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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독후기록 9] 파란색 미술관

감성에 푸른 물결을 일으킨 15인의 화가들

by 서민호

[파란색 미술관]

부제 : 감성에 푸른 물결을 일으킨 15人의 화가들.

강민지, 아트북스, 2024년 10월, 볼륨 311쪽.



음력 새해 첫날입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엿새간의 긴 연휴 다섯 번째 날입니다. 엎드려 넷플릭스 보다 보니 허리가 무지 아픕니다. 허리도 쉴 겸, 처가 들러 맛난 음식 먹고 돌아와 읽기를 마무리한 책입니다.


강민지 님은 런던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미술史家이자 작가입니다. 주로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근무했고, 전시기획 경험도 있는 분입니다.


파란색. 파란색 종류만도 백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희망과 위안을 상징하는 색이면서도 우울함을 표현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중세엔 성모 마리아의 옷을 표현하는 색으로, 12C 이후에는 유럽 왕권을 대표하는 색으로 쓰였습니다. 청신호, 청사진, 블루오션 등 긍정적이고 새로운 활로를 의미하는 단어에 주로 쓰인 색인데요. 작품 중 파란색이 돋보이는 17C부터 20C에 활동한 화가 15人의 예술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같은 인상주의면서도 모네는 自然을 중심으로 한 작가로, 르누와르를 친구, 연인들과 같은 사람 중심 작가로 설명합니다. 벤 에포크(아름다운 시대)를 주도하였으나 1년여의 이탈리아 여행으로 르네상스 미술의 대가 라파엘로 작품에 정말 매료되어 후기에는 인상주의와 결별한 르누와르는 "그림은 아름답게 그려야만 하며,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하는 수단이어야 한다"는 지론처럼, 아름다운 그림을 6천 점 넘게 남겼습니다.


스페인 인상주의 화가인 호야킨 소로야, 인상주의에서 야수주의를 거쳐 입체주의, 다시 장식미술로 변신한 라울 뒤피, 체코출신으로 장식미술가인 알폰스 무하와 "미술은 눈앞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생산하는 것으로 진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남긴 이브 클랭이란 작가는 많이 생소한 분입니다.


<아폴론의 전차>를 그린 오닐롱 르동, 20C초 러시아 미술가인 카지미르 말레비치, 덴마크 화가인 페데르 세베린 크뢰위에르 등은 처음 이름 듣게 되는 분들이네요.(내 지식이 짧은 탓이겠지요)


우리에게 익숙한 앙리 마티스, 빈센트 반 고흐, 에드바르 뭉크, 에르가르 드가, 에드워드 호퍼,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작품과 작가님 특유의 해설을 맛볼 수 있습니다.


파란색. 그러고 보니 하늘도, 바다도, 산의 신록들도 대부분 파란색으로 가득 찬 게 자연입니다. 파란색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신선합니다.


저자 소개를 보면 지은 책으로 17C 네덜란드의 문화와 예술을 탐구한 [아틀라스 마이오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도책]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활발한 해상무역과 유례없는 경제성장으로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현저히 높은 교육 수준과 함께, 뛰어난 지도 제작술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그린 페이메이르가 남긴 작품들 배경에는 지도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아틀라스 마이오르'는 요안 블라외라는 네덜란드 지도제작자가 제작한 세계지도입니다. 이런 점을 보면 이 책을 쓴 작가분 관심분야가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이 책도 찾아 읽이봐야겠습니다)


제가 미술 관련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복잡한 현실을 잠시 떠나 나름 힐링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상은 넓고 미술 관련 책은 많지만, 그중에서 색다른 느낌의 미술책을 찾는 분이라면 일독을 추천합니다.


올해 9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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