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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Aug 19. 2022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공동경비구역 JSA>

영화 육사오를 보기에 앞서

이제 곧 영화 육사오가 나온다. 영화 육사오는 북한 쪽으로 넘어간 로또를 찾기 위한 남한과 북한의 이색 코미디 영화이다. 이 영화의 내용을 듣자마자 생각이 나는 영화가 있었다. 그건 바로 공동경비구역 JSA였다. 

뉴스에서는 계속 북한은 미사일 관련 도발을 이어간다. 이에 국군도 미사일을 발사를 한다. 이런 현실이 단순히 지금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우리나라도 미사일을 쏘는 것이 거리낌 되지 않은 시기로 이어지게 될까 두렵다. 북한과 남한. 같은 한국이었음에도 이제는 다른 나라가 되어버린 두 나라. 그리고 그 두 나라의 국경 최전방.     

     

오늘 알아볼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이다.

     

지금은 월드 클래스가 되어버린 박찬욱 감독의 영화로,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김태우, 신하균 등 유명한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지금으로부터 벌써 20년이나 되어버린 오래된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연출과 스토리가 시선을 끌고 있다.      




<줄거리>     


여덟 발의 총성! 진실은 그곳에 있다. | 미스터리 휴먼 블록버스터 - 2000년 최고의 프로젝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 북측 초소에서 북한 초소병(신하균 분)이 총상을 입고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이후 북한은 남한의 기습 테러 공격으로, 남한은 북한의 납치설로 각각 엇갈린 주장을 한다. 양국은 남북한의 실무 협조 하에 스위스와 스웨덴으로 구성된 중립국 감독 위원회의 책임 수사관을 기용해 수사에 착수할 것을 극적으로 합의한다.     

  중립국 감독 위원회에서는 책임 수사관으로 취리히 법대 출신의 한국계 스위스인이며 군 정보단 소령인 소피(이영애 분)를 파견한다. 태어나 처음으로 한국에 입국한 소피는 남측과 북측 모두 피의자 인도 거부와 관계 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수사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어렵게 사건 당사자인 남한의 이수혁 병장(이병헌 분)과 북한의 오경필 중사(송강호 분)를 만나 사건 정황을 듣게 되지만, 그들은 서로 상반된 진술만을 반복해 수사는 점차 미궁으로 빠져든다.     

  그러던 중 사건 최초의 목격자인 남성식 일병(김태우 분)의 진술에서 의혹을 느끼고 수사를 주변 인물로 확대시켜 나간다.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남북한의 상부조직의 음모와 극도의 혼돈 상태에 빠진 피의자들, 중립국 감독 위원회 측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로 소피는 계속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시체 부검과 증거물 조사, 공격적이고 치밀한 추적으로 점차 진실에 가까이 접근해 간다.     

  그러던 중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한 남성식이 돌연 투신자살을 시도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상부 조직은 소피의 아버지가 과거 한국전에 참전했던 인민군이었음을 폭로하고 중립국 감독 위원회를 사주해 소피의 수사 전권 해임을 통보한다. 남한 병사 이수혁 병장은 왜 북한 초소병을 쏘았을까? 최초 목격자인 남성식 일병은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그리고, 북한의 오경필 중사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 그녀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마지막 시도를 감행하는데.     


이 영화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oint Security Area 줄여서 JSA라고 불리는 장소에서 벌어진 북한군과 남한군의 총격 사건을 다루고 있다. 죽은 것은 북한군 병사 2명. 살아남은 북한군 병사 1명과 남한군 병사 1명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들의 이야기 중 무엇이 진짜일까? 과연 이곳, 극단적으로 폐쇄되어 있는 공간에서 벌어진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스토리를 요약을 하자면?     

     

JSA. 그곳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장점>     

     

영화의 구성. 노래. 연기. 다시 봐도 좋다.          


북한군 오경필[송강호], 남한군 이수혁[이병헌]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영화는 3부로 구성이 되어 있다. 공동 경비구역 Joint Security Area의 이름처럼. Area : 사건의 시작을. Security : 사건에 대한 당사자들의 진술로. Joint :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는 3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지금에 와서는 흔한 구성 일지 몰라도. 영화에서는 JSA를 거꾸로 A부터 J까지 역순 행적으로 사건을 구성하여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무엇이 진실인가를 쫓아가게 하고 있다. 우리는 영화에서 소피장[이영애]의 역할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들의 진술과 상황을 보고서 무엇이 올바른지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영화의 결말이 나오고 다 끝나고서도 이어진다. 우리의 판단이 올바랐는가. 이 사건을 보고 깨닫는 것은 결국 우리일 테니까.     

 영화에서 나오는 배역들의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다. 북한군 오경필[송강호]의 연기는 정말 북한군이 연기를 이어나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이에 질세라 남한군 이수혁[이병헌]의 연기 또한 실제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군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연기가 탄탄하기 때문일까? 관객들은 영화의 배역과 이곳에서 벌어졌던 사건에 더욱 빠져들 수밖에 없다.     

 영화를 보면 익숙한 노래가 들려올 것이다. 영화의 OST들. 분명 재밌는 장면인데 즐거워야 하는 장면인데 OST들은 그 장면을 씁쓸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즐겁지가 않다. 웃긴 장면이지만 안쓰럽고, 즐겁게 이들이 웃고 있어도 영화를 보는 내내 안쓰럽기만 하다. 영화의 OST들은 그것을 밑에서 지지해 주고 있는 것이다.     

     



무거운 주제. 영화를 보고 남는 이 찝찝한 감정은?          


즐거워야 하는 장면인데. 왜 나는 불안하고 무서울까.


