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채를 어깨에 메고 두리번 거린다.
어제부터 어디서 들어왔는지 파리 한 마리가 자꾸만 내 눈 앞에서 얼씬거린다.
'어디서 들어왔을까?'
조그만 아파트에서 나 혼자 살고 있으니, 누구 하나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가 그에게 침입해 들어 올 기회를 주었을 것이다.
나는 창문을 자주 연다. 비로소 낮 시간의 긴 정적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일층에 있다. 창문만 열면 온갖 잡풀들의 푸르름이 좋고, 창 가까이에 서 있는 두어 그루 목련은 내 친구 같다.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구름 속에서 내 곁을 떠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곤 한다.
그렇게 넉 놓고 있을 때 잽싸게 들어왔나보다.
'앗 ! 저기 있다'
김치냉장고 모퉁이에 앉아 있다. 살금 살금 다가가 파리채를 내리쳤다. 헛 손질이었다. 슬그머니 오기가 났다.
' 나 잡아 봐라!"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헛 손질만 해 대는 파리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파리채 위로 파리가 날아와 앉는다.
'어찌할까'
가만히 드려다 보고 있었다. 어제보다 여윈 것 같았다.
무딘 손짓을 더 하기가 싫다.
"창 밖으로 내보내자"
창문을 열었다. 파리채를 휘저어 창 밖으로 내 몰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창을 한참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