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시작됨과 동시에 기온이 급강하했네요. 불과 일주일 사이에 계절이 바뀌었어요. 5일간의 추석연휴를 보낸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징검다리 연휴입니다. 오늘 하루 또 일하면 하늘이 열렸다는 개천절 휴일입니다. 쉬는 것도 힘드네요.
유영만 교수님은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입니다. 이번 책이 교수님이 펴낸 100번째 책이네요. 1995년 첫 책 [지식경제 시대의 학습조직]을 낸 이후 30년 동안 매년 서너 권의 책을 꾸준히 내신 걸 보면 이 분의 열정을 알 수 있습니다.
書名인 ‘코나투스’는 낯선 단어였는데요. 어렵기로 소문난 스피노자의 [에티카]에서 가져온 단어입니다. “단순한 노력을 넘어, 존재를 유지하며 어제와 다르게 발전시키는 에너지”라 설명합니다. 1) 자기 존재를 지속시키려는 선천성, 2) 자기 자신을 확장하려는 능동성, 3) 발휘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다는 개별성, 4) 본질적 측면에서 모든 인간은 코나투스대로 살아간다는 필연성을 코나투스의 네 가지 특징으로 설명합니다.
“자기 계발을 할수록 자기는 계발되지 않고 자아가 오히려 탕진된다”는 주장을 합니다. 남의 성공비결을 백 날 따라 해서는 성공에 이를 수 없다는 건데요. 성공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길은 기도보다는 시도, 남의 생각 읽기보다 내 생각 쓰기,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준비보다 과감한 실천과 지루한 반복, 간절한 목표와 원대한 꿈보다 지금 시작하여 나만의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라 일갈합니다.
한마디로 “습관성 자기 계발을 멈춰야 자기가 계발된다”며 타인의 성공에 주목하고 따라 하는 ‘추종자’가 되기보다,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추월자’가 되길 주문합니다.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무조건 믿지 말고 주체적으로 받아들여야 함과, 모든 성공은 숱한 좌절과 절망을 거친 땀과 눈물의 합작품으로, 성공하려면 먼저 남과 비교하는 일부터 멈출 것을 소리 높여 강조합니다.
얼마前 <세바시 15>에서 저자직강으로 35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단 20분 만에 압축해 설명하는 내용을 접했는데요. 이 책의 핵심은 ‘일생이론’, 다른 말로 ‘성장 방정식’으로 압축할 수 있을 듯합니다.
Y = ERRT/L
(Y : 성공이론, E : 경험, R : 독서, R : 인간관계, T : 사고과정, L : 언어)
괴테는 “내 곁에 있는 사람, 내가 자주 가는 곳, 내가 읽은 책들이 나를 말해준다”라고 했데요. 경험과 독서, 인관 관계를 통해 깨달은 깨우침에 대한 비판적 사고는 分子에 해당하므로 많을수록 좋습니다. 언어로 구성된 分母는 작아질수록 분자의 비중이 커지면서 일생이론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언어는 간단하고 단순 명료할수록 좋습니다. 성공방정식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는 ‘경험’과 ‘언어’ 임은 두 말할 필요 없고요.
언어와 관련해 개념 없는 인간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자, 대화에 생명력과 설득력을 불어넣는 ‘어휘 습득법 10가지’를 제시합니다. 본인이 해온 방식인데, 요약하면 詩集을 읽고 언어의 조탁 과정을 거친 시어를 관찰하고, 동서양의 古典을 읽는다. 다양한 분야의 철학자가 말한 개념을 익히며, 에세이나 평론집 등에서 작가 특유의 개념 사용법을 익혀라. 우리말의 묘미를 찾고, 의미사전을 활용하라. 고사성어나 속담의 적절한 사용과 간판, 광고, 신문, 잡지 제목에 주목하라. 영화의 주인공이 던지는 명대사를 놓치지 말고, 신조어에도 귀를 기울이라 알려줍니다. 이때 자기만의 언어를 구축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야 함도 빼놓을 수 없겠죠?
에필로그에선 자신이 어떻게 책을 읽고 100권이나 되는 책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소회가 담겨있습니다. 적확한 단어 하나를 찾기 위해 수 없이 많은 생각과 불면의 밤을 보낸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교수님 책을 처음 접하시는 분은 중언부언 계속 반복 설명하는 부분과, 언어유희라는 느낌을 받으실 수 도 있으실 텐데요. 단순한 유희가 아닌 치열한 선택의 과정을 거친 글 이었음을 알려 드리고 싶네요.
교수님의 백 번째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조만간 출간 예정인 101번째 책(詩集) [인생이 시답지 않아서]도(책 제목 죽입니다요)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