 영화에서는 북한군과 남한군 개인의 우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 우정은 결코 들켜서는 안 되는 우정이다. 누구에게도 들켜서도 안되고 이들만이 가져야 할 아주 중요한 비밀이다. 하지만 그 비밀은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그 비밀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행복이 아니다. 불안함이다. 남한과 북한. 멀리 떨어져 있는 그 두 나라의 병사들이 같이 놀고 즐기는 장면에서 우리는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함은 이 영화의 무거운 주제에서부터 이어지고 있다.      


자네는 판문점을 몰라. 진실을 감춰서 평화가 유지되는 곳 말일세.     

작중에서 장교는 이런 말을 내뱉는다. 진실을 감추기 때문에 평화가 유지가 된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한 대중으로서 우리는 많은 진실을 모르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진실에는 평화가 있다. 하지만 그 평화는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일까. 거짓으로 이루어진 평화는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영화는 그 질문을 돌아보라는 듯 우리에게 물어본다. 선 하나를 넘을 수도 없는 평화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충격적인 장면과 임팩트 있는 결말. 그렇다면 우리는?      


빨리 쏘는 것과 침착하게 쏘는 것. 남한군 이수혁[이병헌]은 무엇이었을까


실전에서는 말이야 뽑는 속도 같은 거는 중요하지 않아, 전투기술? 그런 거 없어. 얼마나 침착한가, 얼마나 빨리 판단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느냐? 그게 다야

작중에 나오는 북한군 오경필[송강호]은 저 대사를 말한다. 이는 평소 총을 빨리 뽑는다고 자랑하던 남한군 이수혁[이병헌]과는 대립되는 대사이다. 저 대사는 처음부터 나온다. 저 대사가 말하는 의미는 우리는 결말에 가서 알게 된다. 누가 총을 쐈고. 누가 총을 쏘지 않았는가. 누가 죽었고 누가 살았는가. 마지막에 다다를수록 저 대사가 주는 말의 무게는 달라진다. 처음에는 허세로 느꼈던 저 대사는 마지막에 가서 어떻게 변하게 되는가. 이 영화를 하면 빼먹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결말이다. 결말이 주는 묵직함은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그 결말에 도착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우리는 어떠한 여정을 걸었었는지를 말이다. 영화가 개봉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에 우리는 달라진 것이 있는가? 우리는 그 결말을 이제는 추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단점>     

     

영화는 수많은 장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명작이라는 소리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도 당연히 단점은 찾아낼 수 있다. 무엇이 과연 단점이었을까?     

     

비현실적인 사건. 민감한 사람이었다면 알아챘을 수도?          


사건의 시작점이었던 이 지뢰. 말이 되나...?


일단 남한군 이수혁[이병헌]과 북한군 오경필[송강호]이 만나게 되는 계기가 바로 지뢰이다. 지뢰를 밟고 발을 떼지 않아 터지지 않았다는 설정이었는데 과연 말이 되나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발을 떼지 않았다 해서 생존하게 되는 사건이 영화적 각색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의아함을 우리는 드러낼 수 있다.  또한 이곳은 JSA이다. 이들이 아무리 폐쇄되고 고립된 공간에 있다 해도 이들끼리 친해진다는 설정이 계속해서 나오게 된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것은 군인으로서의 책무를 벗어던지는 일이다. 한민족 하나의 민족이라 해도 이들은 국경의 최전선에서 해야 할 임무가 있기에 이들의 행동에서 개연성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다. 만약 영화적 각색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났다면 과연 이 사건은 어떻게 끝이 나게 되었을까?     

     



감정의 휘발성. 이 영화는 미화다. 이 영화는 현실이다.          


분단이 당연시되는 미래는 찾아오고 있다. 그때가 되면 이 영화를 말하는 사람들도 분단될 것이다.

  

영화는 북한군과 남한군의 우정을 그려낸다. 그 우정은 이뤄질 수 없다. 우리나라는 분단의 상태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분단.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슬픔이었다. 분단이 되어있기 때문에 이들의 우정이 이뤄질 수 없다는 비극을 보고서 지금의 우리는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다. 이 영화가 1990년대에 나왔으면? 그럼 더욱 슬픔과 안타까움이 강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과 생각이 과연 미래에도 이어질까. 기억은 잊히고, 감정은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면 분단이라는 현실은 어쩌면 우리의 자식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로 바뀔 것이다. 분단이 된 것이 당연해져 버리는 현실이 찾아올 것이고, 통일은 이뤄질 리 없는 꿈과 같은 대상으로 바뀔 것이다. 그런 미래에서 이 영화가 말하는 주제와 감정은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잊혀 버린 과거 속에서 미래의 사람들은 어떻게 이 영화를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 의문이 영화 곳곳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평가>     

     

한 줄 평 : 20년 동안 바뀌지 않았던 현실. 앞으로는 과연 바뀌게 될 것인가.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내가 볼 때의 감상이 궁금해지는 영화.      

     

스토리 : 4/5      

[매력적이다.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그 사건의 결말도]     

     

연출 : 4/5     

[사건을 구성하는 방식에 있어, 우리는 무엇을 봐야 하는 것인가. 연출은 그 상황에 집중하게 도와주고 있다]  

     

작품성 : 4/5     

[20년이 지난 지금은 아직까지 4점. 영화는 현실을 냉혹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 현실이 언제까지 냉혹할까]     

     

총평 : 4/5     

[시간을 내서 볼 가치가 있는 작품. 씁쓸한 현실, 남과 북의 대립. 모든 것은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만약 오늘 남한과 북한 사이의 갈등을 매력적으로 그린 영화를 보고 싶거나
개인의 우정과 분단의 현실을 그려낸 영화를 보고 싶다면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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