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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Aug 14. 2024

[2024 독후기록 55] 벌거벗은 세계사 : 권력자

헨리 8세 등 10명의 권력자 대해부

[벌거벗은 세계사 : 權力者편]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과 5명 교수, 교보문고, 2024년 4월, 볼륨 392쪽.



아침저녁으로 더위가 약간은 사그라진 듯합니다.  그럼에도 덥네요.  TVN <벌거벗은 세계사> 방송내용을 수정, 보완해 단행본으로 낸 책입니다.  프로그램 인기가 좋아서인지 이 책 말고도 인물 편, 사건 편, 전쟁 편, 경제 편, 잔혹사 편 등이 먼저 출간되었고, 누적판매 권수가 20만 부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權力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더니 “남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힘”이라 나와있네요.


열 명의 권력자들이 나옵니다.  결혼을 위해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벗어나 영국 국교회(성공회)를 만들어버린 영국의 헨리 8세, 러시아에 단 두 명 있는 ‘대제’라는 위대한 타이틀을 얻고, 해양으로의 진출을 위해 삼각주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한 표트르 대제, 청나라를 만신창이로 만든 중국 역사상 희대의 악녀로 평가되는 서태후(성이 徐氏가 아니라 자금성의 서쪽에 살고 있어서 西태후), 아일랜드 이민자에서 미국의 명문 정치인으로 성장한 케네디 가문 사람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민주주의 유럽을 구한 원스턴 처칠, 레닌의 후계자로 소련을 철권 통치한 스탈린, 영연방 56개국의 정신적 리더이자 70년간 재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미국의 45대 대통령이자 금번 47대 대선에 공화당 후보가 되어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철권통치 종신집권을 실현 중인 러시아의 푸틴, 전 세계에서 아랍에미레이트 부호 만수르와 2022년 공식 부자 1위인 루이뷔통그룹의 베르나로 아르노 회장보다 최소 10배의 재산을 가졌다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 총 10名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섯 번이나 결혼을 한 헨리 8세의 여성 편력은 대단하더군요.  첫 번째 부인은 스페인의 캐서린 공주입니다.  본인보다 6살이 많은 나이에, 원래 형수였다가 형이 일찍 사망하자 정략적 차원에서 형수랑 결혼합니다.  어찌 되었건 23년간 부부의 연을 맺습니다.  두 번째 부인은 캐서린 왕비의 시녀였던 앤 블린으로, 이 사람과의 결혼을 위해 잉글랜드 국교회를 설립합니다.  무리수를 두어 결혼했으면 잘 살았으면 좋으련만, 나중에는 바람을 피웠다는 누명을 뒤집어 씌어 참수형에 처합니다.  그리고선 세 번째 결혼한 사람이 엔 블린의 시녀인 제인 시모어. 그녀는   아들 에드워드를 낳고 후유증으로 사망합니다.  네 번째 부인은 클레페 공국의 앤인데, 생긴 게 헨리 8세의 취향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얼굴이 궁금해 궁정화가인 한스 홀바인을 시켜 초상화를 그려오게 했는데, 한마디로 사기를 당한 거지요.  못 생겨서 6개월 만에 혼인 무효를 선언했고, 왕비가 아닌 ‘왕의 누이’가 되어버립니다.  다섯 번째 부인은 10대 후반의 캐서린 하워드로 그녀 역시 앤의 시녀였습니다.  문제는 바람기가 장난이 아니라 남자관계가 복잡했고, 결혼 후에도 남자 친구를 자신의 비서로 임명해 바람을 피워다 결국 참수를 당하게 됩니다.  이 정도 됐으면 그만 결혼할 만도 한데, 여섯 번째 부인으로 왕실 가정교사 출신의 캐서린 파를 맞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헨리 8세가 먼저 사망하는 관계로, 그녀는 참수되거나 이혼당하지 않고 마지막 왕비가 될 수 있었지요.


물론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만으로 채워진 책은 아닙니다.  각 권력자들 당시의 시대 상황이나 치적 혹은 악행에 대해 낱낱이 해부해(벌거벗겨) 놓았습니다.


제가 지금 이언 커쇼의 [역사를 바꾼 권력자들 : 인물로 읽는 20세기 유럽정치사]를 읽고 있는데요.  여기서도 스탈린과 처칠을 다루고 있네요.  영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 누구인지를 묻는 2002년 BBC조사에서,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튼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大문호 월리엄 셰익스피어를 제치고 원스턴 처칠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의외의 결과죠?  오스만제국과 벌인 갈리폴리 전투에서의 참패로 오명을 뒤집어쓴 처칠이지만, 2차 대전 당시 풍전등화의 영국과 서유럽을 나치 히틀러의 손아귀에서 구해낸 지도자라는 점에서 위대한 지도자이자 권력자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기회 되시면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55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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