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을 잠재우는 마법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쉬워지는 지혜

by 레마일

노아에게


노아야 안녕. 지구 반대편에서 잘 지내고 있지? 삼촌은 네 아버지와 연락하면서 SNS에 업데이트되는 사진으로 노아의 성장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기도하고 있단다. 기회가 언제가 될지 약속하기 쉽지 않지만, 만약 지구 반대편으로 삼촌이 간다면 잊지 않고 노아 보러 한번 갈게.


네 아버지가 삼촌이 어떤 삼촌인지 어떻게 이야기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직까지도 네 아버지와 이야기할 때면 우리 중학교 2학년에 머물러 있기에 아직도 어른스럽지 못한 장난만 치고 있네. 삼촌과 네 아버지가 4, 50대가 된다 한들 우리가 어른스럽게 노아 네 앞에서 행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20년 하고도 수년 전 그저 수업 쉬는 시간에 우린 진심이었고, 노는데 진심이었다고 생각해. 내가 할 수 있는 장난은 이미 네 아버지와 한 학년이 흐르는 동안 다해본 것 같구나. 짓궂은 장난에 교무실에도 불려 갈 정도였으니, 노아가 아버지의 이 재능을 물려받지 않기를 삼촌이 두 손 모아 기도한다.

평생 잊지 못한 추억을 쌓은 후 우리가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네 아버지와 나는 행운 가득하게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어. 비록 같은 나라는 아니지만, 해외를 나가서 공부하는 기회를 비슷한 시기에 경험했었어. 물론, 가족들하고 같이 떠난 것이 아니기에 힘들었던 부분도 서로 공감할 수 있었지. 네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아는 것처럼 성장하면서 겪은 성장통과 경험이 많이 겹칠 거야. 정말 값진 경험도 있지만, 성장기 시절 감당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기에 어떻게 보면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


완전히 다른 문화와 언어 속에서 삼촌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나라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생활해야 했어. 그렇게 그 나라 많은 적응할 무렵 삼촌은 다시 우리나라로 오게 되니 머릿속이 혼란스럽기만 했단다. 내가 태어나서 내 우리나라임에도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게 되면서 난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았던 거 같아. 좋게 이야기한다면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두 나라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된 것만 같아 머릿속이 늘 복잡하기만 했어. 어느 하나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행도하는 것이 없어서 솔직히 혼란스러웠고 한동안 방황의 시절을 보냈지. 어느 하나도 결정 못하고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기도 했고.


어느덧 수많은 사람과의 인연 속에서 다양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상황을 받아들이고 마음으로 인정하는 순간이 자연스러워졌어. 어느 곳에서도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어디서든 잘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며 더 당당하게 내 길을 걷게 되었어. 나 자신이 이렇다 주장하며 부정하고 멀리하는 것이 아닌, 다르지만 받아들여야 할 건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가지니 혼돈의 마음이 잔잔해지더라. 귀국한 지 16년이 되어 해외에서의 생활이 이젠 희미하지만, 짧은 시간 해외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과 경험을 잘 간직한 채 노력했단다. 지금은 다시금 외국 사람들과 어울리는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데, 혼란스럽지도 않고 오히려 양쪽 문화에 공존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게 되었어.


노아는 아마 태어난 나라에서 자라면서 한국이란 나라가 생소할 수도 있을 거 같아. 성장하면서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 대한 문화나 언어 또한 배워야 하느라 조금 버거울 때도 있지 않을까 싶네. 그러다 보면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답답할 때도 분명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 혹여나 그런 상황을 맞이하였을 때 조금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마음 편히 받아들이고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마주하다 보면 노아의 마음도 잔잔해질 거야. 세상에 다른 건 많고 틀린 건 없다고 생각해. 틀린 것이 아니기에 고칠 필요는 없지만,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은 늘 온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구나.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강처럼 잔잔해진 마음이 생길거야.

노아 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삼촌은 다른 것이 틀리다는 사회에서 성장했던 기억이 있어. 더 나아가, 완전히 다른 문화와 언어를 청소년기에 배워야 했기에 더 버거웠던 순간들도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더 고민과 고충, 그리고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지금의 삶을 거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중요한 건, 사회가 어떻건 네 부모님은 그걸 극복하고 사회에 적응하신 분들이셔서 노아 너의 어떠한 고민과 혼란도 충분히 잠재우는 마법을 아는 분들이란다. 그렇기에 든든한 지원자인 부모님과 함께 그저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어. 혹여나 털어놓기 힘든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 삼촌에게 이야기해도 되니 그저 씩씩하게 하루하루 나아가길 삼촌이 응원해.


2025년 10월 7일 추석 연휴에 새우 삼촌이


p.s

1년간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면서 깨달은 건, 내 의지와 방향, 그리고 묵묵히 나가아는 힘만 있다면 어떠한 환경에 놓여있어도 목적지에 잘 도착했다는 사실이야. 노아 만의 멋진 항해를 위해 안전하고 멋진 항해를 기원한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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