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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Nov 09. 2022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스파이더 헤드>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기쁨, 공포, 행복 등 다양한 감정은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있고 우리의 인식 체계를 구성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의문이 든다. 만약 사람의 감정을 조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긴박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급하다는 감정이 아니라 냉정한 생각을 할 수 있게 감정을 조절한다면 보다 빠르게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부부 싸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서로에게 행복이라는 감정을 주입시키면 그 관계는 빠르게 해복될 것이다. 이처럼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하에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오늘 알아볼 영화는 <스파이더 헤드>이다.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우리는 감정에 너무나도 억눌러져 있다. 감정은 사람을 행동하게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를 나면 무언가를 부수고 싶고 행복하면 그 상황에 안주하고 싶다. 감정은 생각을 무뎌지게 한다. 화를 낸 뒤 그 상황을 후회하는 사람도 있고, 행복을 즐긴 뒤 깊은 상실감을 겪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사람은 감정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감정을 우리는 스스로 조절할 줄 안다. 하지만 그것을 인위적으로 만들게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감정의 자유의지와 선택을 잃어버린다면?






<줄거리>



뛰어난 과학자(크리스 헴스워스)가 운영하는 최첨단 교도소.
이곳에서는 재소자들을 상대로 감정을 조절하는 신약 임상 실험이 이루어지는데.
실험에 자원한 두 재소자(마일스 텔러 & 저니 스몰렛)가 각자의 과거와 싸우며 연대를 맺는다.


영화의 배경은 스파이더 헤드 교도소라는 곳이다. 그곳은 교도소이지만 철창이나 간수가 없다. 갇혀있는 재소자들도 게임이나 독서 커피 등 원하는 곳으로 움직이고 행동할 수 있다. 교도소이지만 자유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것도 조건이 있다. 바로 뛰어난 과학자인 스티브의 실험에 참가하는 것. 스티브는 사람의 허리에 모비 팩이라는 기계를 달아 각종 제약을 실험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인 제프도 이런 실험의 참가자이며, 다양한 실험에 참가하게 된다. 그러면서 제프는 다양한 재소자들과 관계를 맺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프가 겪는 실험은 이상해진다. N-40이라는 인간의 선호도를 조절할 수 있는 약. G-46이라는 강제로 웃음을 유발하는 약 등 다양한 약을 실험하는 이곳의 목적은 무엇인지, 제프는 실험의 목적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감정을 조종당하는 인간은 과연 자유를 느낄 수 있을까?






<장점>



               감정이라는 매력적인 소재.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거짓된 자유를 만들고 있다.             



모비 팩. 감정을 저 정도의 기기로 통제할 수 있다니.


                                                   영화에서는 감정을 조종하는 모비 팩이라는 기기가 등장한다. 그 기기를 통해 재소자들은 감정을 주입당한다. 그들은 이 상황에 이미 익숙해져 있지만, 관객들은 아니다. 관객들은 이들의 반응이 흥미롭기만 하다. 주입해도 되냐는 질문에 재소자들은 "승인합니다"라는 말로 허락을 한다. 허락을 구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억압된 자유에서 얻는 자유. 그리고 그 자유를 만들어내는 기기까지. 모든 소재가 흥미롭다.                                                      주인공이 키우고 있는 거북이는 작은 수족관에 살고 있다. 그 안은 자유롭다. 주인공도 자유롭다. 하지만 이들의 자유는 어딘가 한계가 있는 자유이다. 주인공 제프는 거북이와 같다. 거북이가 목을 내밀면 제프는 먹이를 준다. 거북이의 물을 갈아주기도 하며, 챙겨주지만 거북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마땅한 보상, 자유라 볼 것이다. 그것은 제프와 같다. 제프가 겪고 있는 자유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거북이와 마찬가지로 제프는 그것이 자유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영화에서 나오는 다양한 약들은 독특하다. 달변 제라는 약은 말을 잘 내뱉을 수 있는 약이며, 번뇌제는 과대망상을 유발하는 약으로 기분이 가장 더러울 때의 10배에 해당될 정도로 심한 약이기도 하다. 그 외에 배고파도 계속 먹을 수 있는 약이나 웃음을 유발하는 약 등 다양한 약들이 영화 속에 등장하며, 이곳에 나오는 모든 재소자들은 그런 약을 실험하는 실험 대상에 불과하다.                                             




