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by 할미꽃

내게는 '사차원'이라는 별명이 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던 날, 인사말에서 '4차원' 이야기를 꺼낸 뒤로 붙은 별명이다.

​새로 온 젊은 여성 교장이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교사들에게,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4차원 교육론을 펼쳤으니 퍽이나 생소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품에 주어진 수많은 새싹에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대학 시절, 박한식 교수님의 철학적인 수학 강의는 내게 큰 영감을 주었다. 2차원의 병아리가 울타리를 넘는 독수리에 의해 3차원의 세계를 알게 되듯, 금고 속에 갇힌 것이 사라지는 4차원의 세계도 분명 존재할 것이라 믿으셨던 교수님. 나는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열쇠가 오직 '교육'의 힘에 있다고 믿었다.

​내가 어릴 적엔 텔레비전도 없었다. 만화 속에서나 보던 하늘을 나는 피터팬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리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하지만 지금 우리는 텔레비전을 넘어 상상조차 못 했던 엄청난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나의 이 얼토당토않은 꿈도 언젠가 현실이 되지 않을까? 내가 늘 걷는 산길의 싱그러운 솔내음과 꽃향기를, 멀리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보내줄 수 있는 그런 4차원의 날을 꿈꾸어 본다.

내 품에 안겼던 수많은 새싹들. 이 아이들이 자라 지금쯤 어떤 4차원의 꿈을 이루고 살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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