 발사된다는 것만큼 내게 무서운 일이 없소. *그 총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의 마침표를 허무하게 찍어버렸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말입니다./ 헐떡거리는 숨을 눈치채고 잘 보이지도 않는 상태로 비틀거리며 미카엘에게 뛰어갔지요.
미카엘! 미카엘!
이미 총알 한 발이 발사되어 누군가의 다리에 꽂혀있었구, 그는 미카엘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울먹거렸지.
~자네! 미, 미카엘이라고 했나? 자네도 독일인 아니오? 자네도 ㆄ미난 온 거 아닙니까? 그래. 그래. 동ㅿ시! 사, 살려주시오!/
숨결이 따라 나오는 소리와 어눌한 프랑스어. 처량한 모습의 아리아인을 보고 있으니 총소리에 놀란 자네마저 뛰쳐나와 미카엘을 응시하고 있었으리외다.
미, 미겔! 미겔! 정신 차려 자네!
내가 소리쳤으나 이미 늦었었소. 아니, 말릴 수 없는 사내였소. 내가 그를 정말 좋아하긴 하다만. 그 순간만큼은 신도 그의 편이 아니었을 것이오. *청안이 핏빛에 닿아 적안처럼 물들었고, 매정하게 꿇어앉아 그의 머리에 총부리를 겨누었지./
_미카엘 씨. 그게 당신의 선택이라면 나도 따르겠소. 허나, 내가 그대를 따르는 순간 나는 더 이상 폴리쉬가 아닐 것이오./
정적이 무참히도 아리아인을 놀리더라. 눈을 감고 입술을 깨물던 그의 푸른빛 구순에선 피가 뚝뚝 떨어지오.
탕!
아니지.
^탕!/
=누군가에게는 이랬을 것이오./
~탕/
그러나 확실한 것 하나. 그 총소리는 누군가에게 재앙이었다는 것. 또 누군가의 신념을 내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지요.
sale aryen.(살레 아ㆅㅇ안)
밤이 지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도 아침은 오더군. 사하라의 아침은 이상하게도 고요했소. 바람도, 수다소리도, 모래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 채 점점 냄새가 올라왔다오. 그저 해만이 유일한 목격자가 되어 우리를 쳐다볼 뿐입니다.
나는 잠에서 깨자마자 손을 더듬어 총을 찾았으리외다. 총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숨이 돌아왔지요. *참 우스운 일 아닙니까? 그토록 원망하던 물건을 손에 쥐여야 마음이 놓인다니./
미카엘은 여느 때처럼 일어나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오.
내가 나오자마자 모래 위에 앉아 동쪽을 바라보고 태양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겠소? 붉은 빛이 그의 얼굴에 닿아 눈동자가 묘하게 빛나는 것이 소름이 끼쳤지요.
자네. 밤새 한숨도 안 잤지?
내가 말했소.
ㆅ아아-. 잠이 도통 오질 않더군요.
그 목소리는 전날과는 사뭇 달랐고. 늘 사람을 휘어잡던 그 또렷한 말투는 어디 가고 마치 속이 비어버린 사람 같았지요.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내가 말을 다시 꺼냈소.
자네, 후회하나?
미카엘은 모래를 한 웅큼 쥐더니 천천히 흘려보내더군요.
_후회라./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뤼카. 그를 살려두었다면 그는 살았을 것 같소?
당연한 말입니다. 어쩌면 내가 허황된 꿈을 위해 현실을 저버렸을 수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지요. 그런데 그 생각을 하는 저 자신마저 역겨워진 것은 몇 초 후였습니다.
*그대여. 사람은 살기 위해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요./
그래.
~하지만, 어떤 사람은 사람이기에 사람을 죽입니다./
그 말을 잠시 이해하지 못해 웃어넘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눈을 보는 순간 웃을 수 없었으리외다. 그 눈은 저 큰 아침해에 비쳐 더 붉어져 있었으니까. 그래서 더 두려웠소.
이 사람은 내가 찾던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구 말이지.
그때 그대가 온 겁니다.
슬슬 움직여야 하오. 해가 높이 뜨면 걷기 힘들어집디다.
그래-.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