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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May 27. 2024

[2024  독후기록 33]  난처한 미술이야기3.

한예종 양정무교수님의 초기 기독교 문명과 미술.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3]

-     3권 : 初期 기독교 문명과 미술.

양정무, 사회평론, 2017년 6월, 볼륨 351쪽



양정무 교수님의 [난처한 미술이야기] 총 7권 중 세 번째 권입니다. 1권 원시/이집트/메소포타미아, 2권 에게/그리스/로마 미술에 이어 이번 3권에서는 후기 고전기 미술과 초기 기독교 문명과 미술을 다룹니다.

시리즈물 책을 읽다 보면 약간의 딜레마에 빠집니다.  그다음 내용이 궁금하고 재밌기 때문에 읽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엔 관성에 의해 읽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거든요.  독후 기록을 작성함에 있어서도 반복되는 이야기(저자 소개, 책의 구성 등)는 생략해야 하니 일정 분량을 맞추기에 곤혹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1,2권이 2016년 5월에 나왔고, 이번 3권은 1년쯤 뒤인 2017년 6월에 출간되었습니다.  로마가 멸망해 가는 혼란기(시기상으로는 3C에서 8C)의 내용을 다룹니다.

이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2세기 초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잉글랜드 북부에 총연장 117킬로미터에 이르는 방벽을 쌓습니다.  영국판 만리장성인데요.  이 방벽은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제국을 보호하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여기까지만 제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로마제국의 세계 경영전략이 공세에서 수세로 전환되었음을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역사는 늘 진화한다는 게 정설인데, 상황에 따라 역사도 후퇴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죠.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밀라노 칙령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되고, 최초의 공의회인 니케아 공의회가 325년 열립니다.  그리고 330년 코스탄티노플(과거 비잔티움이라 불렸고, 15세기 오스만제국에 함락된 후 이스탄불로 도시 이름이 바뀐)로 수도를 이전합니다.  터키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하기아 소피아(‘성스러운 지혜’라는 그리스어)와 술탄 마흐메트 모스크(일명 블루 모스크)는 반드시 보고 오신다는데, 이곳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종교가 다른 이슬람이 하기아 소피아를 파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와 베네치아 사이에 위치한 보석 같은 도시 라벤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곳입니다.  이 도시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초기 기독교 건축물이 여덟 개나 있다고 해요.  이곳에 위치한 산 조반니 에반젤리스타 성당, 갈라 플라타치아의 영묘, 라벤나의 가장 아름다운 교회로 손꼽힌다는 산 비탈레 성당, 산타폴리나레 인 클라세 성당이 위치한 이곳은, 여행하고 싶은 도시 위시 리스트에 추가해 봅니다.


책 후반부는 초기 기독교 수도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초기에는 홀로 수도를 하다, 이후 집단으로 수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상황을 반영해 수도원들이 지어집니다.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위치한 성 카타리나 수도원, 아일랜드 서쪽 해안에 지어진 스켈리그 마이클 수도원, 영국 북동쪽 홀리섬에 위치한 린디스판 수도원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이 시대 수도원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 게, 성경이나 복음서에 대한 필사 문화가 꽃을 피웠다는 건데요.  340장의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 위에 쓰인 성경인 ‘켈스의 서’는 아일랜드 국보 1호급 보물이라 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예술성을 자랑하는 성경 필사본이라네요.


미술사를 다루는 책은, 필연적으로 역사를 언급합니다.  4세기 중반 게르만족의 대이동, 동서로마의 분열, 우상 숭배 금지와 성상 존중의 갈등, ‘카를링거 르네상스’라 불리는 샤를마뉴 대제 등의 이야기는 유럽史와 세계史에 밝지 못한 저에게 상식의 폭을 함께 넓혀주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4권에서는 새로운 천 년을 맞이한 중세 사람들이 고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중세 미술을 다룬다고 하니 얼른 도서관으로 달려가야겠네요.  도서관에 간 김에 황석영 님의 [철도원 삼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황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도 함께 대여해 올 생각입니다.  제 독서 취향이 워낙 잡식성이라…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33번째 책읽기


#양정무  #난처한미술이야기  #초기기독교미술  #콘스탄티누스황제  #비잔티움

#독후기록  #이스탄불  #곤스탄티노플  #하기아소피아  #블루모스크블루모스크  #카를 링거르네상스  #샤를마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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