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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수 Feb 19. 2024

고사성어 365

2월 19일: 방민지구(防民之口), 심어방수(甚於防水).

2월 19일의 고사성어(50)


방민지구(防民之口), 심어방수(甚於防水). 


* 백성의 입을 막기란 물을 막기보다 더 심각하다.

* 《사기》 <주본기>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주나라 여왕(厲王, ?~기원전 828)은 사치・방탕한 생활을 하며 강압적인 수단으로 언론을 통제했다. 심지어 사람 마음을 읽는다는 무당까지 기용하여 백성들의 입을 막았다. 백성들은 함부로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고 눈짓으로 뜻을 나누었다. 민심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대신 소공(召公)은 여왕에게 정책의 잘못을 간했다. 위 명언은 바로 이때 소공이 한 말 중의 일부분이다. 여왕은 물론 소공의 충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3년 뒤 ‘국인반정(國人反正)’으로 쫓겨나 타지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당시 소공은 여왕에게 이런 말로 충고했다. 


“그것은 말을 못 하게 막은 것입니다. ‘백성의 입을 막는 일은 물(홍수)을 막는 것보다 심각합니다(방민지구防民之口, 심어방수甚於防水).’ 막힌 물이 터지면 피해자가 엄청난 것처럼 백성들 또한 같습니다. 따라서 물을 다스리는 자는 물길을 터주고, 백성을 다스리는 자는 말을 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중략)  백성에게 있어서 입은 대지에 산천이 있어서 거기서 사용할 재화가 나오는 것과 같고, 대지에 평야·습지·옥토 따위가 있어 거기서 입고 먹는 것이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백성들로 하여금 실컷 말하게 하면 정치의 잘잘못이 다 드러납니다. 좋은 일을 실행하고 나쁜 일은 방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재물을 생산하여 입고 먹는 것에 쓰는 방법입니다. 백성들은 속으로 생각한 다음 입으로 말하며, 충분히 생각한 다음 행동으로 옮깁니다. 그런 그들의 입을 막는 일이 얼마나 오래가겠습니까?”


말은 전염병처럼 퍼지는 속성을 갖고 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우리 속담도 있듯이, 말의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말이 발을 달면 여론(與論)이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통치자들은 늘 여론에 주의를 기울였고, 때로는 여론을 조작하기도 했다.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필요하지만 여론 조작과 같은 정당하지 못한 수단에 홀려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여론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

오늘날 여론의 문제와 주체는 백성들의 입이 아니라, 백성들의 마음을 전하는 중요한 여론 집결처라고 할 수 있는 언론매체로 옮겨간 것 같다. 그러나 언론은 백성들의 심기(心氣)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권력의 눈치를 보며 살아와서인지 자꾸만 눈치를 본다. 특히 기득권에 기대어 가짜 뉴스를 양산한다. 이제 위의 경구는 권력층이 귀를 기울이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여론을 주도하고 여론을 창출할 수 있다는 오만방자한 기레기 언론 ‘언간’이 이 말에 심각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방민지구(防民之口), 심어방수(甚於防水).

도면. 백성의 마음, 즉 여론을 제대로 헤아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 않았다. 

사진은 주 여왕 때의 청동기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2월 19일

- 포녀혹주(褒女惑周) 

- 포의 여자(포사)가 주(유왕)를 홀리다.

https://youtu.be/oeruDQfoo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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