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하고 싶은 거니?
직장인들은 언제나 맘속에 사직서를 품고 산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나도 입버릇처럼 '그만두고 싶다'를 말하는 것 같다.
밀려드는 업무에 하루를 시달리고 나면 사직의 생각은 더 짙어진다.
그러던 중 예기치 않게 하루의 휴가가 주어졌다.
늘어지게 자고 하루 종일 뒹굴며 맛있는 거 먹고 푹 쉬겠다 맘먹은 것도 잠시,
10시가 넘어가니 잠은 애초에 달아나고 배달음식 하나 먹고 나니 더 이상 생각나는 음식도 없었다.
리모컨을 한 10바퀴 정도 돌린 것 같다.
쉬는 날이 주어지면 거창하게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생각이 무색할 만큼
소파와 혼연일체 된 나의 하루가 어느새 의미 없는 시간이 되어
회사에서 일하며 일상을 보내는 내 모습이 소중해졌다.
그토록 바라던 휴식인데 말이다.
당황스러웠다. 즐겁지가 않았다. 오히려 우울감이 밀려왔다.
이게 맞나? 하루라는 휴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데.
쉬는 방법을 잊은 것 같다.
회사일과 집안일 중간에서 위태롭게 균형 잡기를 하던 내 삶에서
갑자기 던져진 휴식은 나를 고장 나게 했다.
무엇으로 행복감을 느꼈는지 잊은 지 오래다.
아무 이유 없이 놀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걱정 없이 친구와 떠들며 시간을 보낸 적이 언제였던가.
언젠가부터 내 맘속에 자라게 된 '불안'이라는 친구가 없을 때는
휴식이 즐거웠던가?
이유를 모르고 갈피를 못 잡겠는 하루였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준비가 내 맘을 안정시켰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어 불안이 가 진정되었다.
이게 어찌 돌아가는 것인지 참...
휴식하는 방법을 공부해야겠다.
일부러라도 굳이 시간을 내어 휴식하는 올바른 방법을 연습해야겠다.
잘 쉬어야 잘 일할 수 있다 했는데
노예근성이 몸에 밴 것인지 쉬는 게 불안해졌다.
일단 내가 어떤 것으로 행복감을 느끼는지 알아봐야겠다.
40년 가까이 살며 나라는 사람 설명서가 하나도 없다.
그저 일하고, 집안일하고, 육아하고...
중간중간 떠났던 여행도 마치 해치워야 하는 숙제처럼 생각했다.
즐기지 못했다.
내가 무엇을 놓치고 사는지, 왜 진정한 휴식을 즐기지 못하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겠다.
누구 아시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