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이사를 돕는 유품정리사 이야깁니다. 2년 전쯤 이해인 수녀님 소개로 [죽은 자의 집청소]라는 김완 님의 책을 통해,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김새별 님은 2007년 <바이오해저드>라는 특수청소업체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약 천 여건의 현장을 정리하신 분입니다.
배우자인 전애원님은 2014년 회사에 들어와 일을 하다, 부부의 연을 맺으셨네요.
올해 2월 26일과 27일 양일간 KBS1라디오 <임수민의 지금, 이 사람>에 출연해 대담을 나누시는 걸 들었었는데, 도서관 신간서가에서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은 현장을 수습하고, 유품을 정리하고, 폐기물을 처리하는 일을 합니다. 여기까지가 기본 업무고,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고통, 죄책감, 회한을 들어주고 위로하는 일을 하시는 분들 이 시네요. 사고의 흔적과 물건은 모두 치울 수 있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에 남은 흔적과 상처는 지을 수 없겠지요. 그럼에도 위로하는 건 가능하니까.
읽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쓸쓸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을 많이 접했습니다. 마음이 울적해지다가도, 저자분의 생각과 이야기에 희망을 가져보게 됩니다.
"마음은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83쪽)는 문장에서, 후회 없으려면 지금, 여기서 마음을 표현해야 함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사랑한다는 마음이나 미안하다는 사과의 마음은 묵혀둬선 안된다는 것을요.
"행복은 한 가지 색깔이 아니라 무지개색이다"(106쪽)에선 굳이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되고요. 모든 불행의 시작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시작됩니다.
저자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려보고자 유튜브를 시작하셨답니다. <바이오해저드 김새별>이라는 채널인데, 조회해 보니 구독자 수가 10만 명이 넘네요.
자살하는 사람 중 98프로가 번개탄을 이용해 자살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번개탄 사용 실명제'라도 시행해야 할 판이라 주장하십니다. 유튜브방송 마무리 멘트가 "또 한 명의 인생을 지웠습니다"인데, 자신의 직업이 없어져도 좋으니, 고독사나 절망사 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보이시네요.
뒷부분에 부록으로 '스스로(나)를 지키는 7 계명'을 정리해 놓으셨는데 사진으로 대체하고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남의 일로만 생각하기엔 우리 주변에 이렇게 떠나가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듯합니다. 내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때론 다른 이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생명수가 될 수 있다는 거, 잊지 마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