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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Sep 28. 2023

내 맘대로 하는 영화 리뷰 <천박사 퇴마 연구소>


퇴마는 어쩌면 각 나라별로의 특징을 찾아낼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대표적으로 퇴마라 하면, 엑소시즘을 말할 수 있다. 엑소시즘은 악령을 물러내기 위한 퇴마의식으로 가톨릭과 기독교 중심의 해외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엑소시즘이라는 용어는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 엑소시즘을 활용한 작품들도 충분히 많지만,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악령을 쫓아내는 구마 의식이라 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무당이다. 한국에서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무당의 존재는 샤머니즘과 관련이 있지만, 현대에서는 그런 무당의 존재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러나 그런 무당과 무당이 펼치는 굿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곳은 역시나 창작물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이다.



굿과 퇴마, 어쩌면 이런 요소는 영화로 만들기는 다소 힘겨운 소재일 수도 있다. 귀신이란 존재는 현재에 와서 믿는 사람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럴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 굿과 퇴마와 관련된 요소들을 어떻게 풀었는지 주인공 천박사를 중심으로 이야기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줄거리>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 집 장손이지만 정작 귀신은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가짜 퇴마를 하며, 의뢰받은 사건들을 해결해 오던 그에게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이솜)이 찾아와 거액의 수임료로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한다.
‘천박사’는 파트너 ‘인배’(이동휘)와 함께 ‘유경’의 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쫓으며 자신과 얽혀 있는 부적인 ‘설경’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그의 세계를 흔드는 진짜 사건이 나타났다!

천박사는 귀신을 쫓는 퇴마의식을 한다. 그러나 그는 귀신을 믿고 있지 않는다. 모든 것은 사람 마음과 머리의 문제라 생각하며, 그것을 치료하는 것이 심리치료의 영역이라 믿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천박사도 하나의 목표가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는 것. 그러나 그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그에게 신비한 손님이 찾아온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걸 보는 의문의 여성 유경. 유경은 거액의 수임료를 천박사에게 건네고, 천박사는 그런 그녀의 의뢰를 수락한다. 그리고 그녀가 살고 있는 마을로 향하면서, 그곳에 있는 존재가 바로 아버지를 죽인 그 범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런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귀신을 쫓는 천박사, 귀신을 보는 유경. 유경을 노리는 범천






<장점>



              무난하게 즐길 영화. 모든 것이 적당하고 무난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기 때문에 무난하게 즐길 영화


 이 영화를 말하자면 무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전체적인 연기는 전체적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에 흠이 잡을 곳은 없으며, 액션도 적당하게 등장한다. 배우들이 합을 맞춰서 벌이는 액션은 적절한 효과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보는 재미도 있긴 하다. 영화가 퇴마 영화지만, 그렇다고 공포스러운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적당히 웃길 줄 알며, 적당히 분위기를 잡을 줄도 안다. 이야기의 진행에서 긴장되는 요소가 적기 때문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 즉 정말 연휴 추석에 어울릴법한 영화가 나왔다.                                          




              역시나 강동원. 강동원이니까 즐길 수 있는 영화            


이 얼굴을 보러 영화를 보러 가는 거다


 영화의 주인공은 강동원이다. 그 의미는 간단하다. 이 영화는 강동원이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다. 영화가 아무리 스토리 꼬이고, 이상해도 강동원이 주인공이면 해결이 된다. 영화는 강동원 배우의 모습을 계속 강조한다. 주인공이 화면에서 멀어지는 일은 절대로 없다. 강동원 배우의 얼굴과 외모로 이 영화의 장점은 모든 게 설명이 된다. 그 외의 장점들이 전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동원 배우가 가지고 있는 그 특별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퇴마 영화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는 퇴마와 관련된 요소


  이 영화는 위에서 말했듯, 한국형 퇴마 영화이다. 한국에서 굿과 관련된 영화는 극히 드물다. 왜냐면 엑소시즘과 달리 굿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굿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으며, 굿을 영화로 만들려 해도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야 할지 애매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굿과 무당이라는 요소를 효과적으로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이 영화는 한국형 퇴마 영화라고 소개할 수 있을 정도로 굿, 그리고 무당의 요소는 영화 곳곳에서 찾아보는 게 가능했다.                                          






