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간과 사방
시사고사성어
외세에 구걸하는 매국노들
팔간(八姦)과 사방(四方)
수천 년 역사를 통해 단 한 번도 청산된 적 없는 여러 현상들 중 간신현상이 있다. 이 현상은 지금도 여전하며, 더 간악하고 정교해져서 각종 카르텔을 형성하여 사회와 나라를 좀먹고 있다. 일찍이 이런 간신현상을 통찰한 사상가가 있었으니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韓非子, 기원전 약280~기원전 233)였다.
한비자는 전국시대 말기에 법가사상을 대표했던 인물로, 천하의 이해관계와 형세를 두루 살피고 당시 변법개혁의 경험과 교훈을 종합한 다음, 법을 위주로 한 ‘법(法)’, ‘술(術)’, ‘세(勢)’를 결합한 탁월한 정치이론을 제기했다. 그 이론서가 《한비자》다.
《한비자》는 전편에 살기가 흐른다. 인간이 이렇게도 사악한 존재인가?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 섬뜩하다. 그 중 <팔간(八姦)> 편은 신하(간신)가 군주를 속이고 나아가서는 나라를 망치는 여덟 가지 방법 ‘팔간’과 그것을 막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그 여덟 가지 중 마지막 ‘사방(四方)’은 간신이 외세를 끌어들여 자기 나라 임금과 백성을 협박하는 짓거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먼저 해당 대목을 차분히 읽어본다.
“여덟째는 사방(四方)이다. 사방이란 주위 이웃 국가들의 세력을 이용한다는 뜻이다. 어떠한 방법으로 하는가? 군주가 자신의 국가가 작으면 큰 나라를 섬기고, 자신의 군사력이 약할 경우에 강한 군사를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국이 무엇을 요구하면 소국은 들어주지 않을 수 없으며, 대국의 군대가 출병할 때에는 약한 나라는 복종해야 한다. 간사한 신하는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걷고, 창고의 재물을 가져다가 대국을 섬기는 데에 쓰며, 대국의 위세를 이용하여 자신의 군주를 협박한다. 심하게는 대국의 군대를 변경에까지 끌고 와 민심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하고, 작게는 대국의 사신을 자주 불러들임으로써 군주를 떨게 하여 복종시킨다. 이것이 사방이다.”
어떤가? 지금 이와 똑 같은 짓을 하는 종교계의 간신이라 할 교간(敎奸)을 비롯하여 이른바 극우 유튜버, 아무 생각 없이 그를 추종하는 무뇌아들이 절로 떠오르지 않는가? 미국 항공모함이 누구를 잡으러 온다는 둥, 누가 미국에 가면 바로 체포당할 것이라는 둥, 미국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을 잡아 갈 것이라는 둥, 자기 뒤에는 미국이 있다는 둥 .....
우리 역사는 조선시대 이후로 외교의 핵심은 중국을 섬기는 사대주의였다. 해방과 6.25를 거치면서는 미국을 섬겼다. 민주화와 민주정권을 거치면서 자주외교가 틀을 잡았지만 친일친미 정권이 들어서면 예외 없이 다시 사대로 돌아갔다. 이번 내란 진압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외교는 완전히 자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강대국을 상대로 전혀 꿀리지 않고 외교를 주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세를 팔아 자신의 궁색한 처지를 모면해보려는 ‘매국노’를 방불케 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한비자는 이런 간신들의 술책을 심각하게 경고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비책을 제시하고 있다.
“무릇 이 여덟 가지 ‘팔간’은 신하가 간사한 짓을 할 때 사용하는 술책이다. 군주는 이로 인해 간사한 신하의 협박을 받거나 권세를 잃을 것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중략) 군주가 나라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하게 실제로 나라를 잃은 경우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군주가 권세를 장악하지 못해 간사한 신하들이 외세를 업고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나라를 잃은 경우라 할 수 있다. 대국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멸망을 피하기 위해서지만 요구를 들어 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멸망을 재촉할 수도 있으니, 이때는 반대로 거부하는 것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다. 간사한 자들은 자신의 군주가 대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밖으로 제후에게 국익을 팔지 않을 것이며, 대국의 제후 역시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므로 군주는 간사한 자들에게 속지 않게 된다.”
시대착오적인 자들이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한줌도 안 되는 자들이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여전히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으며,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 이런 자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불쌍한 중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계해야 하고, 법에 걸리면 가차 없이 처단해야 한다.(2026년 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