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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Sep 16. 2022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돈 룩 업>


우리는 위를 보지 않는다. 무슨 의미인지 다들 알 것이다. 우리는 핸드폰 세상에 빠져 있거나, 현실의 무거움에 계속해서 고개를 밑으로 숙인다. 늙어질수록 시선은 바닥을 향한다. 우리는 위를 보지 않는다. 허황된 사이버 세상 속에 빠져 우리는 항상 그 안에서 재미를 느낀다. 실제 그 화면 밖에는 전혀 상관을 쓰지 않고. 위를 쳐다보지 않는다. 하늘을 보지 않는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화면 속 안. 위를 바라보는 행위는 뭐가 그리 힘든 것일까? 


오늘 알아볼 영화는 <돈 룩 업>이다.


어떤 상황이 처해져야 우리는 위를 볼 수 있을까? 소셜미디어와 화려한 핸드폰 속 세계. 그에 비해 다소 지루할법한 현실 세계를 우리는 언제 볼 수 있을까? 이 영화에서는 바로 종말이라는 시점으로 주목하였다. 멸망에 가까워지는 순간, 우리는 그제야 위를 바라보게 되리라.






<줄거리>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는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섰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지구를 파괴할 에베레스트 크기의 혜성이 다가온다는 불편한 소식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지구를 멸망으로 이끌지도 모르는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언론 투어에 나선 두 사람,
 혜성 충돌에 무관심한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과 그녀의 아들이자 비서실장 제이슨(조나 힐)의 집무실을 시작으로 브리(케이트 블란쳇)와 잭(타일러 페리)이 진행하는 인기 프로그램 ‘더 데일리 립’ 출연까지 이어가지만 성과가 없다.
 혜성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단 6개월, 24시간 내내 뉴스와 정보는 쏟아지고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푹 빠져있는 시대이지만 정작 이 중요한 뉴스는 대중의 주의를 끌지 못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세상 사람들이 하늘을 좀 올려다볼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제니퍼 로랜스]가 랜틀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지구가 곧 멸망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것에서 시작이 된다. 엄청난 크기의 행성이 찾아오고 있는 지금, 이 둘은 서둘러 이 소식을 알리려 한다. 하지만 정부의 가장 위 대통령은 전혀 그 사실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은 자신의 표심에 대해 더 신경을 쓸 뿐. 케이트와 민디 박사는 이런 소식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TV 인기 프로그램에 출현하게 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과연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올 것인가? 앞으로 6개월. 6개월 내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사실.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지구 멸망이 다가오는 소식을 전달하려는 케이트와 민디 박사. 그 소식을 들은 현재 우리의 반응






<장점>



            냉혹한 현실 분석. 실제 지금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구 멸망 소식을 들었음에도, 이들은 웃는다. 단순히 앵커로서의 역량일까? 아니면 단순 농담이라 생각하는 걸까?



 지구는 지금 점차 쇠퇴하고 있다. 언젠가 빙하는 다 녹을 것이고, 아마존 숲은 다 사라질 것이다. 물은 오염되고 우리는 점차 부족해지는 사회에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에어컨을 틀고, 일회용품을 쓸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대중들도 마찬가지이다. 케이트와 민디 박사가 TV 프로그램에 나가 그 사실을 알림에도, 이들이 말하는 소식은 셀럽들의 연애, 결혼 이야기보다 더 큰 흥미를 끌지 못한다. 그 대중들은 멸망이 가까이 왔음에도 본인하고 상관없는 이야기라 여기기 때문이다. 대통령조차 6개월 뒤의 미래보다는 현재의 표심에 집중하고. 이 영화에서 심각한 것은 케이트와 민디 박사뿐이다.                                            

 후에 민디 박사는 대중에 관심을 받고, 케이트는 대중에게서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민디 박사는 멸망이 가까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눈앞에 다가오는 권력과 유혹을 벗어나지 못한다. 오히려 그것들을 즐긴다. TV 프로그램에 계속해서 나가고,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운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해서 언론의 중심에 서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런 유혹들에 멸망이라는 단어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케이트는 대중의 조롱 대상이 된다. 밈(Meme)으로 만들어져 그녀를 나쁜 의미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케이트는 그런 대중의 조롱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탈을 한다. 히피족들과 만나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녀는 멸망에 대해 걱정을 한다. 두 사람 모두 대중에 의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대중의 관심이 많이 쏠렸을 때의 벌어지는 모습. 그것이 호의이거나, 조롱이거나. 두 사람의 모습은 현대의 지금 당장이라도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좋은 연출과 지루하지 않을 법한 사건들. 재미가 있다!           


