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독후기록 26] 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살아있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법의학자의 생존교양지식

by 서민호

[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副題 : 살아있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법의학자의 생존교양지식

유성호, 위즈덤하우스, 2025년 10월, 볼륨 303쪽.



유성호 님은 서울대의대 법의학과 교수이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입니다. 1999년 첫 부검을 시작해 27년 동안 약 3천 건이 넘는 부검을 진행했습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부검실에서 생의 마지막 흔적을 만나는 분인데요. 생명이 꺼진 후에야 만나는 법의학자로 죽음을 해석해 오다, 역설적이게도 황당한 죽음에 이르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깨달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은 꼭 살아있을 때 읽어야 한다”는 말이 역설적입니다. 죽은 자는 말고 못하지만 책을 읽을 수 도 없는 게 당연하니까요.


책은 크게 두 부분입니다. 첫 章은 우리 몸에 있는 장기에 대한 이야깁니다. 심장, 혈관, 뇌, 폐, 위, 소장, 대장, 간, 비장(지라), 담낭, 췌장(이자), 혈액 그리고 DNA까지, 열세 가지를 하나하나 기능과 문제가 될 수 있는 리스크 팩터, 실제 부검을 통해 사인으로 밝혀진 사례 등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두 번째 장은 가능한 죽지 않는 법에 대해 다루는데요. 한국인 사망원인 1位인 암, 술과 담배, 체온, 스테로이드, 다이어트 약을 다룹니다. 암은 나이 들수록 경험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최고의 방법은 예방, 그다음이 조기발견임을 강조합니다. 우리 몸에 세포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암세포는 PD-L1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하는데, 면역세포인 T림프구 표면에는 PD-1이라는 입자가 PD-L1과 결합하면 T림프구가 작용을 못합니다. 이러한 PD-1의 기능을 원천 봉쇄하는 면역함암제가 바로 <옵티보>와 <키투로다>입니다. 문제는 신약이다 보니 건강보험처리가 안 되고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게 문제. 제가 하는 일이 이쪽과 조금은 관련되어 있다 보니 관심이 더 가게 되네요.


다이어트 편에서는 2021년 미국 FDA에서 승인되고, 일론 머스크가 복용해 효과를 보았다는 기적의 살 빼는 약 <위고비>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습니다. 제 주변에 <위고비> 처방을 받아 3개월 만에 체중을 10킬로그램 이상 감량한 동생이 있는데요. 요즘에는 <위고비> 말고도 <마운자로>라는 약물이 더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도 들리네요. 아! 제가 과체중이긴 하지만 약물에 의존할 생각은 없습니다.


투병하는 암환자 본인도 통증과 치료에 따른 여러 부작용으로 힘들지만,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돌보는 가족(간병하는 사람)들의 고통도 무시 못할 수준입니다. 암뿐만 아니라 치매환자를 둔 가정은 더욱 상황이 안 좋고요. “간병은 사랑과 책임의 이름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무게는 가족의 몸과 마음을 서서히 짓눌러 온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두 단어는 술과 담배입니다. 음주와 흡연은 만병의 근원입니다. 군 제대를 한 달여 앞두고 손대기 시작한 흡연이, 耳順을 앞둔 나이가 되기까지 30년 훌쩍 넘게 지금도 태우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중간에도 금연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 따로, 한 모금 빨고 싶다는 유혹 따로 강하게 느껴지네요.


몸속 장기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주의하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필수적인 생존교양지식을 얻을 수 있는 알찬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26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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