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좋아하는 평범한 검사, 총장과 맞서다. 박은정
[징계를 마칩니다]
副題 : 일 좋아하는 평범한 검사, 총장과 맞서다.
박은정, 안나푸르나, 2025년 7월, 볼륨 327쪽.
박은정 국회의원의 책입니다. 1972년생으로 28살에 검사가 되어 24년간 봉직했습니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인 2020년 시절,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의 감찰을 담당했고, 이후 그가 대통령이 된 후인 2024년 2월 법무부로부터 해임을 당했습니다. 익월인 3월 조국혁신당에 입당, 현재는 제22대 국회의원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 중입니다. 조그맣고 가녀린 모습, 그러나 똑 부러지고, 핵심을 파고드는 발언에 속 시원해 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책은 감찰담당관 시절 마무리하지 못한 징계를, 2025.04.04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을 파면하면서 마무리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총 5章 구성입니다. 1章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입니다. 대학생이자 만 20살이었던 1992년, 故 조영래 인권변호사의 유고집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는 없습니다]를 읽고 영향을 받아 사법고시에 도전하게 됩니다. “검사는 그냥 평범한 행정직 공무원이다”(37쪽)는 문장에 삐뚤어진 검찰을 어떻게 개혁해 나갈지에 대한 방향성이 숨어 있습니다.
2章 <나를 키워 준 순간들>은 학창 시절과 고시생으로서의 삶, 초임 검사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자신의 삶의 나침반이 되어 준 분으로 평생 기자의 제대로 된 삶을 보여준 故 리영희 선생님을 꼽습니다. 더불어 인생 책으로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이야기하는데요. 1969년 집필 시작하여 25년 만인 1994년에 전권 5부 16권의 책이 완성됩니다. TV 드라마로도 수 차례 제작 방송된 소설입니다. 최서희와 길상, 용이, 월선, 강청댁 등 등장인물에 대한 해석에 주목하게 됩니다. 같은 소설을 같은 사람이 읽어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 달라지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 읽으면 읽는 사람만큼의 다양한 해석과 감동이 다릅니다. 저자가 느꼈던 감정을 잘 표현해 놓았네요.
2장의 마지막 문장 “인생의 숱한 갈림길은 돌아볼 때 비로소 보인다”(134쪽)에선, 프로스트의 유명한 詩 <가지 않은 길>이 연상됩니다. 갈림길을 앞두고 있을 땐 그 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없을 테니까요.
3章 <무도한 권력에 맞서>는 윤석열의 전횡에 대하여, 4章 <내란 그리고 파면>에선 그의 무능과 몰염치, 그 결과로 국민의 힘으로 이뤄낸 파면과정을 차분히 복기합니다.
5章은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곳인 검찰개혁에 대해 다루는데요. 現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재직 중인 후배 임은정 검사에 대한 애틋함도 엿보입니다.
“나의 검찰개혁은 검사가 동사무소 직원처럼 평범한 공무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283쪽)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비대해지다 못해 삐뚤어진 검찰 권력을 해체하기 위해, 검사의 특권을 보장하는 현 검사징계법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하게 됩니다.
더불어 조희대의 대법원이 보여줬던 행태에 사법개혁 역시 절실히 필요합니다.
마지막 6章은 자신의 소회와 미래에 대한 희망사항을 담고 있네요.
이 책이 출간된 이후 <알릴레오 북스>에 출연해 두 회 방송 분량으로 대화를 나누는 걸 들었습니다. 그전에도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분인데, 책을 읽고 났더니 그에 대한 호감이 더욱 높아지네요. 그의 바람대로 검찰개혁이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
6월 3일 풀뿌리 민주주의 토대인 지방선거가 실시됩니다. 대선이나 총선만큼 많은 관심을 갖진 못하지만, 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이니 만큼, 능력 있고 바른 의식, 도덕성을 가진 분들이 선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해 28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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