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민호 Mar 15. 2024

[2024 독후기록 16] 조용헌의 내공

내공. 마음의 단련.

봄의 시작점에 있습니다.  지난주 우연히 선배님 덕분에 알게 된 간장게장 집엘 오늘은 친구랑 둘이 다녀왔습니다.  간장게장에 꽃게장, 꽃게 들어간 된장국에 달걀 프라이를 넣어 비벼 먹는 집인데요.  개업기념 할인으로 인당 9,900원입니다.  국밥 한 그릇에 만 원 하는 시대에, 이 집 맛이랑 가성비는 우주 최고라는 생각입니다.



[조용헌의 내공]

조용헌, 생각정원, 2024년 2월, 볼륨 419쪽.


제가 좋아하는 조용헌 교수님의 新刊입니다.  모르고 샀는데 <조선일보>에 매주 월요일마다 실리는 [조용헌의 살롱] 글을 단행본으로 묶은 책이네요.  웬만한 고정 칼럼이 짧게는 반년, 길어봐야 1년이면 교체되는데 반해, [살롱]은 이번주 3월 11일 자 칼럼이 1,436回 째네요.  이렇게 길게 유지된다는 건 실로 대단한 일입니다.  일간지 칼럼이라는 게 시의성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는데, 글감을 찾는 것도 나름 비결이 있으셔야 가능하지 싶네요.(읽다 보면 책에 비결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조용헌 교수님은 1961년 순천生입니다.  젊은 시절 儒佛仙에 심취하여 집 팔아 韓中日에 있는 명당, 사찰 등 약 천여 곳을 주유하셨습니다.  원광대에서 학석박사를 하시고 원광대 교수로 몸담고 계시다, 지금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로 재직中이시네요.  강호동양학자, 사주명리학자, 칼럼니스트, 저술가, 매설가, 채담가입니다.


작년 이맘때 읽은 책이 교수님의 [봄 여름 가을 겨울(2023.02)]이었습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을 잠시 찾아보니 [고수기행(2006.03)], [사찰기행(2005.02)], [백가기행(2010.09)]이 보이네요.  주로 방학중인 연초에 책을 내시는 걸로 추정됩니다..


“인생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이라며, “인생은 결국 생각의 크기와 상상력에 의해 좌우된다” 하십니다.  그러기에 내공이 필요한데, 내공이란 마음의 단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외공이 육체 단련에 초점이 있는 것과 다르며, 내공은 결국 겸손함과 평정심이라고.  내공 = 겸손함 = 평정심.


책은 총 7개의 큰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첫 장은 ‘관점’으로 “생각이 운명을 바꾼다”가 핵심문장입니다.  인간이 사는 3間이 ‘시간’, ‘공간’, ‘인간’이라며, 이중 시간과 인간은 쉽게 바꿀 수 없어도, 공간만큼은 변화를 줄 수 있다 이야기하세요.  이 3間을 2장, 3장, 4장에 한 장씩 모아 놓았습니다.

5장은 神에 대한 이야긴데요.  “하늘의 뜻을 이해하기”에 도전합니다.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신의 영역에서 신은 늘 다른 길을 우리에게 열어주는데, 문제는 우리가 보지 못할 뿐임을.  6장은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로, 마음을 경작해야 함에 대하여,  마지막 7장은 山川, 즉 自然이 좋은 인생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안내자라며 자연과 가깝게 지낼 것을 이야기합니다.


교수님께서 장성 축령산 자락에 지은 집 ‘휴휴산방’이 2020년 화마를 겪었답니다.  불난 김에 영암 월출산 자락 주지봉이 바라다보이는 구림마을로 옮기려다 그냥 불난 집을 수리하고 ‘청운서당’으로 이름만 바꾸셨다는데.  휴휴산방에서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젠 글도 쓰고 공부하자는 의미에서 서당으로 변경했다네요.


내공을 기르려면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독서와 여행이 최고라 권하십니다.  특히 여행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특히 자신의 師父가 될 스승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데 방점을 두시네요.


인생의 4대 과목을 감방, 부도, 이혼, 암(질병)이라며, 이 고난을 뚫고, 죽지 않으려면 피, 땀, 눈물이라는 인간의 3대 액체를 바가지로 흘리면서 우리 인생의 내공을 쌓으라고도 알려주시고요.

많은 좋은 내용 중에, 요즘의 시대에는 “결론부터 말하라.”  글을 5~6줄 이내로 압축해 짧게 쓰는 능력이 필요하다는데, 저는 주저리주저리가 특기인지라 절로 한숨을 내쉬게 되네요.

“울타리는 자신을 보호해 주는 방패막도 되지만, 자기를 구속하는 철장으로도 작용한다.”

“산이 높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산에 신선이 살아야 명산”이랍니다.  날 出자가 산이 두 개 겹친 이유는 자연으로 나가라는 의미라는데.  이번 주에는 가까운 산에라도 친구 꼬드겨 올라가 산신령님을 찾아 두리번거려 봐야겠네요.  일독 추천드립니다.


올해 16번째 책읽기.


#조용헌  #내공  #조용헌의내공  #독후기록 #휴휴산방  #청운서당


작가의 이전글 [2024년 독후기록 15] 밥 먹다가, 울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