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 훨 날아라

by 할미꽃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제 몸보다 더 큰 날개를 훨훨 휘저으며 하늘을 날고 있다.

그 날갯짓 위로 서서히 영감의 날개가 겹쳐 보인다.

입관실로 들어갔다.

교실만큼 넓은 공간 한가운데에, 커다란 책상 같은 것이 하나 덩그머니 놓여 있었고, 그 위에 영감이 그림처럼 누워 있었다.

상주들이 멀찌감치 서서 지켜보는 가운데, 잠자듯 누워 있던 영감이 장의사의 손을 빌려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들어 올려지는 팔 아래로 길게 늘어진 하얀 비단 수의 자락이 꼭 학의 날개 같았다. 곱게 화장한 얼굴로 오른팔, 왼팔, 천천히 치켜 오르던 그 모습은 마치 하늘로 비상하는 학의 나래짓 같았다. 나는 그때 정말로 영감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입관실 안은 눈물이 아니라 고요한 평화였다.

그를 보내는 마지막 길 내내, 차창 밖으로 보이던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파랬다. 그 위로 흰 구름이 유유히 따라왔다.

옆에 있던 아들이 내게 말했다.

“엄마, 이제 아버지 보고 싶으면 하늘을 보세요”

그 후부터일까.

내게 새로운 버릇 하나가 생겼다.

창가에 서서 우두커니 하늘을 바라보고,

마트에 가다가도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고,

차 안에서도 내 시선은 자꾸만 하늘을 따라간다.

그러다가 파란 하늘에 떠가는 흰 구름을 만나면, 그 와의 마지막 길에서 각인된 하늘이 떠올라 반갑기도 하고, 조금은 마음이 시리기도 한다.

이렇듯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버릇은

행여나 하늘 끝 저 멀리서 훨훨 날아오는

낯익은 날갯짓 하나가 내 눈에 들어올까 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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