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상황을 알리는 지혜
그 누구보다 감정에 솔직한 유건이에게
유건아 잘 지내고 있는지?
삼촌하고 재미있게 놀았던 날이 봄이 오기 직전이었는데, 어느덧 봄은 지나 여름이 오고 있네. 늘 회사와 경조사, 그리고 각종 모임들을 가다 보니 늘 유건이와 놀 시간이 뒤로 밀리네. 삼촌은 약속하면 최대한 지키려는 건 알고 있지? 바로 보는 건 쉽지 않겠지만, 장마가 오기 전에는 꼭 만나서 또 재미나게 놀며 새로운 추억을 쌓아보자.
얼마 전 퇴근하면서 유건이 네 아버지와 통화하다가 불쑥 삼촌 보고 싶다고 전화를 통해 이야기하는 유건이 모습에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 몰라. 친구 혹은 지인 조카 중에 삼촌 보고 싶다고 표현한 조카는 유건이가 유일하네. 유독 일이 조금 버거운 날이었는데, 말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보고 싶다고 얘기하는 유건이를 통해 느끼지만, 오랜 사회생활로 삼촌은 표현하는 게 그저 서툴기만 하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보고 싶다면 보고 싶다고 솔직하고 표현하는 유건이를 보면서 삼촌이 한 수를 배워가는 느낌이 들어. 삼촌은 사춘기 시절 하숙을 하다 보니 속마음과 본연의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보단 상대방 혹은 다수의 안건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 그렇다 보니 표현은 더욱 인색해진 거 같아. 어쩌면 표현을 하지 않고 수긍하는 것이 표면적으로는 가장 빠르게 평화와 안정을 찾는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오랜 하숙 생활을 통해 표현하지 않는 습관으로 군복무도 무난하게 잘 넘겼고, 제대 후 남들보다 조금 일찍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하다 보니 표현은 사치같이 느끼기도 했어. 당시 회사는 군대처럼 상하복종임과 동시에 강압적이기도 했고, 표현을 한다는 것은 곧 반기를 든다고 판단하여 조직 내 미운오리가 된다는 불안감이 있었단다. 그렇기에 더 묵묵하게 나만의 색을 빼고, 수긍하며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지. 짧으면 짧은 십 수년의 회사 생활 속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쌓다 보니 오히려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단다. 표현을 해야 상대방이 나의 의도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었는데 삼촌은 잘하지 못했네.
물론, 표현의 방법이 회사나 사회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고 이해와 납득, 혹은 설득시키며 표현하는 것은 사회 안에서만 배울 수밖에 없기에 그저 하나하나 부딪치며 얻어 가면서 노련해지는 법 밖에는 없는 거 같아. 알고 있었던 사실임에도 삼촌의 인생에서 잊히고 있었는데, 유건이의 보고 싶다는 메시지가 삼촌을 일깨워줬네. 고마워.
유건이가 이렇게 잘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 나중에 사회나 회사에 나가서도 지금처럼 잘 표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잘 기억하고 멋지게 사회 생활하길 삼촌이 응원한다. 늘 공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와 회사가 많지만, 때론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일이 생각보다 많은 듯 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노련하게 잘 표현함으로써 현명하게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멋진 어른이 되길 빌게.
멋진 표현으로 유건이의 사회생활의 순항을 기원하며
2025년 6월 8일
새우 삼촌이
p.s
표현을 잘 못하는 삼촌이 표현의 중요성을 얘기했는데, 표현하는 법을 알고 싶다면 유건이 네 아버지가 전문가라는 사실을 전하고 싶구나. 삼촌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사랑하는 사람도 성공의 기회도 놓치기도 했는데, 유건이는 자유로운 표현을 통해 꼭 기회를 네 것으로 만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