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독후기록 25]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자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2

by 서민호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자]

副題 : EBS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2

궤도, 영진닷컴, 2025년 9월, 볼륨 286쪽.



3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봄이죠. 오늘부터 학교도 새 학기가 시작되고요. 문과 남자라 가능하면 다섯 권중 한 권은 과학기술 쪽 책을 읽는다는 원칙을 세웠었는데, 잘 실천되지 않네요. 올해 읽은 첫 과학책입니다.


궤도 님은 연세대에서 천문우주학을 전공한 과학 커뮤니케이터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인공위성 궤도를 연구했는데, 여기서 본인의 筆名을 따온 모양입니다. EBS 교양 프로그램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2 방송내용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내놓았습니다.


과학자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과학이론을 놓고 첨예하게 경쟁했던 라이벌 과학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전부 라이벌은 아니고 함께 연구했던 분들도 있습니다.


첫 주자는 [코스모스(1980)]로 너무 유명한 칼 세이건입니다. 같은 이름의 13부작 다큐멘터리도 유명한데요. 어릴 적 저도 재미있게 시청한 기억이 있습니다. 과학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 당시 세계 인구의 3%인 1억 4천만 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1990년 보이저 1호가 찍은 지구 사진 다들 아시죠? ‘창백한 푸른 점(the pale blue dot)’이란 제목이 붙어 있는데, 이 사진을 통해 우주의 광대함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우주 속 한 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아웅다웅하며 살아갈 게 아니라, 사해평화주의가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바람과는 달리 미국이 이란을 공격해 현재 전쟁 중입니다 ㅠㅠ)

47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도 첫 장에서 함께 다뤄집니다.


2장에서는 양자역학에 대한 최대 라이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입니다. 불확정성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코펜하겐학파와 고전역학파의 한 판 대결인데요. 읽는 내내 흥미진진합니다.


3장은 종교가 절대권력을 갖던 시절 천문학의 혁명가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요하네스 케플러입니다. 점성술에서 천문학이란 과학으로 출발한 지 400년 밖에 안 되었습니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는 의식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공전한다는 지동설. 인류의 진보는 의문과 질문에서 시작되었음이 확실합니다.


4장은 과학자들 중에서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만유인력을 찾아낸 아이작 뉴턴, 미적분과 이진법의 대가 라이프니츠, 세포를 발견하고 탄성 이론을 정립한 로버트 훅입니다. 훅 이분은 다소 생소한 분입니다.


5장은 화학의 아버지들로, 앙투안 라부아지에와 조지프 프리스틀리입니다. 질량보전의 법칙은 중학교 물상 시간에 배워 용어만큼은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습니다. 세금 징수원으로 프랑스혁명 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네요. “진짜 발견은 발견한 순간이 아니라, 눈앞에 있던 걸 다르게 보는 순간 시작된다”(145쪽)는 문장이 과학적 시각과 사고가 어디에서 출발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6장은 생명과학입니다. 생명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에 대해 [종의 기원],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두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를 소개합니다. 두 여성 과학자는 ‘크리스퍼- 캐스 9’이라는 유전자 가위를 발견한 분입니다.


7장은 電氣입니다. 전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순 없겠죠? 평생 1,093개의 특허를 획득했고, 직류를 고집한 발명의 神 토마스 에디슨과 안정적인 교류를 주장한 니콜라 테슬라의 한 판 승부가 펼쳐집니다. 맞습니다. 테슬라 자동차의 그 테슬라입니다.


8장은 컴퓨터를 만든 미래에서 온 과학자들이란 제목으로 앨런 튜링과 게임이론을 개발한 존 폰 노이만입니다. 튜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암호인 이니그마를 해독하는 기계를 만들어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 공적이 있는데요. 동성애자를 풍기문란 사범으로 처벌하던 당시 영국의 사회 분위기에서, 징역형 대신 화학적 거세를 선택하고, 청산가리에 담근 사과를 물고 42세의 나이에 자살을 택합니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지만, 튜링이 좀 더 오래 살았다면 인류는 지금보다 더 일찍 발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가져봅니다.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불가능한 것도 만들 수 있다”(231쪽). 상상하면 이루어집니다.


9장은 블랙홀 연구의 새 장을 연 스티븐 호킹 박사 단독 주연입니다. 21세에 루게릭 병 진단을 받고 평생 휠체어에 앉은 모습으로 기억되는데요. 1988년 출간되어 전 세계에 천 만부 이상 팔린 책 [시간의 역사]가 있습니다. 저도 당시 이 책을 구입했고 지금도 책꽂이에 꽂혀 있는데요. ‘호킹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책의 전체페이지를 100이라고 했을 때 실제 책을 읽은 페이지를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시간의 역사]의 호킹지수는 6.6. 저 역시 이 지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이 책을 펴 읽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마지막 10장은 우리나라 과학자입니다. 입자물리학자로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한 이휘소 박사(미국명 벤자민 리), 을미사변 당시 일본식 군대 별기군의 고위간부로 을미사변 당일 宮의 경비책임자로 일본 낭인들에게 궁문을 열어준 친일파 우범선의 아들 우장춘 박사입니다. 육종학자로 ‘씨 없는 수박’을 개발(실 개발자는 일본인 기하라 히토시) 한 것으로 잘못 알려진 분인데요. 해방 후 그리고 전쟁 중 배고픔에 시달리는 아버지의 나라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귀국해, 농업연구에 몰, 속이 꽉 찬 결구배추와 제주도 감귤농사, 병충해에 강한 감자 등을 개발해 우리의 식량난을 해소한 분입니다.


총 21名의 과학자가 등장합니다. 성인이라면 교양과 상식 측면에서, 학생이라면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데 도움 되는 책입니다.


올해 25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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