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갈비뼈를 내줄 테니 보험금을 타 먹으라는 남편

여포아내입니다

by 여포아내

“ 삐삐삐삐 ”

축구 좋아하는 남편이 운동 끝나고 들어오나 봐요.


여보 오셨어요~

“아... 여보.. 나 다쳤어요.. 으...”


에~에? 남편은 팔로 가슴팍을 감싸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현관을 들어옵니다.

“아니 무슨 일이에요! 괜찮아요?”


축구를 하다가 상대방 골에 가슴을 맞았대요.

남편은 축구를 좋아하지만 운동삼아 하는 거라서 거칠게 하는 편은 아닙니다.

발 밟혀오는 거, 넘어져 피부 까지는 것 정도로만 다쳐 왔었지, 이렇게 아파하면서 온 적은 처음입니다.


“여보, 나 아무래도 갈비뼈 나간 것 같아요.

너무 아프고 움직이기도 어려워요. 병원 가봐야겠어요”

“그 정도예요? 뼈 부러진 것 같아요? 아이고 어서 병원 가 봐요


남편은 대충 씻고 나왔고 저도 옷 입는 채비를 도와줍니다.


“여보 진짜 부러진 거면 어떡하죠? 갈비뼈는 기브스도 안 되잖아요”

남편을 도와주는데 갑자기 남편 보험이 생각났습니다.


“아, 맞다! 여보 보험에 골절 보장 있지 않아요?”

어 그런가? 한번 찾아봐요

남편은 기대하는 마음에 반가운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보자 보자


보험증서를 뒤적여보니, 있네요.

골절에 30만 원 지급!

“아 진짜 있네, 여보 나 그럼 병원 얼른 갔다 올게요 헤헤

남편의 통증 어린 얼굴에 화사사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이 정도로 아픈 걸로 보면 골절이 틀림없어요.

내가 지금 웃고 있지만, 사실 아파서 잘 웃지도 못한다고요”

네네 알았어요.

“그럼 병원 잘 다녀오세요. 그동안 저는 보험금청구서를 미리 작성하고 있을게요.

골절 진단서 받아오는 거 잊지 마시고요~~



남편은 건강한 편이어서 그동안 보험금 받은 건 거의 없습니다. 이런 골절진단금은 처음이고요.


❛ 후훗 이제야 보험 든 보람이 있구만

남편은 병원에 갔고 저는 보험금 청구서를 출력했습니다. 빈칸을 미리 써 두려고요

인적사항, 청구사유: 축구하다가 공에 맞아 갈비뼈 골절.


잠시 후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여보 잘 다녀오셨어요. 치료 잘 받았어요?

진단서는 받아오셨지요?”

“저 보험금 청구서 미리 뽑아서 쓰고 있었어요.

잘했죠”

작성하던 보험금 청구서를 남편 얼굴 앞에서 흔들며 반갑게 맞이합니다.


“...............”

“여보... 근데.. 의사 선생님이 골절 아니래요.... ”

" ... "

“X레이 찍어봤는데 골절 아니래요.

미세하게 보일 듯 말 듯 뭐가 있는데 그건 CT로 찍어봐야 알 수 있대요.

그게 골절일 수도 아닐 수도 있고요.

그래서 CT는 안 찍었어요.”

“골절이... 아니래요?? ”

골절이 아니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다소 애매모호한 얼굴빛으로 바뀌었나 봐요.

그 표정을 본 남편은 말해요.

“아니 이렇게 아픈데 골절이 아니라니...

저도 갈비뼈는 부러진 적은 없어서 이 정도면

골절인 줄 알았어요

여보는 30만원 생기는 줄 알고 신나서

이렇게 보험청구서도 미리 써 놓고 기다렸는데

미안해요 여보...

“아... 네.. 미안하긴요 부러진게 아니라니

다행인거죠...


“ ...... !! "


"여보, 그러지말고 여보가 여기 제 갈비뼈를 때려봐요.

마침 글러브도 있네요. 이걸 여보가 끼고서 주먹으로 여길 팍 쳐봐요.

아까 한번 다쳤으니까 한번 세게 맞으면 부러질 수 있을 거에요!!

그럼 골절 30만원 받을 수 있어요."


"지금 여보 표정을 보면

아무래도 그렇게 해야만 할 거 같아요!


난 괜찮으니까!

자 어서

제 갈비뼈를 치세요!!”


keyword
이전 13화며느리가 없는 동안 남편과 시어머니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