<단점>



              허점이 많은 스토리. 유경의 역할            


유경이 뭐라도 할 줄 알았지만, 볼 줄 아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


    영화의 문제점은 허점이 너무나도 많은 스토리이다. 스토리의 문제점을 인물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영화의 초반, 여주인공 유경이 등장한다. 귀신을 볼 줄 아는 유경은 그런 과거 때문에 초반부터 무덤덤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동생 때문에 유경은 천박사에게 도움을 청하고, 천박사는 그 도움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막상 유경의 동생이 납치가 되자 딱히 큰 반응이 없다. 그 후로도 유경의 행동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자신의 동생이 납치된 사실에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그 뒤로 유경의 역할은 설경의 위치를 찾는 역할이 전부이다. 무당 앞에서도 천박사와 함께 악역을 쓰러트리겠다고 말은 하지만, 유경이 할 줄 아는 건 정말 보는 게 전부였다. 그 이상의 역할을 유경에게 부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캐릭터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그려진다.                                          




              천박사의 문제. 가짜이면서 진짜            


처음과는 전혀 다른 마지막의 모습


 주인공 천박사도 문제가 많다. 영화의 소개에서 천박사는 가짜, 귀신을 믿지 않지만 퇴마 사기를 벌이는 인물이라 소개한다. 영화의 초반에도 그런 식으로 사기 형태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의 후반부로 향할수록 천박사라는 인물은 그냥 무당이나 다름없다. 검을 휘두르고, 귀신을 믿고, 부적을 그려 악령을 봉인하려 한다. 무당이었던 할아버지와 대립된 인물로 초반에는 그려졌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냥 무당이나 다름없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렇게 바뀔 거면 왜 초반에 천박사를 가짜, 귀신을 믿지 않은 사기꾼이라는 모습으로 그려 넣었는지도 의문이다.                                          




              악역 범천의 문제. 빙의 밖에 하지 못하는 멍청한 인물            


천박사가 크게 성장할 때까지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못했던 악역


  이 영화의 악역도 문제가 있다. 주인공이 허술하면 악역이라도 탄탄하게 이뤄져 있으면 그나마 스토리의 개연성이 맞게 되지만, 스토리에 등장하는 악역 범천은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허술하기만 하다. 범천은 천박사의 조부가 봉인한 뒤로 그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하게 되었으나, 그 봉인되어 있는 긴 기간 동안 유경을 찾아내지 못했다. 유경의 부모님은 죽은 상태로 등장하지만, 마을 전체가 초상 분위기인 것으로 보아 범천이 저지른 짓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유경의 능력을 알아차린 건 천박사의 등장 이후이다. 범천은 매력적인 악역으로 등장해야 하지만, 영화 내에서 범천이 할 줄 아는 건 겨우 빙의밖에 없다. 그것도 사람의 손가락이 있어야 빙의를 할 수 있는 나약한 인물로만 보이게 된다. 빙의를 하고 공격을 하고, 더군다나 영화 내에서 범천의 공격에 슬로모션을 자주 보여주었기에 도대체 왜 이런 장면에 이런 연출을 넣는 건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 많았다.                                          




              조력자의 문제. 후반으로 향할수록 역할이 적어짐.            


후반으로 향할수록 작품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


  영화의 조력자들도 문제가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천박사의 조력자는 인배, 그리고 황 사장이다. 인배 같은 경우 강도령이라는 이름으로 천박사의 사기를 같이 도와주는 기술자로 등장을 한다. 폭발물을 설치하거나, 특수효과를 연출하면서 귀신이 없다는 걸 계속 말하는 인물이다. 영화의 가벼운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게 웃긴 모습을 자주 보이지만 그것도 초반에만 해당한다. 영화가 후반으로 갈수록 유령은 가짜라는 이미지를 없애버렸기 때문에 인배는 하는 역할이 없이, 결국 혼자 붕 떠버린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황 사장 같은 경우 천박사의 조부와 알고 있는 사이지만, 막상 영화 내에서 하는 건 천박사를 말리고 걱정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와서 황 사장은 북을 치며 악령에게 효과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 또한 역할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평가>



한 줄 평 : 아무 생각 없이 보는 연휴 전용 영화


스토리 : 2/5

[허점이 너무 많은 스토리. 뇌를 빼고 봐야 한다. 인물들의 행동, 개연성, 스토리의 모든 것이 단점으로 보일 정도로 허접하다.]


연출 : 3.5/5

[무난한 연출. 액션에서 슬로 모션도 나오고, 적당한 타격감도 등장한다. 연출만 빼놓고 보자면 그렇게 거슬릴 연출은 없었던 것 같다.]


작품성 : 2/5

[무슨 작품성이 있을까]


총평 : 2.5/5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 영화의 특별함은 없고 오로지 강동원만 보러 가기 위한 영화. 모든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만약 연휴 때 볼만한 영화가 없다고 느끼거나
강동원의 얼굴을 즐기고 싶다면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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