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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365

3월 26일: 양단억장(揚短抑長)

by 김영수

3월 26일의 고사성어(86)


양단억장(揚短抑長)


* 단점을 드러내고 장점을 감춘다.

* 소순(蘇詢), <심술(心術)>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병법을 보면 대개 장점을 키우고 단점을 피하는 전략이나 전술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의 뜻을 가진 ‘단점을 드러내고 장점을 감춘다’는 ‘양단억장’도 매우 수준 있는 전략이다. 소순(1009~1066)이 말하는 다음 대목이 그렇다.


“나의 단점은 과감하게 드러내서 그것을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나를) 기피하게 하고, 장점은 은밀히 길러 (상대가) 그것(내 장점)에 가까이 접근하도록 해서 그 속에 빠지게 한다. 이것이 장・단점의 활용술이다.”


나의 단점은 공개적으로 드러내서 적이 의혹을 품고 기피하게 만들고, 나의 장점은 은밀하게 감추고 두고 길러서 적으로 하여금 그 큰 뜻을 파악하지 못하게 마비시켜 내가 쳐놓은 그물로 빠지게 만든다. 이것이 장점과 단점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중국이 오랫동안 ‘빛을 감춘 채 어둠 속에서 실력을 기르는’ ‘도광양회(韜光養晦)’를 국가 정책으로 삼았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초한쟁패의 영웅 한신(韓信, ?~기원전 196)은 조(趙) 나라를 격파한 전투에서 먼저 적의 정면에다 물을 등지는 배수(背水)의 진을 침으로써 조나라 군대로부터 비웃음을 샀다. 조나라 쪽에서 한신이 용병술을 모른다고 비웃고 있을 때 한신이 이끄는 비밀 부대는 은밀히 그들의 후방을 공략하고 있었다.

단점으로 장점을 가리고, 장점을 숨겼다가 틈을 엿보는 것은 어떤 문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으로, 기술 역량의 발휘에도 적합할 뿐만 아니라 전술상 교묘하게 ‘변칙’과 ‘정공’을 결합하는 ‘기정(奇正)’을 활용하는, 즉 가장 졸렬한 수단으로 고차원의 행동을 감추는 경우에도 적합한 모략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양단억장(揚短抑長)

한신의 ‘배수진(背水陣)’은 전쟁사에 길이 기록될 군사전략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처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주는 지혜이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3월 26일

- 불성인사(不省人事 또는 인사불성人事不省)

- 의식을 잃어서 사람의 일을 알아차리지 못함.

https://youtu.be/5rGmwQ34b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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