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 없는 세상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는 진솔함

by 레마일

늘 밝게 삼촌을 맞이하는 소헌이에게


거리낌 없이 방긋 웃으며 삼촌에게 안기는 소헌아 잘 지내고 있니? 꽃샘추위 막바지에 보고 여름오기 전에 또 보고 싶었는데 뭐가 그리 바쁜지.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장마가 벌써 왔구나. 삼촌이 저번에 약속했듯이 여름 무더위가 오기 전 주말에는 꼭 시간을 내어 키즈 카페에서 신나게 놀아보자. 그때까지 삼촌도 일없는 주말을 만들어 놓을게. 물론, 하루 종일 놀 수 있게 체력도 좀 보강해야겠다. 소헌이는 몸 건강히 하루하루를 씩씩하게 보내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렴.


보통 어린 조카들을 만날 때면, 늘 새우 삼촌에게 가기 싫어하고, 안기기만 하면 우는데, 소헌이는 참 신기하게도 울지 않더구나. 보통 애기들은 안경 쓰고 덩치 큰 아저씨를 무서워하는데, 소헌이는 무서움이 없는 건지 아니면 편견이 없는 건지, 그저 웃어주며 다가오니 삭막했던 삼촌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지더구나. 울지 않고 삼촌에게 안겨준 소헌이가 얼마나 고맙던지. 지금처럼 리는 것 없이 순수하게 세상을 보는 안목을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구나.

소헌이도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서 느끼겠지만, 어른이 되어 회사와 사회 구성원으로 지내다 보면, 선입견이란 색안경을 쉽게 끼고 세상을 보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게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색안경의 색은 짙어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겉으로 보이는 부분과 남들이 지레짐작으로 생각하는 시선에 초점이 맞춰는 것 같아. 의식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금 그 색안경을 끼고 사회를 바라보고 있더나. 선입견과 편견이 익숙한 삼촌의 경우, 이미 어릴 적부터 색안경을 끼고 살았던 건 아닌가 싶으면서 잠시 과거를 되짚어 보게 되네.


좋은 학군에서 일찍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견문이 남들보다 빨리 넓어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그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어린 나이에 깨달았음에도 좋은 학벌과 집안이 곧 상대방을 평가하는 하나의 큰 지표라고 믿으며 학창 시절을 보낸 것 같아. 그렇게 삼촌도 그 선입견이 부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참 열심히 살았지. 하지만 견을 믿고 있던 잘못된 나의 생각은 마음속에 차별을 만들었고, 오만함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해. 만약 삼촌이 인생에서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지 못했다면, 삼촌은 평생 짙어지는 선입견 안경을 쓰고 차별을 일삼으며 살고 있지 않았을까? 편견 속에서 소헌이 부모님도 사회에서 만나지 못했을 테고, 소헌이 네 아버지와 소중한 친구 관계를 유지하지도 못했을 거야.

고등학교 졸업 후 한없이 인생이 한없이 밑으로 떨어지는 롤러코스터의 속도가 얼마나 빨랐던지, 선입견이란 안경이 자연스레 벗어졌단다. 전국각지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군복무를 하며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가진 것을 다 잃고 보니 그동안 무시했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달았어. 그리고 동고동락했던 공장 생산직 아저씨와 외국인 노동자 친구들의 속마음을 들으며 절대 주어진 상황으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어. 보이는 대로 사람들이 믿는 대로 수긍하지 않고 전후 사정과 주어진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해하려고 하니 어느덧 진솔함과 진정성을 볼 수 있게 되었어. 남을 판단하지 않고, 조언하지 않게 장 큰 이유이기도 했고.

선입견 안경을 벗으면 세상이 달리 보일거야.

선입견과 편견이 없다 보니 삼촌은 진정 삼촌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을 했고, 남들이 걷지 않는 길 속에서 그들이 하지 못한 값진 경험과 경력을 가지게 되었던 거 같아. 만약 소헌이도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 선입견이란 안경을 쓰고 본다면 삼촌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숱한 도전의 실패자로 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지금 삼촌을 바라보는 그 순순한 눈과 마음을 통해 통찰을 하고 이해를 한다면, 삼촌은 늘 새로운 길을 멋지게 도전하고 있는 탐험가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구나. 누군가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함이나 인정받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그 용기를 가지고 싶다면, 아까 삼촌이 말한 그 안경을 벗는 것이 시작점이라고 말해주고 싶구나. 겉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대화를 하고 교류를 하며 솔직한 마음을 이해하니 그제야 사람들의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었단다. 진정 다양한 사람들은 받아들이기까지 20년이 걸렸네.


지금처럼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는 눈이 아닌, 진솔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자랐으면 해. 소헌이가 삼촌에게 그랬듯 절대 겉으로 판단하지 않는 그 마음을 삼촌도 잊지 않을게. 100% 똑같이 삶은 산 사람이 없고, 사연 없는 집안 없으며 내가 그 사람이 아니라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기에 더욱이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조심하며 이미 색안경을 가지고 있지 않은 소헌이는 나중에 커서도 삼촌처럼 색안경을 쓰지 않았으면 해. 자유롭고 진솔한 세상에서 소헌이가 힘차게 사회에 적응하며 하고 싶은 분야로 나가길 진심으로 응원해.


2025년 7월 15일

짙게 칠해진 선입견을 멀리하고픈 새우 삼촌이


p.s

소헌이가 만약 선입견이란 색안경을 끼지 않고 세상을 보게 된 건 아마 편견 없는 네 부모님 때문이 아닐까? 고민이 되고 힘들 때 잠시 소헌이 네 집에 들를 때면, 늘 소헌이 너와 네 부모님으로부터 큰 용기를 얻고 간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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