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적국파(敵國破), 모신망(謀臣亡).
3월 27일의 고사성어(87)
적국파(敵國破), 모신망(謀臣亡).
* 적국이 없어지면 일을 함께 꾀한 신하는 죽는다.
* 《사기》 <회음후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위 명구는 한나라의 개국 공신인 명장 한신(韓信)이 반역을 꾀한다는 모함으로 숙청당하면서 뒤늦게 후회하는 다음 대목에서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 말이 하나 틀린 것 없구나. 약아빠진 토끼가 잡히면 좋은 사냥개는 삶기고(교토사狡兔死, 주구팽走狗烹), 높이 나는 새를 잡고 나면 활은 치워버리며(비조진蜚鳥盡, 양궁장良弓藏), 적국을 멸망시키고 나면 함께 한 신하는 도망가는구나.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내가 삶기는 것은 당연하겠지!”
창업과 수성이 같을 수 없다는 말은 정권을 최종 목표로 하는 정치판이나 기업에서는 거의 철칙처럼 받아들이는 격언이다. 이 말은 창업과 수성의 방법상의 차이뿐만 아니라 각각의 과정에서 필요한 인물들까지도 달라야 한다는 냉엄한 정치논리를 감추고 있다. 나라나 정권 및 기업을 세우기까지 쓸모 있는 인물과, 그다음 단계인 이를 지키는데 유용한 인물은 그 성격에서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야 한다는 논리다.
오늘날 정치 현실에서는 이 격언의 본뜻이 많이 바라긴 했지만 그래도 개국 공신, 정권창출 공신, 창업 공신들이 수성 단계에 들어서 적지 않게 숙청당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적이 소멸되고 나면 함께 했던 신하, 특히 권력자를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신하는 쓸모가 없어지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망치거나 죽는 수밖에 없다. 사마천의 표현 중 ‘亡’ 자가 참으로 묘하다. 망명한다는 뜻도 되고 죽는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나 쓸모없는, 또는 위협이 되는 신하를 제거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한 때 사람들의 입에 아프도록 오르내렸던 ‘토사구팽’이란 고사성어도 바로 이 대목에서 나왔다. 수천 년 전부터 전해오는 격언으로 보인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교토사(狡兔死), 주구팽(走狗烹); 비조진(蜚鳥盡), 양궁장(良弓藏); 적국파(敵國破), 모신망(謀臣亡).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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