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밑 이노

3) 밤하늘의 방문자

by 동동


이노가 린처럼, 자유롭게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역시나, 매일 찾아오는 밤입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소리 없이 웃기도 합니다. 밤의 세계에서는, 이노도 잠시나마 어른이 된 것만 같았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밤이 지나갈 줄 알았습니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바쁘게 일하는 린의 모습이 보였고, 술에 취한 사람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비틀거렸습니다. 밤의 어둠에 취해 흐릿하게 변해가는 거리를 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노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곳에는 한 별이 다른 별들을 잠재울 만큼 아주 강한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이노는 그런 별은 처음 보았습니다. 태양보다 더 환하게, 저 멀리 떠 있는 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듯 온 힘을 다해 빛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아주 강한 빛을 가진 그 별은, 그대로 빛을 내뿜더니, 이노가 눈을 깜빡이는 찰나, 그 강렬했던 별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듯 작은 조각 하나 가 흘러나왔습니다.

별 조각은 밤하늘에 길고 아름다운 선을 그으며 내려오더니, 이윽고 따스한 온기와 함께 이노의 손바닥 위로 사뿐히 내려앉았습니다.


이노는 제 손 안에서 빛나고 있는 작은 조각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숨을 쉬는 것처럼 밝아졌다가, 어둠에 스며들듯 희미해지기를 반복하는 신비한 빛이었습니다.

이노는 손안에 있는 조각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약해져 가는 빛을 보고서는 안타까웠습니다. 이 빛이 사라지지 않고, 다시 환하게 피어오를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간절한 마음에 반응한 것인지, 아니면 이노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 한 방울에 반응한 것인지. 이노의 눈물에 몸을 적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조각은 점점 밝아졌습니다.

밝아진 그 조각은 이노의 손에서 벗어나 방 안 허공으로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방 안에 작은 태양이 들어온 것처럼 환하게 밝아졌지만, 이노는 그 빛이 조금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이노는 그 빛을 제대로 볼 수 있었고, 그 빛 또한 이노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너는 누구니?”


작은 조각은 이노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이노는 조각이 말을 걸어온 적은 처음이었지만, 당황하지는 않았습니다. 세상에는 이노가 모르는 신비한 일들이 무척이나 많을 테니까요.


“난 이노야. 넌 누구니?”
“이노라고 하는구나. 난 별이야.”
“별? 밤하늘에 떠 있는 그 별을 말하는 거니?”

“그렇지. 그 별의 아주 작은, 작아서 있었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작은 조각이야.”


그 말이 그대로였습니다. 이노가 책에서 읽기로는 별은 무척이나 컸지만, 지금 방 안에 홀로 떠다니는 그 조각은 이노의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무척이나 작고 연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내가 아주 작은 조각이어도, 내가 별이라는 건 바뀌지 않아. 네가 커져도 이노라는 게 변하지 않는 것처럼.”


이노는 별이 하는 말이 어려웠습니다.


“너를 별 조각이라 불러도 되니?”
“네가 부르기 편하다면. 얼마든지.”

“넌 어쩌다 여기에 오게 된 거니?”
“그러게. 왜 여기에 오게 된 걸까? 나도 그게 궁금해.”


이노와 그 별조각은 나란히 밤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별조각이 떨어져 나왔던 바로 그 별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노의 손안에 든 것은 무엇일까요?


“넌 저기서 온 게 맞니?”

“응. 이노 한번 자세히 봐봐. 겉모습이 달라졌어도, 유심히 보면, 너는 그 다른 점을 볼 수 있을 거야.”

“내가?”
“그래. 어쩌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힘일 수도 있어. 한 번이 아니라, 유심히 잘 지켜봐야 해.”


별 조각의 말을 따라, 이노는 그 별을 다시금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정말 신기하게도, 별의 한구석이 아주 작게, 실낱처럼 비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비어 있어.”

“맞아. 아주 작게, 비어 있지. 난 저곳으로 돌아가야만 해.”

“돌아간다니? 저 높은 하늘로?”

“그래. 바로 저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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