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미국 스타벅스 생존기(4)

4. 그래도 괜찮을까요?

by Moonfeel

순서가 살짝 바뀌어서…….

오늘은 서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국에서 알바를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근로 계약서만 작성하던가, 그마저도 쓰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미국으로 떠나오기 전 2000년대) 일하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서류에 사인과 이니셜을 적어 본 건 내 생애 첫 경험이었다.


근로 계약서도 근로 계약서이지만, 세금 확인서, 동의서, 무슨무슨 서류…

어느새 눈앞에 서류들이 산 같이 쌓여가고 있는 것이 과연 미국이란 나라, 서류로 모든 걸 동의받는 나라구나 싶었다.


심지어 병원에서 아기 낳을 때 응급수술이어서 전신마취하고 출산했는데 그때 쓰라는 동의서보다 더 많은 거 아냐 싶었다.


무튼, 매니저가 가지고 오는 서류를 짧은 시간 안에 다 읽는 건 무리인지라 대충 설명해 주고 이곳 이곳에 사인하고 이니셜 넣어라 해서 폭풍 서명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중 오늘은 특별하게 기억이 남는 서류 하나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한국 스타벅스는 신세계에서 라이선스를 사 와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일종의 미국 스타벅스와는 완전 별개의 회사로 상표만 따로 따와 운영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쉬우려나?


미국에서도 스타벅스는 모든 지점이 직영으로 운영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타벅스가 들어설 위치를 지정하고 나면 랜드로더, 그러니까 땅이나 건물을 가진 소유주로부터 임대를 받는 형식으로 건물을 짓고 매장을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매장이 많아도 따로 재산세를 내지 않고 건물 보수나 유지 비용, 세금등은 랜드로더가 지불하기 때문에 월세 이외에 건물에 들어가게 되는 비용은 따로 들지 않는다.

미국은 월세에 건물의 유지 관리 보수와 쓰레기 비용 같은 것이 포함된다.

그리고 상업용 건물은 모르겠지만, 간혹 어떤 곳에서는 가스나 전기, 수도 같은 유틸리티비도 포함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집을 소유하는 것보다 월세로 사는 경우도 꽤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 스타벅스는 본사 직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반스 앤 노블이나 크로거, 퍼블릭스 같은 마트에 입점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따로 라이센싱 매장이라고 부른다.

본사 직영이 아니라 라이선스만 다른 회사에 주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같은 스타벅스가 아니다.

그래서 가끔 메뉴가 다르거나 스타벅스 사이렌 앱이나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는 곳도 존재하는데 이는 본사직영이 아닌 라이센싱 매장이라고 보면 된다.


왜 매장의 종류에 이렇게 설명을 길게 늘어놓냐 하면……

내가 사인한 서류 중에 이런 서류가 있었다.

매장 내 영상을 촬영하고 소셜 미디어 업로드에 금지하는 서류가 있었다.

……

이게 뭔 말이냐? 유튜브나 틱톡에 보면 음료나 주문 사진 올리거나 동영상 업로드 하는 경우 많지 않으냐! 하는 말이 당연히 나올 것이라 생각된다.

나도 상당히 많은 양의 스타벅스 관련 영상이나 사진 봤다.

뭐, 딱히 뭐라 하는 건 아니고 본인의 자유겠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단, 위에서 말한 서류에 사인을 했는데 소셜에 업로드했다?

잘못하면 해고 사유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미 퇴사한 이후기도 하고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기 때문에 서류에 사인했다 하더라도 문제는 되지 않는다.

서류는 일하고 있는 동안에 한해 제한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심히 영상을 살펴보면 가게에서 만드는 거랑 음료가 다르거나 매장의 인테리어가 다른 것을 보인다.

백퍼 본사직영점이 아닌 라이센싱 매장이다.

이들 매장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닐까 싶다.

왜냐면……사이렌 오더가 없다.

고로, 미친 듯이 안 바쁘고 여유가 있어서가 아닐까.


내가 기억하는 스타벅스에서 일하기란,

한숨 돌릴 여유 따윈 사치라는 듯 끊임없이 쏟아지는 매장주문과 사이렌 오더, 거기에 더해 우버 잇츠의 딜리버리 오더 싸기 그리고 오븐에서 음식 데우기까지 한 사람이 3개 포지션에서 일하느라 내가 뭘 하는 지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바빴는데 브이로그라니.

그런 사치스러운 시간이 있다니 부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동안만큼은 서류에 싸인을 한 이상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는 것이다.

아직 아기들이라서 그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기에 항상 소셜 미디어로의 업로드는 신중하는 편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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