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괜찮아

상황을 딛고 일어나면 되는 용기

by 레마일

나현이에


삼촌들과 대형마트와 카페를 가서 신나게 놀았던 주말이 지난 지 벌써 이제 1달이 다 되어 가는구나? 부모님 품에 안겨서 방긋 웃던 때가 얼마 전인 거 같은데, 씩씩하게 혼자 돌아다는 모습을 보면, 세월의 시간이 삼촌 생각보다는 빨리 흘러가고 있는 듯 해. 이제는 밥도 잘 먹어서 그런지 나현이가 더욱 이뻐 보이네.

어디 부딪치지는 않을까 노심노사 나현이 뒤를 따라다니면서 잠시나마 같이 산책을 해서 삼촌은 좋았어. 물론, 걷다 넘어지는 모습에 놀라 한걸음에 달려가게 되지만, 아무 일도 아니듯 본인이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는 나현이는 보면, 아이 같지 않은 모습에 놀라기도 했어. 넘어져서 울 법도 한데, 고사리 같은 손을 땅에 짚고 일어나는 행동에 삼촌 또한 나현이를 통해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네. 삼촌도 어렸을 적에는 넘어져도 혼자 잘 일어났던 거 같은데, 나이가 들수록 넘어지면 일어나기까지 어렸을 적보다 더 많은 노력과 힘이 드는 거 같아.


삼촌은 20대 청년이 되면서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열정, 패기,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열심히 살았던 거 같아. 노력해서 안 되는 것 없고, 부딪쳐서 안 깨지는 것이 없다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값진 경험을 얻으면서 넘어져도 아프지도 않았어. 넘어지더라도 다시금 벌떡 일어나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내달리곤 했지. 사회 초장기 삼촌은 흐르는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는지, 남들보다 뒤처지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한 적을 제외하고는 그리 무서울 게 없었어. 어른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쇠도 씹어먹을 나이를 체감했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철옹성 같았던 삼촌도 지속되는 실패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미래, 그리고 예상 밖에 상황들로 무너졌었단다.


서른이 넘어가고 늘 용기 있게 일어나던 삼촌은 한 때 일어나는 것을 포기한 적이 있었어. 당시에는 몰랐지만, 늘 불평과 불만 속에서 삶을 비관하면서 살았지. 마주하던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 도망가기도 했고, 직면했던 결과들을 잊기 위해 술에 의존하기도 했던 거 같아. 당시에는 넘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고, 넘어진 사실에 나 자신을 질책하고 원망했지. 수개월의 암흑의 시간 속에서 나현이 엄마, 아빠처럼 선한 영향력과 응원을 토대로 다시금 바닥을 짚고 일어날 수 있었어.

내일이 오는 것처럼 훌훌 털고 일어나서 다시 시작하면 돼

어렸을 적에는 넘어져도 어른들은 늘 '괜찮아' 말 한마디로 위로가 되어 별일 아닌 듯 쉽게 넘길 수 잇었어. 나이를 먹으면서 인생에서의 넘어짐이 이젠 실수가 아닌 실패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부분이 참 힘들었던 것 같아. 나이를 떠나 사람들은 넘어질 수 있고, 대수롭지 않고 훌훌 털고 일어나면 되는 것을 주변의 시선과 내가 일구었던 욕심에 기반하여 자책을 하다 보니 다시 일어나는 일이 너무나 힘든 게 아닌가 싶어. 삼촌은 남들과 다른 도전을 했고, 숱하게 넘어지며 다시금 일어나 보기도 하고, 넘어진 채로 있어도 보니, 그저 어렸을 적부터 대수롭지 않게 일어나는 힘이 때론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


넘어져도 훌훌 털고 다시 뛰는 나현이를 보면서 앞으로 펼쳐질 멋진 미래에도 나현이가 지금처럼 잘 일어나서 달리리라 믿어. 나현이가 커가면서 넘어짐은 있을 거야. 너무 걱정할 필요 없이 그저 지금처럼 잘 딛고 일어나면 되는 거야. 넘어지다 보면 상처가 날 수도 있고 아플 수도 있어. 하나 시간이 지나다 보면 상처는 아물고 아픔은 교훈이 되기도 하더라고. 쉽지 않지만 그저 딛고 일어나서 다시 걷는 게 중요한 거 같아.


불혹을 앞에 둔 지금도 삼촌은 인생에서 넘어진단다. 다만, 나현이가 넘어져도 일어나는 법을 아는 것처럼 그저 다시 일어나서 앞으로 내딛을 뿐이야. 나현아, 혹여나 일어날 때 너무 힘이 든다면 언제든 삼촌에게 얘기하렴. 넘어져도 괜찮아. 삼촌이 잘 일어날 수 있게 도와줄게.


그저 지금처럼 다시 일어나면 되는 거야.


2025년 8월 25일

넘어짐에 익숙한 새우삼촌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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