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진솔한 마음 갖기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기

by 레마일

하린이


하린아 안녕. 잘 지내고 있지?

삼촌이 저번 주말에 준 김은 잘 먹고 있으려나? 우리가 고깃집에서 만났음에도 고기보다 김을 더 잘 먹는 모습에 그저 흐뭇했어. 선물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하린이 잘 먹는 모습에 삼촌도 기분이 더 좋아지더라. 지금처럼 잘 먹어야 다가오는 겨울에도 감기 걸리지 않을 거라 믿어.


우리가 올 초여름에 동물원에서 보고 두 번째로 보는 건가? 어른들도 짜증이 날 정도로 무더웠던 날인데, 짜증도 많이 내지 않고 아빠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하린이 보면서 잠시나마 더위를 잊었던 기억이 떠오르네. 순수한 눈웃음과 함께 이번에도 아빠가 제일 좋다는 하린이의 마음이 오래오래 가기를 삼촌은 응원하고 싶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삼촌도 하린이 같은 자녀가 생겼으면 좋겠구나. 삼촌이 큰 선물을 주지 못했는데도 너무 좋아하고 고마워해서 오히려 삼촌이 너무 고마웠다. 하린이 덕분에 세상과 사회의 때가 많이 탄 삼촌이 오랜만에 거뭇한 마음을 조금 씻겨낼 수 있었단다.

중, 고등학교 시절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하린이 네 아버지에게 의지를 한 거에 비해 청년이 되어 연락을 자주 하지 못했어. 그래도 늘 고마움에 설날, 추석, 그리고 생일이 되면 그 누구보다 축하와 안부의 인사를 먼저 전했는데, 형님 입장에선 서운할 때도 있지 않았을까? 늘 그려려니 받아주는 그 순수한 마음에 다시금 삼촌도 마음이 편해지고 형님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네. 오늘도 오랜만에 고깃집에서 서로의 근황을 공유하고, 옛 추억 보따리에서 재미난 추억거리를 나누면서 너무 좋았단다. 지난 한 달, 거의 쉬지 않고 달리느라 지쳐있었어. 고기 먹으면서 체력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다운되어 있던 삼촌의 감정 또한 하린이와 하린이 가족 덕분에 끌어올릴 수 있었어. 그렇게 또 새로운 한 주와 근무가 시작되었는데, 저번 주와는 다르게 힘차게 오늘 하루를 걷고 있구나.


식당에서 아빠가 좋냐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저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는 하린이 모습이 선하구나. 삼촌도 분명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순수보다는 모든 감정을 감추고 살기에 급급한 거 같아. 늘 중도의 감정을 유지한 채, 사회에서는 그다지 말수도 없고, 삼촌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살기에 급급하지 않았나 싶어. 어렸을 적부터 하숙을 하며 혼자 결정을 내려야 해서 그런 거 일수도 있고, 극과 극의 상황 속에서 묵묵히 나아가기 위해 솔직한 나의 모습을 덮는 것이 단적으로는 훨씬 편해서인지 어느 순간 삼촌은 감정이 없는 회사원이 된 듯 해. 감정이 없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본연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삼촌이 그저 답답할 뿐이지.


삼촌도 하린이처럼 어렸을 적에는 좋고 싫음은 부분과 감정표현에 있어서 순수하면도 진솔하게 이야기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진솔보다는 눈치가 먼저 삼촌 마음에 찾아오네. 상대방의 의도와 감정을 먼저 보고, 의사 결정에 따른 움직임을 세심하게 보느라 삼촌 마음을 보살피지 못하기도 했고. 그렇게 퇴근을 하고 주말을 맞이하는 날이 되면, 술 한잔에 모든 걸 담아 넘기기 급급하지 않았나 싶네. 그렇게 십 수년이 흘렀구나. 이런 삼촌의 행동은 사회에서 빠르게 적응하게 도와줬고, 실제로 사회나 회사 같은 조직에서 빠르게 자리 잡는데 큰 영향을 끼쳤어. 물론, 단기간에 적응하는 만큼 삼촌의 순수하고 솔직한 마음에는 그늘이 많이 지게 되었지만. 내 의사를 어필하지 않기에 주관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주변인들은 내 속을 모르니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는 사실은 늘 거리감이 있는 사람이 되었지.


학창 시절,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했던 네 아버지와 순수하게 생각하며 맑게 대답해 주는 하린이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구나. 세상을 조금은 순수하게 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도 문득 들어. 물론, 순수하기만 하면 그것을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사회에는 정말 많기에 신중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 그럼에도 나 자신의 감정 표현이나 의사를 전달할 때에는 순수한 모습이 어느 정도 담겨야 상대방도 진정성 있게 나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 물론, 하루아침에 삼촌이 순수해질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렸을 때 삼촌의 모습이 조금은 묻어나게 한 번 노력해보려고 해.

계절의 변화를 순수하게 보듯 세상도 그리 봐야겠다.

가지고 있던 순수함이 어른이 되어서도 어른의 기준에 맞게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네 아버지와 하린이를 보며 깨닫게 되네. 있는 그대로 선입견 없이 보는 연습을 꾸준히 했음에도 순수하게 세상을 보는 건 단 한 번도 제대로 해보지 않았던 삼촌이 조금은 부끄럽구나. 늦었을 때가 제일 늦었다는 것처럼 늦은 만큼 지금이라도 조금은 순수하게 사회를 바라보는 연습도 한 번 해보려고.


하린이처럼 해맑게 웃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 그렇지만, 하린이의 순수함을 기억하고 앞으로 삼촌은 사회에서 전보다는 더 솔직하고 진솔하게 다가가보려 하는 것처럼 하린이도 지금의 그 모습 잘 기억하고 유지하여 어른이 되어서도 진정성 있게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 더 큰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꾸밈없는 마음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호감을 사는 멋진 인생처럼 말이야. 그 멋진 순간이 오기까지 삼촌이 두 손 모아 기도할게. 언제나 너의 해맑음을 응원하마!


2025년 10월 13일

거뭇한 때를 씻으며 조금은 진솔하려는 새우 삼촌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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