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독후기록 24] 기자유감

도어스테핑 충돌의 당사자인 이기주 MBC기자님 책을 읽고.

주말과 휴일인 어제와 그제는 비가 오락가락했어요.  강아지들 산책 나가야 하는데 젖은 땅에 데리고 나갔다간 목욕시킬 일이 부담되어 산책 나가자는 아이들 간절한 눈빛을 못 본 척 피해 다녔습니다.  넷플릭스에 이순신 장군 영화 중 3부작 마지막 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가 새로 올라와 시청하고, 요즘 인기 절정인 <눈물의 여왕> 두 편을 보니 하루가 다 지나가 버렸습니다.

[기자 유감]

이기주, 메디치미디어, 2023년12월, 볼륨 215쪽.

[보편의 단어] [글의 품격] [말의 품격] [언어의 온도]등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이기주 작가님과는 다른 동명이인입니다.  윤석렬 정부 대통령실 MBC출입기자로 '전 국민 듣기 평가'가 된 “바이든 날리면” 사태, 대통령 동남아 순방 전용기 탑승배제, 2022.11.18일 대통령 출근길 도어스테핑 자리에서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과 “ 뭐가 악의적이에요?”라며 설전을 벌인(일부에서는 문제의 핵심을 비켜난 삼색 슬리퍼를 신은 예의조차 없는 기자라고 폄훼하기도 한) 기자님의 책입니다.  책에는 출신 학교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지만 검색해 보니 1979년 서울생으로 대일외고와 고려대 정외과를 졸업한 분입니다.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 탐사보도를 통해 2023년 제54회 한국 기자상 대상을 수상하시기도 했습니다.

학창 시절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고, 졸업 후 삼성 SDI에 취직해 2차 전지 해외영업 담당으로 3년 차 직장인으로 근무하다, 2008년 6월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명 사태로 촉발된 야간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중 한 분이 경찰의 무차별 곤봉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한 후, 기자가 되기로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한국경제 TV에 입사했고, 2012년 MBC파업사태 직

후인 2013년 초 MBC로 이직하셨네요.

책의 핵심주제에 대해 저자가 직접  첫째, 혐오,  둘째, 직업윤리라고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책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로 경험했던 앞에서 언급한 사건들뿐 아니라, 자신이 취재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자로서의 역할 중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인 취재원 보호에 대한 저자의 신념도 엿볼 수 있습니다.

리명희 선생님을 가장 존경한다는 그는, 리 선생님의 말씀을 사표로 삼아 기자생활을 해 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오늘의 사실을 오늘 규명하지 않으면 통치계급의 횡포는 계속되고, 대중은 암흑을 더듬는 상태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허위의 권위를 벗길 기자의 용기는 먼 훗날이 아닌 바로 오늘 필요하다."(49쪽)

이런 기자정신으로 무장한다면 정치권에 기웃거리며, 공생관계나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곳의 이익을 탐하는 기레기들은 없을 텐데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국익'이란 미명하에 현 정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부에 부담되는 보도에 국익을 들이대는 순간 사실상 보도 통제가 일어난다."(144쪽)는 구절에 격하게 동감하게 됩니다.

에필로그에서 "취재는 어느 기자나 할 수 있지만, 좋은 기사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말도 인상적이고요.

일반적으로 추천드릴 그런 책은 아닙니다만, 현 정권의 언론 통제와 수준을 엿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포스트 트루스(2019년)]라는 리 매킨타이어가 쓴 책과, 그 책 뒷부분에 <백분토론>, <열린 토론> 진행자로도 활동하셨던 정준희 교수님의 해제는 꼭 같이 한 번 읽어보시길 당부드립니다. 아마 현 정부의 언론관과 가짜 뉴스가 횡행하는 배경과 상황을 이해하시는데 많은 도움이 되실 거예요.

올해 24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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