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포아내입니다
“ 삐삐삐삐 ”
축구 좋아하는 남편이 운동 끝나고 들어오나 봐요.
여보 오셨어요~
“아... 여보.. 나 다쳤어요.. 으...”
에~에? 남편은 팔로 가슴팍을 감싸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현관을 들어옵니다.
“아니 무슨 일이에요! 괜찮아요?”
축구를 하다가 상대방 골에 가슴을 맞았대요.
남편은 축구를 좋아하지만 운동삼아 하는 거라서 거칠게 하는 편은 아닙니다.
발 밟혀오는 거, 넘어져 피부 까지는 것 정도로만 다쳐 왔었지, 이렇게 아파하면서 온 적은 처음입니다.
“여보, 나 아무래도 갈비뼈 나간 것 같아요.
너무 아프고 움직이기도 어려워요. 병원 가봐야겠어요”
“그 정도예요? 뼈 부러진 것 같아요? 아이고 어서 병원 가 봐요”
남편은 대충 씻고 나왔고 저도 옷 입는 채비를 도와줍니다.
“여보 진짜 부러진 거면 어떡하죠? 갈비뼈는 기브스도 안 되잖아요”
남편을 도와주는데 갑자기 남편 보험이 생각났습니다.
“아, 맞다! 여보 보험에 골절 보장 있지 않아요?”
“어 그런가? 한번 찾아봐요”
남편은 기대하는 마음에 반가운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보자 보자
보험증서를 뒤적여보니, 있네요.
골절에 30만 원 지급!
“아 진짜 있네, 여보 나 그럼 병원 얼른 갔다 올게요 헤헤 ”
남편의 통증 어린 얼굴에 화사사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이 정도로 아픈 걸로 보면 골절이 틀림없어요.
내가 지금 웃고 있지만, 사실 아파서 잘 웃지도 못한다고요”
네네 알았어요.
“그럼 병원 잘 다녀오세요. 그동안 저는 보험금청구서를 미리 작성하고 있을게요.
골절 진단서 받아오는 거 잊지 마시고요~~”
남편은 건강한 편이어서 그동안 보험금 받은 건 거의 없습니다. 이런 골절진단금은 처음이고요.
❛ 후훗 이제야 보험 든 보람이 있구만 ❜
남편은 병원에 갔고 저는 보험금 청구서를 출력했습니다. 빈칸을 미리 써 두려고요
인적사항, 청구사유: 축구하다가 공에 맞아 갈비뼈 골절.
잠시 후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여보 잘 다녀오셨어요. 치료 잘 받았어요?
진단서는 받아오셨지요?”
“저 보험금 청구서 미리 뽑아서 쓰고 있었어요.
잘했죠”
작성하던 보험금 청구서를 남편 얼굴 앞에서 흔들며 반갑게 맞이합니다.
“...............”
“여보... 근데.. 의사 선생님이 골절 아니래요.... ”
" ... "
“X레이 찍어봤는데 골절 아니래요.
미세하게 보일 듯 말 듯 뭐가 있는데 그건 CT로 찍어봐야 알 수 있대요.
그게 골절일 수도 아닐 수도 있고요.
그래서 CT는 안 찍었어요.”
“골절이... 아니래요?? ”
골절이 아니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다소 애매모호한 얼굴빛으로 바뀌었나 봐요.
그 표정을 본 남편은 말해요.
“아니 이렇게 아픈데 골절이 아니라니...
저도 갈비뼈는 부러진 적은 없어서 이 정도면
골절인 줄 알았어요
여보는 30만원 생기는 줄 알고 신나서
이렇게 보험청구서도 미리 써 놓고 기다렸는데
미안해요 여보... ”
“아... 네.. 미안하긴요 부러진게 아니라니
다행인거죠... ”
“ ...... !! "
"여보, 그러지말고 여보가 여기 제 갈비뼈를 때려봐요.
마침 글러브도 있네요. 이걸 여보가 끼고서 주먹으로 여길 팍 쳐봐요.
아까 한번 다쳤으니까 한번 세게 맞으면 부러질 수 있을 거에요!!
그럼 골절 30만원 받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