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은 해야 할 일의 균형잡기
가장 오래 알고 지낸 나율이에게
나율아 안녕. 지금 방학일 텐데 알차게 보내고 있으려나? 이번 방학 때는 서울에 계신 할머니댁에서 머물지 않아서 더 쉽게 보기 힘든 거 같구나. 저번에 다른 삼촌들하고 놀러 갈 때 삼촌은 못 가서 아쉬웠지? 다음에 삼촌하고 신나게 놀자.
삼촌의 친한 친구 중에 가장 먼저 결혼한 친구가 나율이 네 아버지와 어머니였고, 가장 먼저 태어난 조카도 나율이었어. 삼촌들 사이에서는 가장 먼저 태어난 조카이다 보니 더욱 챙기게 되고 애정이 가는 듯싶구나. 이젠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 삼촌하고 노는 것보단 친구들하고 어울리는 게 훨씬 재미있을 나이이기에 삼촌들이랑 놀지는 의문이긴 하나 그래도 삼촌이 약속한 놀이동산은 꼭 같이 가자.
학교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좋을 거야. 그리고 하고 싶은 게 참 많을 시기이기도 하고. 친구가 한다면 나도 하고 싶게 되기도 하고, 음악을 배우다 태권도가 하고 싶게 되기도 하고. 다 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겠지? 나율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면 열정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꼈어. 반면에 하고 싶은 일 외의 해야만 하는 일들에는 좋아하지 않고, 이야기하지 별로 좋아하지 않은다는 것도 알 수 있었어. 삼촌은 이제 곧 마흔이 되어 가는데도 나율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구나.
네 아버지와 다른 삼촌들과 다르게 삼촌은 유독 어른이 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만 몰두했던 거 같아. 남들보다 일찍 사회에 나와서 내가 해보고 싶은 다양한 일에 도전해 봤어. 도전했던 모든 일들이 다 잘 됐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인생에서 말하는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어. 다양한 인생 공부를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만 몰두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해야 할까? 편식도 안 하고 두루두루 완만하게 삶을 지내왔던 삼촌이었음에도 인생에서는 하고 싶은 일에만 집중했던 거 같아. 하고 싶은 분야에 열정은 더욱 뜨거워지고 야망은 더욱 커지는데 해야 하는 일 속에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 해야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했던 건강을 안일하게 생각했고, 다른 나이 때보다 습득력과 이해력이 높은 20대에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결과는 바로 초래되지 않았지만, 강산이 변하고 30대가 되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어. 건강을 잃어서 한동안 일선에서 물러 나있었고, 늦게나마 시작한 공부는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했었단다.
어른들, 선생님, 혹은 멘토가 말하는 해야 하는 일에는 늘 이유가 있다는 걸 삼촌은 늦게나마 깨달았네. 잃어보고 시기를 놓쳐본 후에 다시금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더디더라도 다시금 되찾기 위해 노력을 하기 시작했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나 또한 남들처럼 회사와 사회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잘 지내게 되었어. 삼촌이 깨달은 점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하는 일이 같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야. 때로는 그냥 너무나 하기 싫을 수도 있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는 늘 뒤탈이 없고,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이 더욱 소중하게 됨과 동시에 더 긍정적인 에너지가 발생하더라.
얼마 전 나율이 부모님으로부터 해야 하는 일을 그래도 잘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는데? 잘하고 있는 거 맞지? 맛없는 야채를 먹는 일이나 여름 방학에도 방학 숙제 혹은 영어 공부 등 나율이의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있을 텐데, 삼촌은 나율이가 씩씩하게 잘하리라 믿어.
나율아 쉽지 않을 수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도 한번 열심히 해보렴. 처음에는 버거울 수도 있고,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더 열심히 하루하루를 지내게 될 거라 믿어. 더 나아가, 나율이가 나중에 사회에 나오게 될 때도 본인이 진정 원하는 것을 위해 삼촌과는 다르게 철저히 준비하여 시행착오가 적기를 희망해. 나율이 인생에서 하고 싶은 분야로 멋진 날갯짓을 하며 나아가길 응원할게. 무더운 여름 더위 조심하고, 더위가 꺾이는 8월 개학 전에 삼촌하고 시원한 빙수 먹으러 가자. 그때까지 해야만 하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파이팅이야.
2025년 8월 4일 무더위 속 근무 중 잠시 쉬는 시간에 새우 삼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