               독특한 상황. 인위적인 만들어진 감정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제프와 헤더. 이들이 승인한 약은 서로를 끌리게 만든다.


                                                   영화에서 제프는 헤더라는 여성을 만난다. 실험실 안에서. 과학자인 스티브는 두 사람에게 N-40이라는 약물을 주입한다. 제프와 헤더는 그 약을 주입되자마자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맨 처음에는 관심도 없었지만, 약이 주입되고 나서 이들의 인상과 말은 달라진다. 이성적인 호감을 넘어 성적인 끌림까지 발생하는 약은, 이들의 만남이 처음일지라도 나이가 다를지라도 상관없이 끌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마치 동물처럼 점점 발정하다 결국에는 그 실험실 안에서 관계를 맺게 된다. 과학자는 이런 매혹적인 약을 사랑의 묘약이라고 말을 했지만, 호감이라는 감정을 만들어내 강제적으로 사랑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이 약의 주입이 끝나고 그 약의 효과가 이어질지를 궁금해하고 있다. 그리고 헤더와 제프의 관계는 어디까지 이어지는 것일까.                                             




               비밀이 있는 캐릭터. 그리고 드러나는 이야기들             


제프의 과거는 무엇이었을까. 무슨 죄를 저질렀기에 이런 곳에 있는 걸까.


                                                   영화에서 나오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전부 범죄자이다.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영화에서 서서히 말해주지만, 범죄자들인 이들이 이런 실험에 참가하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어떤 이들은 이 시설의 편리함과 안락함 때문에 참가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감옥에서 지내는 괴로움이 싫어서 참가했다. 그렇다면 주인공인 제프는 왜 이곳에 참가했을까. 우리는 캐릭터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제프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밝히고 이곳에 참가한 이유에 대해 밝힌다. 어쩌면 합당하고 당연할지도 모르는 그의 이유는 이곳에 있는 대부분 사람의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이유마저도 기기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다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의심을 끝까지 벗어날 수 없다. 감정에 의해 행동이 이어지기에, 이들의 모습이 모두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불안감이 영화 내내 있으며, 영화 마지막에 밝혀지는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분노를 일으킬만하다.                                                      크리스가 영화 내에서 약물 실험을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승인합니다"라고 동의를 표해야만 하는 것일까. 감정이 만들어내는 기기의 목적은 우리의 자유의지와 연관이 되어 있다. 크리스는 영화 내에서 말을 한다.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비극이 생긴다고. 그렇다면 우리는 오히려 궁금해진다. 자유의지가 없는 평화는, 감정이 통제당하는 평화는 정말로 평화로운 것인가.                                             






<단점>



               너무 비약한 시스템. 말이 되지 않는 상황들.             


모비 팩이 만들어내는 비극. 인위적인 감정은 어디까지.


                                                   중반부 이후에는 모비 팩을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충고를 한다. 모비 팩을 만지게 되면 약물이 대량 주입되기 때문에 폭주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폭주와 관련된 큰 사건이 벌어진다. 약물의 복용 효과로 인해 발작을 해 모비 팩을 건드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게 된다면 의문이 들것이다. 모비 팩을 건드리면 폭주가 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왜 과학자들은 이를 억제하거나 제압할 수단을 하나도 들지 않은 것일까.                                                      또 이제 스티브가 모비 팩과 관련된 정보를 적은 노트는 너무나도 쉽게 보관되어 있다. 영화 내에서 마치 이건 여기에 있어라고 알려주듯 친절한 모습을 보인다.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그것을 보고 우리도 그것을 본다. 만일 그 내용이 중요하다면 왜 알기 쉬운 장소에 내버려 둔 것일까.                                                      관리도 문제이다. 이런 곳을 관리하는 사람은 스티브와 마크밖에 안 나오는 듯하다. 수많은 수감자가 있는 곳을 첨단 기술과 두 명의 사람만으로 관리를 한다는 게 과연 말이 되는 것일까.                                             




               어설픈 마무리. 우연에 의해 일어나는 상황들.             


