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복을 벗은 뒤에야 깨달은 것들. 정재민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
副題 : 판사복을 벗은 뒤에야 깨달은 것들.
정재민, 페이지2, 2025년 10월, 볼륨 355쪽.
정재민 님은 1977년 경북 경주생입니다.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판사로 십여 년을 근무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되어 첫 재판의 주심판사로 참여한 이력이 있습니다. 부장판사 되기 직전 사직 후, 국방부에서 국제업무담당 법무관, 외교부 독도법률 자문관, 방위사업청 무기 수출과 군함 제작 부서장, 다시 법무부 심의관을 거쳐 2024년 로펌을 설립해 대표 변호사로 활동 중입니다. 소설 [보헤미안 랩소디], 에세이로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2018)], [혼밥판사(2020)] 등을 쓴 소설가이자 작가이기도 합니다. 위에 언급한 책들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 서가에서 만나자마자 대출해 온 책입니다.
작가는 삶을 두 국면으로 나누는데요. 하나는 혼자 사는 국면. 나머지 하나는 타인과 관계 맺으며 사는 국면입니다. 책은 후자와 관련된 삶의 모습을 주로 다룹니다.
변호사가 형사사건을 수임하게 되는 과정을, 수사개시 및 공판절차가 진행되는 순서대로 따라가며 총 4장으로 구성했습니다.
1章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클라이언트를 만나게 되는 인연법을 이야기합니다. 변호사의 조력량은 변호사의 능력과 그 사건에 투입하는 시간이라는 말에 밑줄 그어봅니다.
書名에서 언급한 핵심어가 믿음, 곧 신뢰인데요. "변호사 일의 본질이자 동력은 믿음이다"(99쪽)는 문장도 눈길을 붙잡습니다.
2章은 경찰서에서 피의자 조사과정입니다. 사회계약설의 창시자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이 소환됩니다.
더불어 "검찰의 진짜 힘은 죄지은 사람을 감옥에 보내는 기소권 보다, 죄 있는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는 불기소권에 있다"(158쪽)는 문장도 공감이 갑니다. 얼마 전까지도 어렵지 않게 이런 검찰 모습을 국민 모두가 봐왔으니까요.
3章은 구치소에서 입니다. 인신이 구속된 상태에서의 진행과정입니다. 쇠창살 안에 갇혀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4章은 법정에서 입니다. 판사로서 재판을 하다가, 이젠 변호사로서 재판을 받는 입장으로 바뀐,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좋은 재판의 핵심은 정확성과 공정성입니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선입견과 편협된 경험, 그리고 부정확한 기억력에 의지하는 인간판사보다는 AI가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일정 부분 공감하게 됩니다.
저자가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중에 쓴 글들입니다. 발리의 유명한 관광지 이름을 들으며 재작년 다녀온 발리여행을 떠올리게도 한 책입니다. 빠당빠당 해변에서 쥴리아 로버츠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멋진 대사가 나오는데, 정작 그곳에 방문했을 땐 선텐과 서핑하는 사람들, 그리고 멋진 낙조에 정신이 팔려 이런 대사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같이 바다를 건넙시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대로 된 변호사를 선임하는 방법(전관 변호사 말고), 그리고 인간에 대해 신뢰(그게 거짓으로 밝혀졌을지라도)하고 살자는 내용으로 읽힙니다.
재밌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24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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