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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Apr 09. 2024

[2024 독후기록 21] 인생은 순간이다.

야신 김성근감독의 인생 스토리

3월 말에 야구의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 연고팀인 기아 타이거즈가 작년에 비해 초반부터 좋은 승률을 보이고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중계 시청 중입니다.   올해부터 모바일 시청이 유료로 전환되어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지상파 방송으로는 볼 수 있고, 티빙을 통해 볼 수도 있어, 열심히 응원 중입니다.  한화와 기아가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NC가 현 순위 1등입니다 ㅎㅎ.



[인생은 순간이다]

부제 :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을 지켜온 철학.

김성근, 다산북스, 2023년 11월, 볼륨 331쪽.


野神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님의 책입니다.  1942년 일본 교토 출생. 올해로 82세.  재일교포로 일본과 국교 정상화가 되기 전인 1964년 12월에 야구를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혈혈단신 현해탄을 건너오셨네요.

직접 본인이 쓰신 책은 아니고, 여러 번의 대면과 전화 인터뷰,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 기사를 토대로 편집자분이 초고를 만들고, 본인이 수정 추가하는 방식으로 나온 책입니다.  총 6장으로 되어 있는데, 시간順 이라기보다 키워드 중심으로 편집되어 있네요.


書名인 [인생은 순간이다]는 ‘하루하루의 오늘이 축적되어 있는 게 인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더불어 ‘순간순간을 소중히, 치열하게 살라’는 의미도 담겨있고요.


김성근 감독님은 29세에 처음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프로야구가 발족한 1982년 OB베어스 투수 코치를 시작으로, 태평양돌핀스(1989), 삼성라이온즈, 쌍방울레이더스, LG트윈스, SK와이번스, 한화이글스 감독과 김응룡 감독시절 해태 타이거즈 2군 감독직 등 7개 프로 구단의 지휘봉을 잡으셨습니다.  프로야구 감독 생활 25년 만에 SK에서 늦은 첫 우승을 경험하셨고요.  팔순이 훌쩍 넘은 지금에도 최강몬스터즈 감독으로 현역이십니다.  그 나이에도 펑고를 직접 치시는데, 나이가 무색합니다.  주변에 계신 팔순 어르신들과 비교해 보면 그런 모습이 부럽기도 하네요.  3번이나 암수술을 하신 분이라고 보기엔 너무 건강하시고요.


“어차피 안 돼!”라는 포기의 마음에서, “혹시”로, 다시 “반드시”로 승화해 나가는 마음가짐과 행동이 대단하십니다.  포기를 모르는 분이시죠.


자신은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이 滿足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목에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님의 “I’m still hungry!”도 떠오르네요.


김성근의 야구는 벌떼 야구다.  이기기 위한 스몰 야구다.  승리에만 집착한다는 주변의 비난에 대해서도 개념치 않으십니다.  인프라와 지원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 나름 최선의 노력과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한 고육지책 이었음을 밝히시고는 있지만, 본인의 스타일대로 변명이나 남 탓으로 돌리지는 않는,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세상 일은 모두 “왜?”라는 의문부호를 갖고 그 속으로 들어가 깊이 관찰해야 답이 나오는 법이다”(172쪽)는 문장에 깊은 여운이 남네요.


“당신에게 야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야구는 시간이자, 운명이며, 심장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  “나는 야구를 아직도 잘 모른다.  사람들은 나를 야신이라고 부르지만 야구에는 신 같은 것이 없다.  그래서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이다.”라는 감독님의 이야기가, 읽는 저를 뭉클하게 합니다.


고국인 한국으로 돌아오신 게 올해로 딱 60년이 되셨네요.  어떤 분들은 김성근 감독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갑인 김응룡 감독과 함께 우리나라 야구계의 어른이심을 부정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내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지난주에 진행된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32%를 넘겼다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투표에 참여해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시길 기대해 봅니다.  “투표는 손으로 하는 게 아니라 발로 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투표장으로 향하는 힘찬 발걸음으로 내일 아침을 여시는 게 어떠실지.


올해 21번째 읽은책.


#인생은순간이다   #김성근  #야신   #벌떼야구   #독후기록   #인생은순간의축적이다.  #기아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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