모비딕을 조종하는 핸드폰. 이 기기 하나뿐이었을까.


                                                   마지막은 역시 과학자인 스티브와 주인공인 제프 간의 대립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말이 안 되는 것도 많다. 예를 들어 스티브의 조수인 마크. 마크가 제프의 말에 넘어갈 정도로 직업의식이 적었는가. 스티브는 그렇게까지 마크를 신뢰하고 있었는가. 그리고 영화 내에서 스티브는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크가 들고 있는 매트를 주먹으로 치며 스티브는 자기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제프는 그런 모습이 1도 없다. 자기 관리를 하며 꾸준히 관리한 스티브와 불완전한 자유 안에서 생활하는 제프. 하지만 제프는 그런 스티브를 이긴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이것이 바로 주인공 보정 아닐까.                                                      그리고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 그것은 바로 스티브이다. 스티브는 자신도 모비 팩을 사용하고 있다. 영화 내에서 본인의 말대로 피해자의 기분을 이해하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약에 중독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스티브는 자신의 핸드폰을 가지고 재소자 전원의 모비 팩을 조종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가서는 스티브의 핸드폰이 박살이 나 모비 팩을 조종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모비 팩의 과다 주입으로 인해 행복함을 느끼는 스티브의 결말은. 영화를 보면 알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2가지 문제가 생긴다. 1. 일단 모비 팩의 조종을 왜 하필 핸드폰으로만 해야 하는 것일까. 스티브에게는 컴퓨터나 다른 기기로 준비된 것이 없었을까? 2. 핸드폰이 부서져서 스티브의 모비 팩의 약물이 멋대로 주입이 된다. 하지만 왜 하필 스티브의 모비 팩만 멋대로 주입이 되는 것일까. 너무 우연에 일어나는 상황들이라 생각한다.                                             






<평가>



한 줄 평 : 매력적인 소재와 상황. 그러나 아쉬운 스토리의 허점들.


스토리 : 2.5/5

[매력적이다. 그러나 아쉽다. 영화에서 생기는 다양한 허점들이 눈에 거슬린다. 민감한 사람들은 스토리 몰입에 거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프가 이곳에 있는 이유. 제프의 감정. 이곳을 운영하는 스티브의 사상 모든 것은 매력적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질문까지 던지고 있다. 자유의지가 있기에 비극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연출 : 3/5

[무난하다. 독특하거나 특별한 연출은 없으나 그렇다고 눈에 거슬리는 연출도 없었다약을 주입했을 때 달라지는 배우들의 모습과 연출에서 각 약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연출은 좋았으나, 그것을 제외하고서는 달리 연출은 할 말이 없다.]


작품성 : 4/5

[자유의지와 감정의 관계. 억압된 감정에서 이뤄지는 자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으나 그것을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스티브의 사상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된다.]


총평 : 3.5/5

[괜찮게 본 작품. 적당히 시간 때우기용으로 볼만하다고 본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독특한 상황. 작품 내에 있는 철학적인 질문은 좋게 보았으나 상황에 맞지 않는 허점들이 스토리의 몰입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적당히 볼만한 작품으로 나왔다.]



감정과 평화와의 관계를 알고 싶거나,
감정을 조종당하는 상황에 흥미를 가졌거나,
해당 영화의 예고편을 재밌게 보았다면?
이 영화 <스파이더 헤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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