영화에서 나오는 대중들의 모습. 언론을 따라가면서 믿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현재를 조롱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는 모습은 다소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관객들은 케이트와 민디 박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임을 알고 있는 상태로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 그렇기에 대중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처음에는 의아함을 가질 것이다. 멸망이 다가온 상태에서 대중들은 평소처럼 행동하고, 언론은 이득에 따라 움직이고. 회사에서는 쓸만한 광물이 있다고 하는 등 이야기를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영화를 다 볼 때쯤이면 그것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모르고 싶었던 모습을 실제로 꼬집는 듯하다. 영화에서는 그런 현실을 드러내기 위해 좋은 연출과 연기에 힘입어 영화를 진행해 나간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씁쓸함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통쾌하다.  풍자극은 너무나도 신박했고, 현실의 모습에 가까웠다.                                    




            기존 영화와의 차이. 이것은 재난 영화일까?          


텅 비어버린 마켓 안. 사람들은 재난을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기존 재난 영화들을 살펴보자. 기존 재난 영화에서는 재난이 침범해오는 상황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그려내고 있다. 인간이 재난을 막으려고 하는 행동은 의미가 없으며, 결국 재난이 발생하여 재난의 무서움과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여주게 된다. 그런 영화들을 보면 우리는 재난의 두려움을 겪게 되며, 그런 재난이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영화는 재난 영화가 맞다. 실제로 운석이 6개월 뒤에 떨어져 오니까. 하지만 영화 내에서는 재난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재난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멸망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며 재난에 대해 두려움을 겪지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는 그런 재난을 막으려는 행동들, 즉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재난이 오기까지 대중들은 무엇을 하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위에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이 영화는 흔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 인재의 영화라 말하고 싶다.                                    






<단점>



            블랙코미디와 웃음 코드. 난 웃겼어. 그럼 된 거겠지?          


돈이 많은 기업인에게 움직이는 무능한 정부층의 모습. 이것을 보고 웃긴가? 아니면 불편한가?


   영화는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를 가지고 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정한 상황을 익살스럽게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블랙코미디의 최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기 때문에 웃음이 나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웃음 코드는 정확히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이 상황을 알고, 이들의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너무나도 현실적이기에, 어쩌면 우리의 모습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내서 불편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영화 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의 기반을 모르는 사람들은 웃긴 상황인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려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나오거나, 트위터가 나오거나, 위로 보라 위를 보지 마라로 싸우는 이유를 이해하기에는 그 상황에 대한 기반을 모른다면 같이 웃음을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아쉬운 스토리텔링.  뭐... 코미디니까...          


영화에서 등장하는 두 인물의 이야기. 이들의 이야기는 매력적이었을까?


  솔직히 이 영화는 스토리가 없다. 스토리 랄 것이 명확하게 없다. 그냥 결말까지 한 줄로 정리할 수도 있다. 운석은 지구에 떨어져서 지구가 멸망한다. 그것이 전부이다. 이 영화에서는 구체적인 스토리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영화 내에서는 구체적인 스토리를 드러내기보다는 인물들의 행동으로 현실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좋은 요소이다. 하지만 스토리나 재난과 관련된 장면을 기대하면서 간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과정에 좀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



한 줄 평 : 재난 장면이 없는 영화.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럼에도 재난 영화라 불릴만하다.


스토리 : 3/5

[영화 내에서는 매력적인 스토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연출 : 4/5

[재난이 닥쳐온 상황에서 현실에 있을법한 이야기들을 매력적인 연출로 그려내고 있다. 너무나도 현실감이 넘친다.]


작품성 : 3.5/5

[미래의 위기를 대하는 대중들의 모습을 그려낸 블랙코미디 영화. 블랙코미디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총평 : 3.5/5

[나에게는 매력적이었던 작품. 하지만 재난 영화를 기대한 사람, 스토리텔링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을 법한 작품.


 현실을 날카롭지만 우스꽝스럽게 비판하는 블랙코미디의 영화를 보고 싶다면
영화 < 돈 룩 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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