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은 PD, 고희경 작가
[EBS 다큐프라임 資本主義]
EBS MEDIA 기획, 정지은 PD, 고희정 작가, 가나, 2013년 9월, 볼륨 472쪽.
십여 년 전에 EBS에서 방영된 5부작 다큐멘터리를 2013년에 책으로 출간했네요. 1년 6개월간의 기획, 취재를 통해 제작된 방송인데,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아 이제야 읽었습니다(큰 글자 책으로 읽었는데 가독성이 좋습니다).
이야기는 2011년 9월 뉴욕 월 스트리트 증권 거래소 앞 점령 시위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시위를 혹자는 ‘현대 자본주의의 몰락’이라고도 표현했는데요. 자본주의는 사전적 정의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입니다.
5部 33개의 꼭지로 구성되었습니다. 1部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 빚 권하는 사회>에서는 “돈=빚” 으로 정의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물가가 오른다”는 의미는 “돈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와 동의어라고.
2部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의 비밀 : 금융지능은 있는가?>에서는 “財테크로 제일 많은 돈을 번 사람은 바로 은행이다”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친구들과 내기 당구를 치면 최종적으로 돈을 따는 사람은 플레이어가 아닌 당구장 주인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입니다. 2001년 3월 ‘상호신용금고’가 ‘저축은행’으로 상호 변경이 되고, 이로 인해 저축은행을 일반 은행과 동일한 것으로 오인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더불어 금융이해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합니다.
3部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 마케팅의 비밀 : 소비는 감정이다>에서는 KIDS 마케팅, 마케팅의 꽃이라 불리는 여성 마케팅에 대해 다룹니다. 소비자는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 까지도 소비해 자본주의의 잉여 생산물을 떠맡는 사람이 되었다 지적합니다. 더 나아가 신경과학(무의식)과 마케팅을 결합한 뉴로 마케팅도 다루는데요.
‘마케팅’, ‘PR’, ‘광고’, ‘브랜드 인지’를 설명하면서 비유를 들어 놓은 내용이 신선합니다. 어느 사교회장에서 한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발견하고 수작을 겁니다. ‘마케팅’이란 직접 알리는 것. “나는 돈이 많아.”라고 이야기하면 마케팅입니다. ‘PR’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것으로 “나를 믿어, 그는 돈이 많아.” ‘광고’는 지속적으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어 대는 것으로 “나는 돈이 많아. 나는 돈이 많아. …를 무한 반복하는 것이고, 마지막 ‘브랜드 인지’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자신을 먼저 알아보는 것으로 “내 생각에 당신은 돈이 많은 것 같아요.”로 설명하는데 한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消費는 생존소비, 생활소비, 과소비, 중독소비로 나눠지며, 과소비와 중독소비는 심각한 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4部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아이디어는 있는가?>에서는 세상을 바꾼 위대한 경제 철학자들이 등장합니다. [국부론(1776)]을 쓴 아담 스미스부터, [공산당 선언(1848)]과 [자본론(1867)]을 쓴 칼 마르크스,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1936)]을 통해 국가가 적극 개입, 관리하는 거시 경제학을 창시한 존 메이어드 케인즈를 다룹니다. 그와 반대편 입장을 가진 사람으로 1974년 노벨경제학상을 거머쥔 신자유주의의 창시자 하이에크와, 같은 입장을 보이고 레이저노믹스의 사상적 기반이 된 시카고학파 밀턴 프리드만 까지 소개합니다.(굥 대통령이 읽은 딱 한 권의 책이라고도 하지요)
5部 <복지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서는 복지를 다루는데요. 일방적인 퍼주기식 복지를 지양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생산적 복지, 건강한 복지여야 함을 강조합니다.
마지막 꼭지에서는 5부작 다큐멘터리의 결론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지금까지의 자본주의는 자본가, 은행, 정부를 위한 자본주의였다. 이제는 99%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의 혜택이 돌아갈 때다. 그래야 영속 가능한 자본주의가 된다”며 이야기를 마치고 있습니다.
유튜브 조회해 보니 5부작 몰아보기 동영상(4시간 40분 분량)이 있더군요. 1년 전쯤 올려둔 건데 이미 190만 번 정도 조회가 되었더군요. 책을 읽었으니 다큐멘터리도 복습하는 셈 치고 시청해 볼 생각입니다. 시일이 다소 지난 감이 있습니다만, 현재도 양극화가 더 심하게 벌어지는 등 자본주의의 문제는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현시점에서도 안 보신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81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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