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는 잘 보내고 계신가요? 5일간 긴 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어제는 둥그런 보름달 보고 소원도 빌었고, 창단 때부터 평생 응원하는 기아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고, 광주 FC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前대회 준우승팀인 일본 요코하마를 홈에서 7대 3으로 이겼네요. 축구에 진심인 아들은 승리소식에 새벽에 귀가하더군요ㅎㅎ.
법정스님 돌아가신 지도 14년이 지났습니다. 책은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스님의 강연내용을 정리한 책인데, 주로 맑고 향기롭게 모임에서 하신 강연들입니다. 언제 들어도 쉽게, 편안한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워낙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신 분이라 소감보다는 밑줄 긋게 되던 좋은 구절을 옮겨봅니다.
"선행이란 나누는 행위다"(10쪽). 나누면 倍가 됩니다.
"우주의 질서는 변화이다"(제행무상).
"사람이 산다는 건 순간순간 새롭게 피어나는 것"이라며, 어제 핀 꽃과 오늘 핀 꽃이 같지 않듯 늘 새로워지라 하십니다.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선,
첫째, 상대방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둘째, 텅 빈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한마디로 선입견 버리기.
셋째, 대화할 때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정리해 주시네요.
"현대인의 불행은 옛날과는 달라 결핍이 아닌 과잉에서 온다"는 대목에서 넘쳐남이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임을 자각하게 됩니다.
"지식은 머리에서 자라나는 것이지만, 지혜는 마음에서 움튼다"(174쪽)
"희망이란 내일이 있다는 것이다. 절망한 사람에겐 내일이 없다"(192쪽)
"진짜 佛法이란 나쁜 일 하지 말고 착한 일 행하는 것"(214쪽)
참 쉽죠?
"친절과 사랑은 나 아닌 타인에게 베푸는 마음"(250쪽)
"너무 쉽게 얻으면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모른다"(262쪽)는 문장을 옮겨 적으면서 다시금 하나하나 꼼 씹어봅니다.
제게 지금 제일 마음에 다가온 문장은 "무엇이든지 빨리 이루려고 서두르지 마십시오. 인간이 성숙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였는데요. 나이를 먹어도 조급한 마음은 쉽게 나아지지 않는 듯합니다. 벼나 과일이 제대로 익으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함에도, 옆집 논에서 자라는 벼보다 우리 논에서 자라는 벼의 키가 작다며 모내기한 벼를 밤마다 한 뼘씩 뽑아 올리는 누를 범하지 않기 위해선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버려야 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비교는 남이 아닌 어제의 나와하는 것임을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한가위처럼, 모든 분들이 행복한 연휴가 되셨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